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회 전국 남녀 종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여자 우승은 전지희 ‘2관왕’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치러진 올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히어로’는 남자단식 동메달리스트 안재현(삼성생명·20)이었지만, 한국 남자탁구 에이스는 아직 같은 팀 선배 이상수(29)다. 이상수는 세계선수권대회 직후 열린 제65회 전국 남녀 종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일반부 단식을 석권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 열린 결승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 (제천=안성호 기자) 이상수가 남자일반부 개인단식을 석권했다.

더구나 결승전 상대는 역시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장우진(미래에셋대우·24)이었다. 부다페스트에서 16강까지 동반 진출하는 선전을 펼쳤던 둘은 국내 최고 권위의 선수권대회 최종전에서 다시 만나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첫 게임을 장우진이 잡았고, 이후 두 게임을 내리 이상수가 가져갔으며, 다시 장우진이 네 번째 게임을 잡아 원점이 된 상태로 최종 5게임에서 승부를 가렸다. 마지막 게임도 듀스 끝에 이상수의 마지막 환호가 울려 퍼졌다. 3대 2(7-11, 12-10, 16-14, 4-11, 12-10)의 극적 승리였다.
 

▲ (제천=안성호 기자) 결승전 상대는 대표팀의 젊은 축 장우진이었다.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경기 뒤 이상수는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팀이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조금 더 마음을 다잡고 결승전에 임했다. 전날 (임종훈과의) 4강전에 이어 또 풀-게임을 했는데, 무리해서 공격하기보다 랠리를 이어가면서 유리한 시스템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우승까지 이어져서 다행이며,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 (제천=안성호 기자) 이상수의 종별선수권 우승은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이상수의 종별선수권대회 우승은 무려 10년 만이다. 실업 1년차 때던 2009년 대회 때 우승한 뒤 오랜 시간이 흘렀다. 10년 동안 이상수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실업 중견을 지나면서 대표팀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아내가 된 박영숙(은퇴)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2013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따냈고, 남자복식에서도 서현덕, 정영식 등과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땄다. 2017년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남자단식 4강에 오르면서 올해 세계선수권 이전에 이미 스타덤에 올랐던 주인공이다.
 

▲ (제천=안성호 기자) 이상수의 종별선수권 우승은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우승의 순간!

국내 대회 개인전 성적은 대표팀 경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늘 4강권 이상을 맴돌았지만, 우승 기록이 많지 않았다. 종별대회 외에 국내 대회는 2015년, 16년 실업탁구대회 개인단식을 2연패한 것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따라서 이상수에게 이번 대회 우승의 의미는 더 각별하다. 세계대회를 치르고 돌아온 뒤 첫 국내선수권대회를 무려 10년 만에 제패하면서 남자탁구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이상수는 “세계대회 때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좀 처져 있었다. 국내 선수권이지만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세계대회 후에 조금 떨어진 랭킹을 다시 올리고, 내년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을 목표로 다시 뛰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 (제천=안성호 기자) 경기 직후 서로를 격려하는 두 선수. 함께 한국탁구를 이끌어야 하는 기둥들이다.

아쉽게 패했지만 역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 장우진, 그리고 4강에 동반 진출했던 임종훈, 박정우(이상 KGC인삼공사) 등등을 비롯 최근 한국남자탁구는 조금씩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세계 4강에 오른 안재현이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탈락했을 정도로 다양한 유형의 유망주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한국 부산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과 이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20년 하계올림픽을 우선 목표로 뛴다. 어느덧 실업 최고참급으로 올라선 나이에도 여전히 에이스로서의 무게감을 잃지 않고 있는 이상수가 후배들과 함께 전진하고 있다.
 

▲ (제천=안성호 기자) 여자단식은 전지희가 우승했다. 복식과 더불어 개인전 우승을 모두 가져갔다.

한편 남자단식 결승전과 같은 시간에 열린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포스코에너지의 전지희가 삼성생명 소속 김지호를 3대 0(11-5, 11-4, 11-6)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먼저 치러진 여자복식에서 양하은과 함께 우승했던 전지희는 이로써 개인전 2관왕이 됐다. 막 시작된 삼성생명과의 단체전에 출전한 전지희는 이번 대회 전관왕을 목표로 뛰고 있다. 대회 마지막 경기로 열리는 남자일반부 단체전에서는 돌풍을 몰아온 보람할렐루야가 강력한 우승후보 미래에셋대우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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