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9 중국오픈

일본의 10대 국가대표 이토 미마는 지난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위협할 만한 넌 차이니스 최고 선수로 꼽혔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개인단식 본선 32강전에서 중국의 동갑내기 쑨잉샤에게 1대 4(6-11, 9-11, 9-11, 15-13, 2-11)로 패해 조기 탈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토 미마의 스피드는 쑨잉샤의 파워에 철저하게 눌렸다.

절치부심한 이토 미마는 세계대회 이후 첫 출전인 올해 중국오픈에서 다시 중국 최고 대항마다운 모습을 회복했다. 단식 본선 1라운드 32강전에서 왕이디(중국)를 4대 3(12-10, 11-7, 10-12, 7-11, 3-11, 11-9, 11-7), 16강전에서 싱가포르 에이스 펑티안웨이를 4대 0(11-6, 11-8, 14-12, 11-9)으로 이겼고, 8강전에서 ‘무려’ 딩닝(중국)을 4대 1(7-11, 12-10, 18-16, 13-11, 11-9)로 꺾었다. 딩닝은 이미 세계선수권 3회(2011, 2015, 2017) 우승에 올해도 동메달을 따낸 대선수지만, 이토 미마의 압도적 스피드에 무너지고 말았다.
 

▲ 이토 미마가 딩닝을 꺾고 여자단식 4강에 진출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로써 이토 미마는 4강전에서 또 한 명의 중국 선수 왕만위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부다페스트 세계대회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왕만위는 8강전에서 금메달리스트 류스원을 4대 1(11-6, 11-4, 6-11, 11-4, 13-11)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딩닝과의 4강전 승리는 이토 미마의 압도적 스피드와 강한 집중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토 미마는 기존 백핸드 스피드에 포어핸드 스피드까지 더해 딩닝을 압박했다. 7-1까지 앞서 나가던 1게임을 역전당하고, 2게임마저 4-8로 뒤진 경기 초반까지는 흐름이 딩닝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듯 보였지만 굴하지 않았다. 이토 미마는 2게임을 12-10으로 역전시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빠른 백핸드 푸시와 포어핸드 스매시를 연속해서 구사하며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이토 미마가 9-10으로 뒤진 상황에서 3회 연속 스매시로 득점하는 장면은 현재 그의 플레이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토 미마는 최고 승부처였던 3게임을 대접전 끝에 18-16으로 승리하며 게임스코어 2대 1로 앞서나갔다. 4게임도 듀스 끝에 13-11로 따냈고, 5게임마저 11-9로 이겼다. 결국 승부는 이토 미마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토 미마 - “나의 전략은 시작부터 공격하는 것이었고, 오늘 경기는 모든 것이 공격이었다. 나는 중국 팀이 나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게 내가 올해 많은 중국 선수들에게 패한 이유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다.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오늘 나의 노력으로 딩닝을 이겼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해 왕만위와 3번 경기를 했다. 내일 경기가 기대된다. 딩닝과의 경기는 잊고, 내일 경기 준비를 잘할 것이다.” - 국제탁구연맹(ITTF) 오피셜 인터뷰

딩닝 - “2게임 8-4까지 앞섰을 때부터 내 실수가 늘어났다. 그때 타임아웃을 불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모든 게임이 중요했다. 나는 둘 다 경기를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이토 미마의 컨트롤과 공격이 더 좋았다. 나는 서비스와 리시브에서부터 범실이 많았다.” - 국제탁구연맹(ITTF) 오피셜 인터뷰

 남녀 불문 ‘파워 드라이브’가 대세인 현대 탁구에서 이토 미마는 ‘스매시’라는 보기 드문(?) 기술을 장착하고 싸우는 선수다. 딩닝과의 경기만 보더라도 이토 미마의 포어핸드 스매시는 자신의 백핸드 스피드와 어우러져 대단한 효과를 발휘했다. 앞으로도 이토 미마의 스피드 탁구는 중국에 대단한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남자부 하리모토 토모카즈도 4강에 올랐다. 일본의 영건들이 위력을 회복중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토 미마와 딩닝의 8강전은 국제무대에서 두 선수가 맞붙은 12번째 경기였다. 이토 미마는 이번 승리로 1승을 추가했지만, 통산 12전 3승 9패로 아직까지는 절대 열세다. 이토 미마는 딩닝을 상대로 3연패를 이어가다가 홍콩에서 열렸던 2016년 리우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8강전에서 4대 2(6-11, 11-9, 12-10, 11-5, 6-11, 11-9)로 첫 승을 올렸다. 이후 다시 4연패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스웨덴오픈 4강전에서 4대 2(3-11, 7-11, 12-10, 11-6, 11-9, 11-8)로 이겼다. 아직 3승에 불과하지만, 이번 승리는 지난 경기에 이은 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한편 남자단식에서도 일본의 천재가 중국의 강자들 사이에서 선전 중이다. 다름 아닌 하리모토 토모카즈다. 마롱, 린가오위엔, 쉬신과 함께 4강을 형성했다. 4강전에서 세계 챔피언 마롱에 도전한다. 중국을 위협하는 최고 적수로서의 위력을 회복한 일본의 어린 선수들이 남은 4강전과 결승전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28일 개막 2일 남녀단식 결승을 끝으로 폐막하는 2019 중국오픈은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대회다. 한국은 남자부만 출전했으며, 이상수-정영식 조와 장우진-임종훈 조가 각각 남자복식 3위에 오른 것으로 만족하고 대회 일정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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