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실업탁구리그 대단원, 남 삼성생명, 여 대한항공 우승

▲ (제천=안성호 기자) 삼성생명이 남자단체전을 우승했다. 작년 대회에 이은 2연패!

남자단체전에서는 삼성생명이 우승했다. 제천 어울림체육센터에서 26일 대회 마지막 경기로 열린 결승전에서 신흥강호 보람할렐루야를 꺾었다. 작년 경기도 구리에서 열린 첫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2연패까지는 쉽지 않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라는 전망 속에 경기를 시작했지만 마지막 5단식까지 가서야 승부를 결정짓는 접전을 펼쳤다. 보람할렐루야의 도전이 매서웠다.
 

▲ (제천=안성호 기자) 보람할렐루야의 초반 선전이 매서웠다. 서현덕-김대우 복식조.

경기 초반은 먼저 끝난 여자단체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다. 삼성생명은 예선에서 주로 활약했던 조승민-안재현 조 대신 T2리그를 뛰고 돌아온 이상수를 중용해 박강현과 함께 내세웠다. 예선 5라운드 이후 두 번째 출전이었다. 안재현에게는 단식 두 경기를 책임지는 에이스 역할을 맡겼다. 반면 보람할렐루야는 대회 내내 고수했던 김대우-서현덕 조의 복식과 김동현의 단식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 (제천=안성호 기자) 보람의 김동현이 2단식을 따내면서 심상찮은 긴장감이 넘쳐흘렀다.

복식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빠르게 경기를 끝내려 했던 삼성의 전략은 초반에 어긋났다.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대우-서현덕 조가 이상수-박강현 조를 풀-게임접전 끝에 이겨내면서 선취점을 따낸 것. 보람할렐루야의 2단식 주자 김동현도 기세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올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4강의 주인공이자 최근 분데스리가 노이올름에서 맹활약한 안재현을 상대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3대 0의 완승을 거뒀다.
 

▲ (제천=안성호 기자) 3단식 박강현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초반 두 매치를 보람할렐루야가 따내면서 경기 분위기에 심상찮은 긴장감이 넘쳐흘렀다. 보람할렐루야의 창단 첫 단체우승을 예상하는 시선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여자단체전과는 다르게 흘렀다. 수많은 우승경험이 있는 삼성생명 선수들의 정신력은 위기 속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 박강현과 이상수가 김대우와 김동현을 3, 4단식에서 차례로 꺾으면서 복식에서의 실수를 만회했다. 보람선수들도 패기 있게 도전했지만 박강현의 파워와 이상수의 스피드가 더 강하고 빨랐다. T2리그에서 일찍 돌아온 이상수는 체력도 문제가 없었다. 결국 승부는 2대 2에서 최종 5단식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됐다.
 

▲ (제천=안성호 기자) 이상수가 4단식을 이겨내며 복식 실수를 만회했다.

그리고 마지막 5단식의 승자는 안재현이었다. 2단식에서 김동현에게 패해 팀을 위기로 이끌었던 안재현은 우승의 향방이 걸려있던 마지막 매치에서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펼쳤다. 코트를 넓게 활용하며 특유의 창의적인 플레이로 서현덕의 관록에 대처했다. 1, 2게임 초반 시소게임을 벌였지만 중반 이후 리드를 잡아 앞서갔다. 세계탁구계 ‘라이징 스타’의 진면목이 마지막 순간 드러났다.
 

▲ (제천=안성호 기자) 안재현이 결국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서현덕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3게임을 듀스 끝에 역전하면서 경기를 끌고 갔다. 마침표는 4게임에서 찍었다. 안재현은 작정한 듯 공격적으로 임했고 순식간에 7점을 먼저 따내며 앞서갔다. 서현덕이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지만 너무 늦어 있었다. 4게임 최종 스코어는 11대 5, 안재현의 3대 1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0대 2로 뒤지던 경기를 3대 2로 뒤집은 삼성생명의 대역전극도 그렇게 마무리됐다.

▲ (제천=안성호 기자) 뜨거웠던 삼성생명 벤치.

이로써 삼성생명은 작년 첫 대회에 이어 실업탁구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우승상금 천만 원도 삼성생명의 몫이 됐다. 보람할렐루야는 준우승 상금으로 5백만 원을 챙기게 됐다. 경기 직후 이철승 삼성생명 감독은 “2연패를 달성해서 기쁘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늘 경기는 솔직히 복식에서 지면서 예상보다 고전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기겠다는 마음을 계속 다잡고 있었기 때문에 역전이 가능했다. 4단식이 고비였는데 이상수가 잘해줬고, 안재현도 빠르게 회복해서 역할을 잘해줬다. 결국 한 선수가 1점씩을 따내 이겼다.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 (제천=안성호 기자)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철승 삼성생명 감독.

결승전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쳤지만 보람할렐루야도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선전을 펼쳤다. 기업부 강호들이 첨예한 경쟁을 펼친 예선리그를 2위로 통과했고, 결승전에서도 최강팀 삼성생명과 예측 불허의 접전을 벌였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보람할렐루야 선수들에게 많은 박수를 보냈다.
 

▲ (제천=안성호 기자) 보람할렐루야의 벤치도 더없이 뜨거웠다.

보람 할렐루야 남자탁구단은 지난 2016년 10월에 창단한 아직은 신생팀에 가까운 팀이다. 가파른 성장으로 기업 강호 중 한 팀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올해는 특히 전국종별선수권과 대통령기 대회 단체전에서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전국체전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는 등 다크호스로서 남자실업탁구 열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지난 10월에는 상무에서 제대한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이 합류해 팀 전력이 더욱 강해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종전까지 진출하며 강해진 전력을 과시했다. 아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충분히 더 밝은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대회가 됐다. 남자단체 결승전 결과를 남겨둔다.
 

▲ (제천=안성호 기자) 보람할렐루야도 놀라운 선전을 펼쳤다. 당당 준우승이다.

한편 남자단체전에 앞서 열린 여자단체 결승전에서는 대한항공이 포스코에너지를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 20일부터 열전을 벌여온 2019 실업탁구리그는 이로써 모든 막을 내렸다.

남자단체 결승전 경기결과
보람할렐루야 2대 3 삼성생명
김대우-서현덕 3대 2(11-8, 11-13, 5-11, 11-5, 11-8) 이상수-박강현
김동현 3대 0(11-7, 11-8, 11-5) 안재현
김대우 1대 3(11-7, 7-11, 4-11, 4-11) 박강현
김동현 0대 3(4-11, 4-11, 9-11) 이상수
서현덕 1대 3(5-11, 5-11, 12-10, 5-11) 안재현
 

▲ (제천=안성호 기자) 2연패를 자축하는 삼성생명 선수들.
▲ (제천=안성호 기자) 유수호 캐스터와 박해정 해설위원도 여자단체전부터 무려 여섯 시간이 넘는 중계로 고생했다는!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