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개인단식 선수권을 획득하는 것은 정말 험난하고 어려운 일이다. 천하의 마롱도 4회 실패 끝에 2015년 쑤저우에서 처음 왕좌에 앉았는데, 우승하기까지 왕하오의 벽을 넘지 못해 3회 연속(2009, 2011, 2013) 4강에서 탈락한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일이다. 중국 선수들은 중국 선수들 간의 경쟁이 어렵고, 넌 차이니스 플레이어들도 한 번에 5명이나 출전하는 중국 선수들과의 경쟁이 어렵다.

중국은 지금까지 세계 챔피언은 반드시 올림픽에 출전시켰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해왔다. 2011년 로테르담대회 챔피언인 장지커, 딩닝 모두 다음 해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단식에 출전했다. 중국은 당시 올림픽 자동 출전권이 있었던 궈옌 대신 챔피언 딩닝을 단식에 출전시켰는데, 결과는 리샤오샤(은퇴)가 금메달, 딩닝은 은메달이었다(둘은 4년 뒤 리우올림픽 결승에서 다시 만나 딩닝이 금메달, 리샤오샤가 은메달을 땄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남자단식에서 파란이 일고 있다. 톱시드 판젠동이 탈락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최고 시드를 받았던 중국의 판젠동(세계랭킹1위)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판젠동은 128강에서 프라네 코지치(크로아티아), 64강에서 주앙 몬테이로(포르투갈), 32강에서 아루나 콰드리(나이지리아)를 차례로 꺾었지만, 16강에서 자국팀 동료 리앙징쿤(세계랭킹9위)에게 2대 4(11-5, 4-11, 8-11, 9-11, 11-8, 7-11)로 패했다. 판젠동은 앞선 세 경기에서 모두 4대 0 완승을 거두는 압도적 위력을 과시했지만, 자국 라이벌과 벌인 대결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판젠동을 무너뜨린 주인공은 다름 아닌 중국의 리앙징쿤이다.

 판젠동과 리앙징쿤의 경기는 리앙징쿤이 2게임 차로 승리했지만, 매 게임 긴장감 넘치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출발은 판젠동이 좋았다. 첫 게임을 11-5로 따냈다. 하지만 이후 2, 3, 4게임을 연이어 내주며 순식간에 패배 위기까지 몰렸다. 리앙징쿤은 집요하리만큼 판젠동의 백핸드를 공략했고, 판젠동은 백핸드 랠리에서 밀리며 자신의 최고 장기인 포어핸드 드라이브를 발휘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5게임을 11-8로 따내며 반격에 나섰지만, 6게임을 다시 내주며 결국 승부를 돌이키지 못했다. 다음은 승자 리앙징쿤의 인터뷰 내용이다.

“판젠동은 톱시드 선수다. 나는 자세를 낮추고 최선을 다해 도전했다. 한 점 한 점에 집중하며 경기를 이끌어갔고, 그게 승리 요인이었다. 판젠동은 우승후보라는 압박감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오랫동안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했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게다가 나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후보로 여겨질 때 그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이전에 출전한 대회에서 그 중압감과 부담감 때문에 승리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번엔 달랐다.” (출처 : SPORTSTAR)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승리의 환호! 리앙징쿤은 우승까지 할 수 있을까?

판젠동과 리앙징쿤의 16강전은 국제무대에서 둘이 벌인 여섯 번째 맞대결이었다. 판젠동은 이번 패배로 리앙징쿤과의 국제무대 통산 상대전적에서 6전 4승 2패를 기록했다. 앞선 네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지만 최근 두 경기를 연패했다. 지난해 스웨덴오픈 8강에서 1대4(12-10, 5-11, 8-11, 6-11, 5-11)로 패했고, 가장 중요한 무대였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패했다.

판젠동은 나이는 아직 22세에 불과한 선수지만 세계선수권대회는 개인전만 벌써 네 번째 출전이었다. 첫 출전이었던 2013년 파리대회 때는 32강에서 장지커에게 0대 4(9-11, 8-11, 9-11, 5-11) 완패를 당했고, 2015년 쑤저우 대회와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 모두 마롱에게 패했다. 쑤저우에서는 4강에서 졌고, 뒤셀도르프에서는 마지막 결승에서 패했다. 판젠동과 마롱이 맞붙은 뒤셀도르프 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은 자주 회자되는 경기다. 판젠동은 1대 3까지 뒤지던 경기를 3대 3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7게임을 듀스접전 끝에 10-12로 패해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다. 그리고 다시 출전한 네 번째 대회, 부다페스트에서도,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회를 잡은 리앙징쿤에게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세계 챔피언이 되는 길은 정말이지 험난하고 어렵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파란의 주역 중엔 한국의 안재현도 있다. 장우진과 8강전을 벌인다.

한편 이번 대회 남자단식은 파란이 일고 있다. 결승 진출이 무난해 보였던 쉬신이 프랑스의 시몽 고지에게 패하면서 이미 중국과 넌 차이니스의 결승이 확정됐다. 한국 대표 안재현도 이변의 축이다. 4번 시드 하리모토 토모카즈(일본)를 꺾고 8강에 올랐다. 8강전 상대는 다름 아닌 한국의 장우진이다. 장우진은 16강 상대였던 티모 볼(독일0이 고열 증세로 기권하면서 8강에 올랐다. 안재현과 장우진 둘 중 하나가 시몽 고지와 팔크 매티아스(스웨덴) 둘 중 하나와 준결승전을 벌이게 됐다. 반대쪽 라인에서는 마롱, 린가오위엔, 리앙징쿤 세 명의 중국 선수와 일본의 니와 코키가 8강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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