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지난 4월 부다페스트에서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3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중국의 마롱(30·세계5위)은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최다 우승자로도 유명하다. 2005년 카타르오픈을 통해 국제 성인무대에 데뷔한 이래 무려 스물여덟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올해도 플래티넘 레벨로 치러진 카타르오픈과 중국오픈을 우승했다.
이달 세계랭킹에서 최고인 1위로 올라선 쉬신(중국·29)은 월드투어에서 모두 15회 우승했다. 2010년 쿠웨이트오픈 우승 이래 지난달에 치러진 일본오픈까지 열다섯 차례 정상에 섰다. 일본오픈에서는 특히 남자복식과 혼합복식까지 모두 우승하며 3관왕에 올랐다. 월드투어 단식 우승 통산 순위로 보면 6위권으로 마롱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도 마롱과 쉬신은 많은 차이가 난다. 통산 스물여덟 번을 싸워 마롱이 스무 번을 이겼고, 쉬신이 승리한 경우는 여덟 번뿐이다. 올해 4강에서 만났던 카타르오픈에서도 쉬신이 2대 4로 패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마롱이 우승으로 절정에 섰지만, 쉬신은 좋은 대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복병 시몽 고지에게 패해 32강에서 탈락하는 부진으로 비교됐다.
하지만 이런 두 선수의 관계에도 불구하고 쉬신이 앞서있는 것이 있다. 바로 코리아오픈에서의 성적이다. 마롱은 2008년 대회에서 단 한 번을 우승했고, 쉬신은 세 번이나 우승했다. 2013년과 2014년에 2회 연속 우승했고, 출전을 예정했다가 ‘메르스사태’로 포기한 2015년 대회를 건너뛰고 2016년 대회를 다시 우승했다. 게다가 2013년과 2016년 대회 우승 당시 결승 상대가 바로 마롱이었다. 장지커에게 패해 준우승했던 2012년 대회까지 포함하면 쉬신은 결승에만 네 번이나 올라 세 번을 우승했다. 쉬신에게 코리아는 ‘약속의 땅’이었던 셈이다.
현역 세계 챔피언이자 최강의 오른손 셰이크핸더 마롱, 현역 세계랭킹 1위이자 최강의 왼손 펜 홀더 쉬신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기록상 열세인 쉬신이 강한 면모를 보여온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다시 만난 마롱과는 어떤 승부를 펼쳐 보일까? 계속 우위에 있으면서도 코리아에만 오면 작아지는 마롱은 다시 만난 쉬신과 어떤 경기를 할까?
정답은 역시 쉬신이고, 역시 코리아오픈이었다. 7일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치러진 올해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쉬신은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아무리 깊고 아무리 멀어도 쫓아가서 엄청난 회전의 드라이브를 날렸다. 포어핸드가 정말 어려울 때는 절묘한 이면타법으로 몇 번이고 반구했다. 몸이 덜 풀린 첫 게임을 내준 이후 2게임부터는 압도적인 리드를 가져갔다. 마롱 역시 세계 챔피언다운 환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게임이 거듭될수록 포인트는 쉬신에게 쌓여갔다.
결국 승부는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4대 1(7-11, 11-6, 11-9, 11-7, 11-8), 쉬신의 완승이었다. 코리아오픈의 기운은 이번에도 쉬신에게 향했다. 지난달 일본오픈에 이어 월드투어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월드투어 최다 우승자는 여전히 마롱이지만 코리아오픈 최다 우승자는 여전히 쉬신이다.
쉬신은 우승 직후 ITTF와의 오피셜 인터뷰에서 “직전 대회였던 일본에서의 우승보다 세계 선수권자인 마롱을 이기고 달성한 코리아오픈 우승이 더 뜻깊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 좋은 기분을 바탕으로 곧 이어질 호주오픈에서도 성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코리아오픈의 사나이’의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이로써 이번 대회 남자단식은 우승 쉬신, 준우승 마롱, 그리고 3위는 한국의 정영식(미래에셋대우)과 또 한 명의 중국 선수 왕추친이 차지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은 이제 딩닝과 첸멍이 대결하는 여자단식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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