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경기 보셨습니까? 정영식(미래에셋대우·27, 세계랭킹 20위)이 이겼습니다. 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다른 선수도 아닌 중국의 판젠동(세계랭킹3위)을 이겼습니다. 4대 2(11-5, 9-11, 8-11, 13-11, 11-9, 12-10)의 쾌승이었습니다(사진 안성호 기자).
 

▲ 입장하는 정영식 선수. 이때까지도 솔직히 승리는 짐작하기 어려웠습니다.

▷ 어려운 시합을 이겼습니다. 기분이 어떠십니까?
▶ 제가 자주 마롱과 판젠동을 이기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듯이, 그 두 선수를 정말 이기고 싶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선수인데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아까 경기 끝나고 저절로 날아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 어제 16강전 직후 인터뷰에서 늘 랠리는 비슷하게 하지만 이겨야 이기는 거고, 이 대회가 이기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됐네요. 한국 선수 중에 단식에는 혼자 남아있고요.
▶ 16강전에서 제가 (장)우진이를 이겼지만 우진이 몸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우진이가 작년에 3관왕을 했는데, 만약 우진이가 좋은 컨디션으로 올라왔으면 저보다 더 잘했을 수도 있고 해서 미안한 마음과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매달려서 했는데 결국 승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8강전을 통과한 거고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더를 받고 이번 대회 목표를 판젠동과 마롱을 모두 이기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직전 일본오픈에서 마롱에게 3대 2까지 앞섰다가 듀스 끝에 3대 4로 졌습니다. 이번에는 이기고 싶습니다.
 

▲ 백싸움에서 완벽한 우위에 서있었습니다, 결국 승리!

▷ 정영식 선수가 예전 인터뷰에서 판젠동은 공격 수비에 빈틈이 없어서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좌절감을 토로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어떻게 연구했는지요.
▶ 마롱이나 판젠동은 오른손 셰이크핸드 선수들 중에서 제가 보고 배울 점이 매우 많은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늘 연구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빈틈도 좀 보이고, 오늘 코리아오픈이다 보니 관중들 응원도 저한테 집중되고 해서 상대도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모든 게 저한테 잘 맞은 경기였습니다.

▷ 판젠동이 오늘 백핸드가 유독 잘 안 맞던데 경기 중에도 느껴지는 게 좀 있었나요?
▶ 저도 처음엔 좀 놀랐습니다. 제가 잘 되는 것도 있었지만 판젠동이 백에서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백은 늘 5대 5라고 생각했고, 그게 무서워 함부로 시도할 수는 없었고요. 그런데 김택수 감독님께서 지금 백이 많이 유리하니까 다른 거 하지 말고 계속 백싸움으로 가라고 주문하셔서 그대로 했는데 그게 잘 맞았습니다.
 

▲ 오늘 경기에서 유독 범실이 많았던 판젠동입니다.
▲ 왕하오 코치가 달래봐도 잘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죠.

▷ 6게임은 게임포인트 먼저 주고 듀스 만들었습니다. 그 게임 놓치면 7게임은 또 몰랐을 거예요. 듀스 만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 솔직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고, 어디다 서브를 넣고 어떻게 리시브할지 작전에만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 어제 저녁 후배들이 시합을 무척 잘했는데 혹시 자극이 되지는 않았나요?
▶ 네 후배들이 정말 잘 싸웠습니다. 너무 멋졌습니다. (임)종훈이나 (조)승민이가 정말 아쉬울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합 정말 잘 했는데요. 그런데 저도 그런 시합을 자주 해봤습니다. 많이 져봤습니다.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괜히 안 넘어가는 게 아니잖아요. 이런 시합을 좋은 경험으로 삼아서 우리 모두 더 열심히 해야죠.
 

▲ 정영식 선수 특유의 성실한 파이팅도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 김택수 감독과도 절묘한 호흡을 과시했습니다.

▷ 이전까지 판젠동 상대로는 6전 전패였네요?
▶ 네! (웃음) 김 감독님 작전이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지를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지금 정말 좋지만 마롱이라는 목표도 남았으니, 차분하게 분석해서 내일 시합도 잘 해내고 싶습니다.

▷ 오늘 이런 경기 한 것이 내년 올림픽 앞두고 좋은 동기도 되겠습니다.
▶ 네. 도쿄올림픽까지 이제 384일 남았습니다. 사실은 늘 도쿄올림픽을 최종 목표로 삼아왔었습니다. 시합이든 연습이든 올림픽에 대비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거기서 이겨야 진짜 이기는 거니까 오늘의 이 공부가 많은 자신감으로 작용해서 좋은 발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결국 이겼습니다. 승리의 환호!
▲ 그래도 인사는 차분하게!

경기 보셨습니까? 정영식이 이기고 4강으로 갔습니다. 다른 선수도 아닌 판젠동을 이겼습니다. 4강전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마롱(중국)과 카를손 크리스티안(스웨덴) 두 선수 중 승자와 만납니다. 정영식이 목표로 삼았듯이 마롱이 올라올 가능성이 물론 높아보입니다. 정영식 선수가 다른 누구도 아닌 마롱을 꺾고 다시 한 번 날아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4강전은 대회 마지막 날인 7일 오전 열시 경에 치러집니다. 여기서도 이기면 오후 다섯 시경 결승전입니다.
 

 
▲ 이겼어요, 감독님! 수고했다, 영식아!
 
▲ 승자의 여유! 입장할 때와는 또다른 여유있는 미소가 서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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