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 낮은 자세로 소통할 것! 전폭적인 지지, 응원 부탁!”

젊은 수장이 이끄는 한국탁구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대한탁구협회가 6월 1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유승민 신임회장 취임식을 열었다.
 

▲ (사진=안성호 기자) 유승민 제24대 대한탁구협회 회장 취임식이 열렸다.

유승민 회장은 故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공석이 된 탁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선거가 있었던 5월 31일은 현재 국내 모든 종목을 통틀어 가장 젊은 회장에게 한국탁구 재도약의 중책을 맡긴 날이다. 유승민 회장은 1982년생으로 37세다.

젊은 회장의 등장과 함께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선수 시절은 물론 IOC 위원으로서 보여준 역동적인 추진력을 바탕으로 침체된 한국 탁구 부흥의 토대를 다질 것이라는 기대, 반면 너무 젊은 경기인 출신으로서 본인의 의지를 펼치기에는 환경적, 경험적 측면에서 여러 한계가 따를 거라는 우려였다.
 

▲ (사진=안성호 기자) 취임식에 앞서 임시 대의원총회가 먼저 열렸다.

물론 탁구계는 현재 우려보다는 기대의 분위기가 강하다. 당선 후 약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신임회장의 공약에 많은 탁구인들이 공감을 표하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유승민 회장은 이미 각 분야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 보이고 있으며,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탁구계는 벌써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중이다.
 

▲ (사진=안성호 기자) 총회는 회장으로서 첫 공식 업무였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유승민 회장.

인상적인 것은 변화의 움직임이 일방통행식이 아닌 소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날 취임식 전에 이사회와 임시총회, 기자간담회를 먼저 열었다. 총회에는 각 시도지부 및 연맹 회장단이 대의원으로 참가해 유 회장의 성공적인 업무 수행을 기원했다. 유승민 회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탁구 미래 발전 특별위원회’라는 기구를 신설할 예정임을 밝혔는데, 3~5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될 위원회는 일선 지도자, 선수, 임원, 심판, 생활체육 동호인, 지원사 관계자들까지 각계각층을 총망라한 인사들로 구성되는 특별 기구다. 이 기구를 통해 한국탁구 비전을 실행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을 도출해낸 뒤 임기 동안 충실히 실행해 나가겠다는 것이 유 회장의 복안이다.
 

▲ (사진=안성호 기자) 김택수, 유남규 남녀대표팀 감독과 함께 기자간담회도 열었다.

유승민 회장은 “임기 1년 6개월이 긴 시간은 아니다. 모든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보다는 향후 20년을 잘 이끌어갈 토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특별 위원회가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유 회장은 “6월 말까지 특별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7월 말 첫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진=안성호 기자) 서울주니어 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문을 연 취임식.

이어진 취임식은 그와 같은 의지가 그대로 투영된 자리였다. 선수, 지도자, 심판, 임원, 각 지부 관계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탁구계 인사들을 초대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협회로서의 방향성을 알렸다. 탁구꿈나무 초등부 최강자 김태민(군포화산)과 권혁(대전동문), 현역 국가대표팀 남녀주장 이상수(삼성생명)와 서효원(한국마사회), 그리고 유 회장의 선수시절 대표팀 동료이자 선배 오상은(미래에셋대우 코치), 주세혁(한국마사회 플레잉코치)이 차례로 나와 전한 꽃다발은 각별한 상징성을 내포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으로 핀마이크를 착용하고 단상에 선 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5대 공약’을 강조했다.
 

▲ (사진=안성호 기자) 젊은 리더! 핀마이크를 착용한 유승민 회장.

“내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역대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개최해 탁구인의 자긍심을 높일 것, 유소년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로 바람직한 육성 시스템을 구축할 것, 부수체계를 정립해 생활체육 탁구의 안정적인 발전을 유도할 것”을 천명했다. 또한 “임기 내에 ‘반드시’ 프로리그를 출범시킬 계획이며, 협회의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유 회장은 “11년 넘게 탁구협회를 지원해온 대한항공에 감사하며, 그와 같은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힌 뒤 “개인적으로 사재를 포함해 1억 원 이상의 탁구 발전 기금을 내년 1월까지 조성할 것”이라는 선언으로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 (사진=안성호 기자) 남자대표팀 주장 이상수가 꽃다발과 함께 축하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취임식은 또한 ‘탁구인’을 넘어 ‘체육인 유승민’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회 체육관광위원회, 한국체육기자연맹 등등 수많은 관련 기관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하여 유 회장과 대한탁구협회의 새 출발에 힘을 실었다.
 

▲ (사진=안성호 기자) 故 조양호 전 회장에게 감사패를 헌정했다. 서용원 한진그룹 사장이 받았다.

2016년 리우에서의 당선 이후 활발하게 활동해온 IOC위원으로서의 영향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직접 축하 서신을 보내왔으며,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이 따로 보내온 축하영상도 식장에서 상영됐다. 약속이라도 한 듯 “특유의 헌신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많은 업적을 이뤄낼 것을 믿는다”고 입을 모은 이들의 인사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유 회장이 펼쳐온 적극적인 활동을 짐작하게 했다. 대한탁구협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탁구연맹(ITTF)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위상을 세워나가게 될 것이다.
 

▲ (사진=안성호 기자) 많은 유력 인사들이 유 회장의 출발에 힘을 실었다. 기념 촬영.

유승민 회장은 “이 자리에 와주신 모든 분들은 한 분 한 분이 모두 제 멘토이며 은인이다. 늘 열린 마음으로, 낮은 자세로 소통하겠다. 어떤 일도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많은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유승민 제24대 대한탁구협회장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새로워질 대한탁구협회가 첫 걸음을 옮겼다.
 

▲ (사진=안성호 기자) 많은 손님들이 현장을 찾았다.
▲ (사진=안성호 기자) 취임식장에서도 ‘공약’을 강조한 유승민 회장이다.
▲ (사진=안성호 기자) 이희범 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축사.
▲ (사진=안성호 기자) 축사를 전한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동인천고 선수출신이다.
▲ (사진=안성호 기자) 서용원 한진그룹 사장도 감회 어린 축하인사를 전했다.
▲ (사진=안성호 기자) 김인규 경기대학교 총장의 건배제의.
▲ (사진=안성호 기자) 한국탁구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제임스 최 주한호주대사도 건배제의.
▲ (사진=안성호 기자) 김충용 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이 탁구계를 대표해 건배!
 
▲ (사진=안성호 기자) 열린 마음과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는 유승민 회장이 석상을 돌며 인사하는 모습이다.
▲ (사진=안성호 기자) 가까운 지인들과도 기념 촬영. 앞에 선 성혁, 성공 두 아들의 모습도 재미있다.
▲ (사진=안성호 기자) 유승민 제24대 대한탁구협회 회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