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진천선수촌 퇴촌, 당분간 소속팀에서 담금질

탁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일단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대표팀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올해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훈련을 이어왔었다. 하지만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진천선수촌이 당분간 ‘휴촌’을 결정하면서 26일 선수촌을 나왔다. 입촌해 있던 각 종목 선수단 중 가장 빠른 조치다.
 

▲ (진천=안성호 기자) 남녀 탁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을 나왔다. 해산 직전 한데 모여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전념한 것만 약 7주다. 각종 국제대회 출전을 선수촌 훈련과 병행할 예정이었으나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대회였던 3월의 카타르 오픈은 한국인 입국자 격리 등으로 참가가 좌절됐고, ITTF가 3월 중순 이후 모든 행사를 잠정 중단하면서 아예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사라졌다. 올림픽을 대비해 계획했던 해외 전지훈련 역시 출국길이 막히면서 오로지 진천선수촌에서만 생활해왔다.
 

▲ (진천=안성호 기자) 입촌 종목 중 가장 빠른 퇴촌이었다. 많은 매스컴이 집중됐다. 김택수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제 소속팀으로 복귀해 재충전에 들어간다.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외출도 못한 채 숙소와 훈련장만 오갔던 선수들에게는 잠시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시간이다. 퇴촌 당일 선수들은 오전 선수촌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각자 숙소로 돌아가 방역 소독을 위한 청소를 마친 후 웰컴센터에 모여 해산했다. 각 팀 선수단 버스와 학생 선수들을 데리러 온 부모들이 선수들을 맞았다.
 

▲ (진천=안성호 기자) 부산 세계대회와 올림픽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던 장우진. 계속 집중하겠습니다! 

물론 각자의 팀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긴장을 풀진 않을 전망이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은 “선수촌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했기 때문에 조금은 지쳐있을 것이다. 일단 휴식을 통해 안정을 기하되 경기력 유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 “원래대로라면 지금이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를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연기됐지만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는 사상 최초 한국에서 열리는 중요한 대회니만큼 대비에 각별한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진천=안성호 기자) 여자대표팀 주장 서효원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추교성 여자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에게 ‘건강관리’와 함께 “부산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남은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해줄 것”을 주문했다. 추 감독은 “6월로 연기된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도 정상적인 개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월 이후로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논의 중이라고 알고 있다. 일정에 유동성이 있는 만큼 선수들의 유연한 몸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각 팀에서 현명한 관리를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진천=안성호 기자) 여자대표팀 막내 신유빈도 새 소속팀 대한항공으로 돌아간다. 김경아 코치와 함께.

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으로 인해 도쿄올림픽도 결국 1년이 늦춰졌다. 여자대표팀의 경우는 부산 세계선수권 이후 다시 선발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남자대표팀은 ‘3인방’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국군체육부대),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이 이미 확정돼 있었다. D-day까지 정해놓고 훈련에 열중해왔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택수 감독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망하지 말고 새로운 각오로 내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 (진천=안성호 기자) 밝은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시온, 박강현, 안재현.

대회 후 ‘은퇴’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도쿄올림픽에 모든 것을 걸고 집중해왔던 정영식은 “올림픽까지 남은 날짜를 세어가면서 훈련해왔는데 연기 결정으로 조금 힘이 빠지긴 했다”면서도 “다시 1년 뒤를 향해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수도, 장우진도 함께 의지를 다졌다.
 

▲ (진천=안성호 기자) 다시 집중하자! 각오를 다지는 이상수와 정영식이다.

한편 대한탁구협회는 도쿄올림픽 종료 시점인 올해 8월까지였던 남녀대표팀 사령탑 임기에 관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조 기간이 종료되는 4월 5일 이후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연기된 일정에 맞는 계약연장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6월에 열리기로 되어있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재연기가 결정되더라도 일단 현재 코칭스태프 체제로 치르게 될 전망이다.
 

▲ (진천=안성호 기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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