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서 재도약 디딤돌!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대한민국 탁구대표팀이 3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승민 선수단장(대한탁구협회 부회장, IOC위원)과 남자단식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안재현(삼성생명, 20)을 필두로 한 남녀 10명의 선수들, 김택수, 유남규 남녀사령탑과 코칭스태프까지 동유럽 헝가리에서 힘든 일정을 소화한 선수단은 밝은 표정으로 기다리던 국내 관계자들과 해후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남자단식에서 안재현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안재현은 단순한 메달을 넘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낮은 랭킹으로 예선에서부터 출발한 선수가 무려 4강까지 진출했다. 오른손 이면타법의 강호 웡춘팅(홍콩), 스웨덴의 또래 라이벌 모어가드 트룰스, 오스트리아 에이스 다니엘 하베손, 일본의 탁구천재 하리모토 토모카즈, 한국대표팀 선배 장우진(미래에셋대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강적들을 차례차례 물리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4강에서 스웨덴의 팔크 마티아스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해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지금까지 한국탁구에서는 드문 유형의 창의적인 탁구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안재현이 동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재현의 메달과 함께 남자선수들은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까지 세계선수권 출전 사상 최초로 4명의 선수들이 16강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첫 출전한 박강현(삼성생명)도 64강전에서 프랑스 에이스 시몽 고지와 접전을 벌이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메달은 안재현의 4강이 유일했으나, 신구에이스들이 조화를 이룬 남자팀에게 이번 대회는 충분히 희망적이었던 대회로 기록할 만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많은 매스컴의 관심이 안재현에게 집중됐다.

남자팀을 이끈 김택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섰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는 것이 일단은 성과다. 선수들이 끈끈한 팀워크를 이뤄 서로 자극을 주며 발전하고 있다. 자신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향후 좀 더 나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 내년 올림픽을 목표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이번 대회 성과를 자평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에게도 질문 세례.

반면 여자팀은 개인전 두 대회 연속 노메달에 그쳤다. 여자부는 좀 더 신중한 대비와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하지만 여자팀 역시 수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장 서효원(한국마사회)이 16강에 오르며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고, 유은총(미래에셋대우), 이시온(삼성생명) 등 젊은 선수들이 알찬 경험을 쌓았다. 특히 예선부터 출발한 유은총은 이번 대회 여자단식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두호이켐(홍콩)과 본선 첫 경기에서 풀-게임 대접전을 벌이는 등 좋은 경기를 벌이다 아쉽게 패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여자대표팀의 유남규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대부분 정상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출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지금은 랭킹보다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일단 훈련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유승민 IOC위원은 대회 기간 중 열린 총회에서 ITTF 집행위원으로도 선임됐다.

이번 대회는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 타계 직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출전해야 했던 대회다. 故 조 회장은 생전 한국탁구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많은 정성을 들였다. 선수들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 국제탁구연맹(ITTF)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성적과는 별개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디딤돌을 놓은 대회로 기록해도 될 듯하다. 힘든 시합일정과 상당한 시차, 장거리 비행 등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돌아온 선수들의 표정에 묻어난 각별한 자신감이 그 증거다. 이제 다음 세계대회는 한국의 부산에서 내년 3월 열리는 단체전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공항으로 마중나온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편 국제탁구연맹은 이번 대회 결과를 반영한 세계랭킹을 빠르게 발표했다. 세계대회 챔피언이 나왔지만 아직 세계랭킹 남녀1위는 중국의 판젠동과 딩닝이다. 단식 3연패를 이뤄낸 마롱은 전달 11위에서 6위까지 올라섰고, 여자부 새 챔피언 류스원은 5위에서 4위가 됐다.

애초부터 선수별 베스트 8개 대회 합산으로 순위를 매기는 국제탁구연맹 랭킹 산정 시스템 아래서는 큰 변화가 쉽지 않다. 한국 선수들의 경우는 2017년 뒤셀도르프 4강 포인트가 이번 대회 16강 포인트로 바뀐 이상수가 6위에서 10위로 떨어졌고, 장우진의 경우는 10위에서 9위로 한 계딴 올라 한국 선수 중 최고 랭커로 올라섰다.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려온 정영식은 19위까지 회복했고, 157위의 랭킹으로 세계무대에 나섰던 안재현은 단숨에 73위까지 올라섰다. 박강현 역시 116위에서 78위까지 고속 상승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탁구대표 선수단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여자부는 서효원이 10위에 랭크되며 다시 'TOP10'에 진입했고, 전지희(포스코에너지)는 16위가 됐다. 50위권 안쪽에 있는 한국 여자선수들은 서효원과 전지희 둘뿐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양하은(포스코에너지)이 53위로 뒤를 잇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대표선수들의 랭킹은 최효주(삼성생명)가 55위, 이시온이 89위, 유은총은 115위다. 아직 올라가야 할 단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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