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9 호주오픈

복식에서 최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탁구 남녀 대표팀이 개인단식에서는 못내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12일 하루 동안 치러진 남녀 개인단식 16강전 다섯 경기를 모두 패했다. 오전에 열린 여자단식에서 서효원(한국마사회),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최효주(삼성생명) 등 대표팀 주전들이 중국 선수들의 덫에 줄줄이 걸려 넘어졌고, 저녁에 경기를 벌인 남자선수들 역시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너무 아쉬웠던 두 번의 풀-게임접전이었다. 먼저 경기에 나선 장우진(미래에셋대우, 세계10위)은 스웨덴의 팔크 마티아스(세계9위)와 그야말로 ‘대접전’을 치렀다. 6게임까지 계속해서 한 게임씩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마지막 7게임을 내주면서 끝내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 장우진이 팔크 마티아스와 난타전을 벌였지만 끝내 패했다. 월간탁구DB.

팔크 마티아스는 지난 4월 열린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은메달리스트다.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안재현(삼성생명)을 4강전에서 꺾었다. 이번 대회 32강전에서는 장우진의 복식 파트너 임종훈(KGC인삼공사)도 이기고 16강에 올랐다. 장우진은 후배들의 설욕 의지까지 더해 경기에 나섰으나 끝내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코리아오픈을 뜻대로 보내지 못했던 장우진으로서는 더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이상수는 어느새 세계 2위까지 올라선 중국의 린가오위엔과 싸웠다. 역시 풀-게임 대접전이었다. 먼저 두 게임을 내줬지만 두 게임을 연이어 따낸 뒤 다시 한 게임씩을 주고받았다. 7게임 초반 흐트러진 집중력은 아쉬웠다. 빠르게 리드를 허용한 끝에 2-7까지 몰렸고, 순식간에 매치포인트를 내주고 말았다. 5점까지 추격했지만 너무 늦었다. 마지막 공격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이상수는 아쉬운 듯 고개를 떨궜다.
 

▲ 이상수 역시 린가오위엔과 풀-게임접전을 벌였지만 끝내 고개를 떨궜다. 월간탁구DB.

결과가 따르지 않으면 쉽게 잊히는 것이 승부세계다. 그렇다고는 해도 세계 최강급 선수들을 마지막 게임까지 몰고 간 투지는 인상적이었다. 조금씩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한국탁구는 ‘3대 3’에 가까이 있다. 그게 현재 모습이며 우리 전력이다. 지난주 코리아오픈에서도 중국의 강자들과 접전을 벌였다. 남은 과제는 마지막 게임을 이겨낼 수 있는 뚝심이다. 잘 싸웠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곤란하다. 아쉬운 패배의 경험들을 자양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로써 한국은 질롱에서 치러지고 있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9 호주오픈에서 이제 남녀복식 결승전만을 남기고 있다. 남자단식 16강전에 앞서 치러진 혼합복식 4강전에서도 이상수-전지희 조가 코리아오픈 우승조인 웡춘팅-두호이켐 조에게 지면서 일정을 마감했다. 앞선 패배들이 남긴 아쉬움을 삭히고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13일 치러지는 복식 결승에서의 선전이 더 필요해졌다.

남녀 개인복식 결승전은 남자는 이상수-정영식 조가 중국의 마롱-린가오위엔 조와 우승을 다툰다. 이상수로서는 단식 패배의 아픔도 갚아 줘야 한다. 13일 저녁 여섯 시 십분경(한국시간)으로 예정돼 있다. 여자는 전지희-양하은 조가 역시 중국의 첸멍-왕만위 조와 싸운다. 우리 시간으로 남자경기보다 앞선 13일 오후 다섯 시 30분경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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