카이로 이후 84년 만에 아프리카 개최, 세계선수권 운영방식 쇄신

남아공의 더반이 202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더반은 9월 28일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정기총회(AGM)에서 투표 끝에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화상회의 투표에서 더반은 총 90표(69.7%)를 얻어 39표(30.23%)를 얻은 독일 뒤셀도르프와의 경쟁에서 이겼다.
 

▲ 남아공의 202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했다. 국제탁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는 모든 국가 선수들이 한 장소에서 예선과 본선을 모두 치르던 지금까지의 방식과 달리 대륙별 예선을 따로 치르고 본선에 올라온 선수들만 참가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열린다. 최근 국제무대에서의 마케팅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국제탁구연맹의 전략 중 하나다. 더반이 새로운 세계선수권대회 역사의 첫머리에 기록되게 됐다.

2023년 더반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무려 84년 만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아프리카는 아시아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탁구 불모지로 여겨져 왔다. 1939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대회가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열린 유일한 세계대회였는데, 당시 이집트의 파루크 국왕이 기증한 ‘이집트컵’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도시들이 번갈아 보관하면서 탁구의 우정과 영광을 상징한다. 다시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대회는 전 세계를 무대로 탁구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국제탁구연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 84년 만에 아프리카에서 세계대회가 열린다. 작년 부다페스트에서 이집트컵이 한국의 부산으로 인계됐었다. 월간탁구DB.

한편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ITTF 정기총회는 칼릴 알 모한나디 ITTF 부회장, 페트라 설링 ITTF 재무담당 부회장, 스티브 데인턴 ITTF CEO, 라울 칼린 ITTF 사무총장, 마이클 브라운 ITTF 최고 재무책임자 등이 카타르 도하에 모여 회의를 주재했고, 각 참가국이 온라인 프로그램에 접속해 회의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주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은 격리 중이어서 회의에 참가하지 못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ITTF 집행위원 자격으로, 조용순 대한탁구협회 전무가 협회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국제탁구연맹 사상 첫 화상회의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긴 이번 회의에서는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 선정 외에도 오는 11월의 #RESTART 시리즈 준비 현황 보고, 상반기 부산세계선수권대회 중 개최, 하반기 임시총회 개최 등 2021년 회의 계획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 사상 첫 화상 ITTF 정기총회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국제탁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이번 총회에서 집행위원으로서의 투표권을 갖게 된 것도 중요 회의 결과다. 집행위원이 되는 IOC위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할지 여부를 놓고 진행한 투표에서 105표(88.24%)의 찬성표가 나와 의미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유승민 회장은 2019년 부다페스트 총회에서 IOC위원 자격으로 ITTF 집행위원에 올랐으나 활동과 별개로 투표권은 부여받지 못했었다. 한국탁구는 내년으로 연기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관련하여 중요 결정사항들이 늘어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의미있는 동력을 얻게 된 셈이다.

한편 일본탁구협회가 제안했던 ‘최소한 머리 위까지 토스하게 하자’는 서브룰 개정에 관한 투표는 4분의 3(75%)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따라서 현행 16cm 이상 토스룰이 그대로 존속되게 됐다.
 

▲ 사상 첫 화상 ITTF 정기총회가 무사히 마무리됐다. 국제탁구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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