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팔크 마티아스에 풀-게임접전 끝 석패

안재현(삼성생명·20, 세계157위)의 도전이 4강에서 멈췄다.

안재현은 28일 새벽(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치러진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스웨덴의 팔크 마티아스(세계16위)에게 3대 4(11-8, 7-11, 11-3, 4-11, 9-11, 11-2, 5-11)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4강 상대 팔크 마티아스는 보통의 유럽 선수들처럼 힘 있는 드라이브를 구사할 뿐만 아니라 앞면에 부착한 핌플러버를 이용해 예측이 어려운 바운드로 상대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유럽에서도 매우 드문 유형의 선수다. 경기 전부터 전형상 이전까지의 상대들보다 싸우기가 오히려 버거울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예상대로 고전 끝에 안재현이 패배하고 말았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집요한 선제공격으로 먼저 게임을 가져왔다. 하지만 4강까지 올라온 팔크 마티아스의 뚝심은 무시할 수 없었다. 안재현의 선제공격을 안정감 있게 받아내며 2게임을 가져가 균형을 맞췄다. 이후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다시 게임을 주고받았고 2대 2의 팽팽한 승부가 계속됐다. 5게임은 아쉬웠다. 7대 2까지 앞서가던 안재현의 전열이 갑자기 흐트러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다시 6게임을 잡았지만 불안한 흐름이 7게임으로 이어졌다. 역시 4대 2로 앞서가던 7게임도 따라잡혔다. 안재현의 포어핸드가 계속해서 네트를 튕겼다. 안재현의 시계는 5점에서 멈췄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렸다. 안재현의 부다페스트 동화도 그렇게 끝났다.
 

 

경기 뒤 안재현은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는데, 실수가 계속되면서 소극적으로 변해 버렸다. 5게임도 비슷한 양상이었는데, 7게임까지 그렇게 내줘 아쉽다. 이전까지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아서 더 아깝다.”고 아쉬워 했다.

비록 4강에서 멈췄지만 안재현은 이번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낮은 랭킹으로 예선에서부터 출발한 선수가 무려 4강까지 진출했다. 오른손 이면타법의 강호 웡춘팅(홍콩, 세계14위), 스웨덴의 또래 라이벌 모어가드 트룰스(153위), 오스트리아 에이스 다니엘 하베손(29위), 일본의 탁구천재 하리모토 토모카즈(4위), 한국대표팀 선배 장우진(10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강적들을 차례차례 물리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4강 진출로 동메달을 따내면서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는 새 역사를 썼다. 예선부터 시작해서 4강까지 진출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전례 없는 일이다. 이번 대회 한국대표팀에 유일한 메달도 선사했다. 지난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에서 대표팀은 이상수(삼성생명)가 남자단식, 이상수-정영식(미래에셋대우) 조가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수확했었다. 이번에는 안재현의 메달이 유일하다. 여자 대표팀은 개인전 두 대회 연속 노메달에 머물렀다.
 

 

역대 6번째 한국 남자단식 메달리스트로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남자탁구는 이전까지 김택수(1991년 지바 동), 주세혁(2003년 파리 은), 오상은(2005년 상하이 동), 유승민(2007년 자그레브 동), 이상수(2017년 뒤셀도르프 동)까지 다섯 개의 세계선수권 메달을 갖고 있었다. 안재현이 기록을 이어받았다. 약관의 나이인 안재현은 앞으로 새로운 기록을 세워갈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안재현의 플레이를 지켜본 세계의 탁구인들이 인정하는 바다.
 

 

안재현은 “동메달을 딸 줄은 몰랐다. 경기를 다 끝냈는데 아쉽지만 좋은 경험으로 삼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밝은 메달에도 도전해보겠다.”며 굳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한편 맞은 편 4강전에서는 중국의 최강자 마롱이 자국팀 동료 리앙징쿤을 4대 1(11-8, 6-11, 11-9, 11-9, 14-1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폐막일 마지막 경기는 3연패를 노리는 마롱과 안재현을 꺾은 팔크 마티아스의 결승전이다. 일본 하야타 히나-이토 미마 조와 중국 쑨잉샤-왕만위 조의 여자복식 결승전도 있다. 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거의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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