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단식 정영식, 남자복식 이상수-정영식, 여자복식 전지희-양하은 출전
2019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이 12일 중국 정저우에서 개막된다.
그랜드파이널은 한 해 동안의 월드투어를 총결산하는 대회다. 단식 기준 1년간 월드투어 최소 5회(복식은 4회 이상), 플래티넘 월드투어 최소 1회 출전 횟수를 충족해야 일단 초청을 기대할 수 있다. ITTF는 세계랭킹과는 별도로 한 해 동안의 월드투어만을 합산하는 월드투어 각 종목별 스탠딩을 따로 집계하는데, 횟수의 조건을 충족한 선수들 중에서 월드투어 스탠딩 상위 남녀단식 각 15명(주최국 1명), 남녀복식 및 혼합복식 각 8조의 선수들을 초청해 토너먼트를 벌인다. 15일까지 3일간 열리는 이번 대회는 말하자면 2019년 월드투어 각 종목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전’인 셈이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남자단식 정영식(국군체육부대, 세계랭킹 18위, 월드투어 스탠딩 15위), 남자복식 이상수(삼성생명)-정영식 조(2019년 월드투어 스탠딩 남자복식 1위), 여자복식 전지희-양하은 조(포스코에너지, 월드투어 스탠딩 여자복식 2위), 혼합복식 조대성(대광고)-신유빈(청명중) 조(월드투어 스탠딩 혼합복식 6위)가 출전한다. 전지희가 17위로 가장 높은 스탠딩 순위를 기록한 여자단식은 아쉽게 아무도 초청받지 못했다.
한국의 출전 선수들 중에서는 혼합복식의 조대성-신유빈 조가 가장 눈길을 끈다. 조대성-신유빈 조는 올 시즌 국제무대에서 ‘월드클래스급’ 활약을 펼쳤다. 6월 일본오픈과 8월 불가리아오픈에서 각각 8강에 올랐고, 불가리아오픈에 바로 이어 같은 달 열린 체코오픈에선 최연소 우승 역사를 썼다. 올 시즌 마지막 월드투어였던 11월 오스트리아오픈에선 ‘국가대표 선배 에이스 조’인 이상수-전지희 조를 꺾고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오픈을 통해 출전 조건을 충족한 뒤 시즌 랭킹 6위로 결국 그랜드 파이널 무대를 밟게 됐다.
더구나 이번 그랜드 파이널 혼합복식에는 네 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내년 도쿄에서 처음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을 치르는 ITTF가 크나큰 ‘당근’을 내걸었다. 8개 조가 펼치는 토너먼트에 네 장의 티켓이 걸렸으니 한 경기만 이기면 올림픽에 갈 수 있다. 16강 토너먼트인 올림픽 혼합복식은 각 NOC에서 한 조만 출전할 수 있다. 예선 성격을 띠게 된 이번 그랜드 파이널도 같은 나라에서 두 조 이상 출전할 수 없도록 했다.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하야타 히나 조는 조대성-신유빈 조보다 앞선 시즌 랭킹 5위를 기록하고도 4위 미즈타니 준-이토 미마 조에 밀려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특기할 것이 올림픽 혼합복식 출전자는 소속 국가가 단체전에 출전할 경우 반드시 남녀 각 3명의 엔트리 안에 포함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IOC는 종목은 늘려줬으나 전체 엔트리가 늘어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세계랭킹에 따라 올림픽 대표팀 선발이 유력해 보였던 국가대표팀 선배들 중 남녀 한 명씩은 무섭게 성장한 남녀 신동이 힘을 합친 혼합복식 결과에 따라 출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한국탁구 차세대 남녀간판들의 경기력을 확인하는 수준 이상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올림픽 티켓을 쉽게 따낼 수는 없다. 그랜드 파이널에는 그야말로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단 한 경기’를 이기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11일 열린 대진 추첨에서 조대성-신유빈 조의 8강전 상대는 다름 아닌 중국의 쉬신-류스원 조로 결정됐다. 쉬신-류스원 조는 월드투어 시즌 랭킹은 3위지만, 올해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정상에 오른 실질적인 ‘챔피언’이다. 사실상 최악의 대진에 가깝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조대성과 신유빈은 아니다. 올림픽 출전 여부를 떠나 세계 최강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이들의 성장에 엄청난 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조대성-신유빈 조는 중국 현지로 출국하기 직전까지도 조대성의 대광고에서 훈련을 함께 하며 각오를 다졌다. 과연 한국의 남녀탁구 신동은 10대에 올림픽에 출전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조대성-신유빈 조와 쉬신-류스원 조의 2019년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혼합복식 8강전은 12일 오후 두 시(한국시간)부터 시작된다.
한편 조대성-신유빈 조의 혼합복식 외에 남자단식 정영식은 역시 세계 챔피언 중국의 마롱을 첫 경기인 16강전부터 만나게 됐다(한국시간 13일 오후 1시 30분). 1번 시드를 받은 남자복식의 이상수-정영식 조는 대만의 난적 랴오쳉팅-린윤주 조와의 8강전(한국시간 12일 오후 4시 40분)을 시작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2번 시드를 받고 출발하는 여자복식 전지희-양하은 조는 홍콩의 두호이켐-리호칭 조와 8강 첫 경기를 벌인다(한국시간 12일 오후 5시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