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탁구 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일정 모두 마쳐

서효원(한국마사회·32)의 국제탁구연맹(ITTF) 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도전도 16강에서 멈췄다. 25일 새벽(한국시간)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중국의 딩닝에게 1대 4(6-11, 9-11, 11-5, 6-11, 9-11)로 패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서효원이 16강전에서 패하고 모든 일정을 마감했다.

딩닝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다. 세계선수권만도 2011년 로테르담, 2015년 쑤저우, 2017년 뒤셀도르프까지 세 번이나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3연패와 함께 중국탁구 사상 최초로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선수다. 딩닝은 국제탁구연맹이 세계랭킹 산정 시스템을 바꾸면서 한때 20위권 밖으로 밀렸던 랭킹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시 1위까지 끌어올렸는데, 네 번째 세계선수권을 획득해 ‘역대 최고 여제’의 반열에 오르고자 하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런 최강자를 상대로 서효원도 최선의 경기를 펼쳤다. 질긴 커트와 빠른 공수전환을 바탕으로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2게임은 앞서가다 아깝게 역전당했고, 3게임은 결국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딩닝은 딩닝이었다. 고비마다 강한 공격으로 따라붙어 서효원을 괴롭혔고, 결국 최후의 승자는 딩닝이었다. 서효원으로서는 세계 최강자를 상대로 한 게임을 따낸 것에 만족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역대 최고 여제’를 노리는 세계 최강자 딩닝을 상대로 잘 싸웠다.

아쉽게 패했지만, 서효원에게 이번 대회는 나름의 성과를 가져온 대회가 됐다. 지난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개인단식 16강에 올랐다. 한국 여자탁구 기둥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켰다. 1987년생으로 이미 삼십대에 접어들었지만, 내년 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증명했다.

경기 뒤 서효원은 “16강에서는 어려운 상대를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 중국 선수랑 할 것 같았고 이기고 싶었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방향을 얻고 가니까 다행이다. 좀 더 많은 연습을, 좀 더 낮은 포어커트에 대비한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서효원은 앞으로 해나가야 할 훈련의 방향성에 대해서 말했다.

서효원의 패배와 함께 이번 대회 한국 여자대표팀 경기일정은 모두 끝났다. 먼저 치러졌던 복식 16강전에서 전지희-이시온 조가 일본의 수비전문 하시모토 호노카-사토 히토미 조에게 패했고, 단식 16강전 직전에 치러진 혼합복식도 이상수-전지희 조가 8강전에서 중국의 쉬신-류스원 조에게 졌다. 주장 서효원이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경기를 치렀지만 딩닝에게 패하면서 단식 경기도 끝났다.

서효원은 “여자탁구로는 마지막 남은 경기여서 좀 더 잘하고 싶었고, 간절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자선수들이 전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컨디션 관리보다 운동에만 너무 치중한 경향이 있었다. 그러면서 부상도 오고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앞으로 올림픽도 남았으니까 좋은 경험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시합은 모두 끝났지만, 서효원의 시선은 다시 ‘다음’을 향하고 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여자대표팀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났다. 유남규 감독의 표정에서도 아쉬움이 읽힌다.

서효원은 “아직 목표를 이룬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선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아직은 없다. 그리고 나는 워낙 탁구를 좋아한다. 아직 체력적으로도 달리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는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느낌도 갖고 있다. 실력을 더 유지하고, 후배들과 경쟁해서 지지 않는 한 끝까지 할 거다. 올림픽도 남아있다.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리는 28일까지 아직 3일이나 남은 것을 생각하면 사실 여자탁구의 일정은 너무 빨리 끝났다. 침체기에 들어있는 여자탁구의 안타까운 현실만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여자탁구 재도약을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직 끝나지도 않은 세계대회 현장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어떤 조치, 어떤 방안이든, 부진했던 이번 대회 성적에 매몰되기보다 서효원의 다짐처럼 다시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여자대표팀의 세계선수권대회는 조금 일찍 끝났다. 다시 시작이다.

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이제 남녀단식 16강, 남녀복식과 혼합복식 8강만을 남기고 있다. 개막 6일째가 되는 26일부터는 더욱 수준 높은 묘기의 향연이 탁구팬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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