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조승민(삼성생명·21, 세계83위)과 니와 코키(일본, 세계12위)는 코리아오픈에서만 세 번을 만났다. 인천에서 열렸던 2014년 대회와 2017년 대회, 그리고 올해 부산대회까지 세 번이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상대전적은 1승 1패, 조승민이 고등학생이던 2014년 대회에서는 당시 잘 나가던 세계랭커 니와 코키를 꺾고 화제가 됐었다. 풀-게임접전 끝에 승리하고 기대주의 출현을 알렸다. 재작년 대회에서는 니와 코키가 승리하면서 일본 부동의 국가대표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아마 그보다 몇 년 전 어린 유망주한테 당했던 패배의 상처도 털어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가 세 번째 만남이었다.
 

▲ (부산=안성호 기자) 조승민이 니와 코키를 꺾고 단식 16강에 올랐다.

이상수(삼성생명·29, 세계14위)와 프레이타스 마르코스(포르투갈, 세계30위)도 대회별로 간격이 길긴 하지만 지금까지 국제무대 개인전에서 세 번을 만났다. 2008년 칠레오픈과 2015년 카타르오픈,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국제무대 상대전적은 2전 2패 이상수의 열세였다. ‘프로투어’로 불리던 칠레대회에서도, ‘월드투어’로 바뀐 카타르대회에서도 모두 힘 한 번 제대로 못 써보고 0대 4, 1대 4로 완패했었다. 이상수의 거친 공격은 유럽 선수답지 않게 세밀한 플레이도 즐겨 하는 프레이타스 마르코스에게 잘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대회가 세 번째 만남이었다.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4일 마지막 경기로 열린 ‘세 번째 승부’에서 조승민은 이겼지만, 이상수는 패했다.
 

▲ (부산=안성호 기자) 이상수는 숙적에게 또 한 번 패배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조승민은 5년 전 그때처럼 패기만만한 도전적 자세로 나섰고, 어느덧 실업 3년차로 2년 전에 비해 나름의 노련미도 장착했다. 왼손 대 왼손 변칙 승부도 더 깊은 코스를 파고든 조승민이 우위에 섰으며, 결국 4대 1(8-11, 11-9, 11-8, 11-9, 11-6) 쾌승을 거뒀다. 첫 게임을 내준 이후 네 게임을 내리 따냈다. 최근 조승민은 대표 경쟁에서 밀리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처음 니와 코키를 이겼을 때 그랬던 것처럼 특별한 자신감을 더해줄 승부가 됐다. 반면 잘 나가는 일본대표팀 주전 니와 코키는 또 한 번 같은 선수를 상대로 상처를 곱씹게 됐다.

조승민은 이번 대회 예선부터 출발했다. 지금까지 전승을 거두며 쾌조의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16강전 상대는 중국의 리앙징쿤(세계랭킹6위)이다. 어려운 상대지만 조승민의 높은 사기가 공을 어디로 튕길지는 알 수 없다.
 

▲ (부산=안성호 기자) 조승민이 니와 코키를 꺾고 단식 16강에 올랐다.

이상수 역시 4년 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한국대표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시합을 통해 경험을 축적했다. ‘이상수 스타일’도 점점 세련미를 갖춰갔다. 2017년 뒤셀도르프에서는 세계선수권 4강까지 올랐던 주인공이다. 세계랭킹도 역전돼 이상수가 우위에 있었다. 이전 두 번의 승부는 의미 없는 ‘숫자’였을 뿐이다.

하지만 ‘상대성’은 무시할 수 없었다. 승부는 좀처럼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한 게임을 가져오면 다음 게임을 내줬고, 또 한 게임을 가져오면 또 한 게임을 내줬다. 결국 마지막 7게임까지 가서야 승부가 났다. 승부를 가른 것은 마지막까지 유지한 프레이타스 마르코스의 집중력이었다. 게임포인트를 내주고 서둘렀던 이상수가 상대 드라이브를 받아내지 못했다. 3대 4(11-8, 8-11, 11-6, 7-11, 11-7, 8-11, 7-11) 통한의 역전패가 되고 말았다. 이전 경기들에 비해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으로 위안을 삼았을 뿐 이상수에게 프레이타스 마르코스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 (부산=안성호 기자) 이상수는 숙적에게 또 한 번 패배하고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단식 32강전 경기가 모두 끝난 현재 한국 남자는 모두 네 명의 선수가 16강에 올랐다. 먼저 경기를 치른 장우진(미래에셋대우·24, 세계랭킹10위)과 임종훈(KGC인삼공사·22, 세계23위), 정영식(미래에셋대우·27, 세계20위)은 이미 16강전을 준비 중이다. 이어질 승부들에서는 그게 ‘몇 번’이든지 승리에 가까운 승부들을 펼쳐주길 기대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