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20 독일오픈

2020년 첫 번째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였던 독일오픈은 결국 최강 중국탁구의 위력을 여실히 확인한 무대가 됐다.

마지막 날인 2일 치러진 남녀단식 4강과 결승에서 비(非)중국 선수로 경기를 치른 인물은 홈그라운드 독일의 옵챠로프 디미트리(세계랭킹11위) 뿐이었다. 그나마 8강전에서 판젠동(세계1위)을 꺾는 기염을 토했던 옵챠로프도 4강전에서는 마롱(세계3위)에게 2대 4(3-11, 9-11, 13-11, 15-13, 3-11, 6-11) 패배를 당하면서 최후는 익숙한 ‘중국판’이었다.
 

▲ 쉬신이 남자단식을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마롱을 꺾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남자단식 결승은 쉬신(세계2위)과 마롱의 대전이었다. 쉬신은 4강전에서 린가오위엔(세계4위)에게 4대 0(11-6, 11-6, 11-4, 11-8) 완승을 거둔 뒤, 결승에서도 마롱을 상대로 4대 0(15-13, 11-8, 11-7, 11-5)의 일방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쉬신은 지난해 월드투어에서 일본, 한국, 호주오픈을 3연속 석권하는 활약을 펼친 후 잠시 주춤했지만, 새해 첫 투어를 우승하며 다시 기지개를 폈다. 이미 류스원과 함께 도쿄올림픽 혼합복식 출전권을 갖고 있는 쉬신은 이번 대회에서도 혼합복식 우승을 더해 2관왕이 됐다. 단식 우승으로 올림픽 단식 출전도 가시권에 두게 된 것은 쉬신 개인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도쿄에서 올림픽 2관왕을 넘어 초유의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놓았기 때문이다.
 

▲ 여자단식 우승은 또 첸멍이었다. 결승전에서 딩닝에게 완승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중국 선수들끼리 4강 구도를 형성한 여자단식은 현역 세계 1위 첸멍이 또 우승했다. 4강전에서 라이벌 주위링(세계6위)을 4대 0(12-10, 11-2, 11-8, 15-13)으로 꺾었고, 결승전에서는 ‘여제’ 딩닝(세계7위)에게 4대 1(3-11, 11-1, 11-7, 11-3, 11-1)의 무자비한 승리를 거뒀다. 딩닝은 8강전 이토 미마(일본, 세계3위), 4강전 왕만위(세계5위) 등 강력한 도전자들을 물리쳤으나, 첸멍의 강력한 기세만은 넘지 못했다. 첸멍 역시 2관왕이다. 왕만위와 짝을 이뤄 출전한 여자복식에서 우승했다. 결승전에서 일본의 이시카와 카스미-히라노 미우 조를 이겼다.
 

▲ 첸멍은 왕만위와 함께 여자복식도 우승했다. 놀라운 우승 페이스. 사진 국제탁구연맹.

첸멍의 우승 페이스는 놀라울 정도다. 첸멍은 2019년 월드투어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시즌 첫 월드투어였던 헝가리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5월 중국오픈, 7월 코리아오픈, 10월 스웨덴오픈도 다 우승했다. 게다가 2019년 결산 대회였던 정저우 그랜드 파이널스마저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했으며, 다시 시작된 새 시즌 첫 월드투어도 단복식 2관왕으로 끝냈다. 여자탁구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시대를 열고 있는 첸멍이 2020년 올림픽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지가 벌써부터 관심사가 되고 있다.
 

▲ 혼합복식 우승도 중국이다. 쉬신-류스원 조의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로써 모든 종목을 끝낸 이번 대회는 다섯 종목 중 네 종목을 중국이 가져가면서 새해에도 계속될 ‘차이나’의 위력을 다시 실감케 한 무대가 됐다. 남자복식을 한국 선수들이 우승하면서 중국의 전 종목 석권을 막아낸 것은 그렇게 볼 때 작지 않은 의미가 있는 선전이었다. 대표팀 주전 복식조 이상수-정영식 조가 중국의 판젠동-저우위 조를 8강전에서 3대 1(7-11, 11-7, 11-7, 11-4)로, 4강전에서 이상수-정영식 조를 3대 1(11-8, 11-5, 7-11, 11-3)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간 장우진-조대성 조가 중국의 마롱-린가오위엔 조와 풀-게임접전을 벌여 3대 2(10-12, 15-13, 12-14, 14-12, 11-6)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 한국의 장우진-조대성 조가 중국의 전 종목 석권을 막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복식은 올림픽 정식종목은 아니지만 단체전 첫 매치로서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대거 출전한 중국의 강자들 틈에서 단식은 비록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이번 독일오픈을 통해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나름의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플래티넘 대회로 첫 문을 연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는 이제 2월 18일부터 23일까지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2020 헝가리오픈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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