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안재현(삼성생명·20, 세계랭킹 157위)의 돌풍도 멈추지 않았다. 대표팀 선배들이 모두 승리하고 먼저 간 16강에 ‘막내’도 보란 듯이 합류했다.

25일 새벽(한국시간)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계속된 국제탁구연맹(ITTF)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32강전에서 안재현은 오스트리아 에이스 하베손 다니엘(세계29위)을 4대 2(10-12, 11-6, 11-8, 12-14, 11-3, 11-4)로 꺾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안재현이 첫 출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6강에 올랐다. 돌풍은 계속된다.

연습경기 같았다. 중진에서 로빙도 띄웠고, 낮게 떨어진 공을 커트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드라이브도 물론이었다. 첫 번째 세계대회에 출전한 약관의 선수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할 거’ 다하고 나왔다.

첫 게임을 듀스 끝에 내줬지만 질 것 같지 않았다. 4게임을 다시 듀스 끝에 내줬지만 마음껏 승부를 즐긴 안재현이 승기를 틀어쥐고 있었다. 결국 5, 6게임은 상대 하베손 다니엘이 제풀에 승부를 놓아버렸다. 완승이었다.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식에서 16강까지 거침없이 전진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할 거 다하고 나온' 안재현이다. 그래도 아직 할 게 남았다!

경기 뒤 안재현은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지고 시작하면 긴장되겠지만 앞서가면서 하니까 플레이가 잘 된다”고 말했다. “마치 월드투어를 치르는 느낌”이라고 했다.

안재현은 사실 지난해 단체전 대회 때도 대표였다. 하지만 훈련과정 중 의도치 않게 출전이 좌절됐다. 1년 뒤 개인전 대표에 자력으로 입성한 뒤 눈부신 성적을 내고 있다. 기존의 한국 선수들과는 다른 자신만만함은 그만의 무기다. 연습장에서 외국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랠리를 청할 정도로 남다른 오지랖도 자랑한다. 이 새로운 유형의 선수가 일으키는 돌풍이 매섭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근성도 누구보다 강한 안재현이다. 해보자 하리모토!

안재현의 다음 상대는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하리모토 토모카즈(16)다. 일본이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하리모토는 이미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는 세계적인 강호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대각을 꿰뚫어대는 백드라이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랠리마다 괴성에 가까운 함성으로 상대의 기를 죽이는 당돌함도 전매특허다. 한국선수단 외의 누구도 아직은 안재현이 이길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이정우 코치와 손을 맞잡은 안재현이다.

하지만 근성이라면 안재현도 뒤지지 않는다. 기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으면 기술적으로는 해봐야 안다. 계속해서 못 이길 거라고 여겼던 선수들을 꺾고 올라가고 있는 안재현이다. 안재현은 “주니어 시절에는 몇 번 싸워 이긴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랑 지금이랑 하리모토는 다른 선수다. 저 선수는 저렇게 컸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생각한 적도 있었다. 꼭 다시 붙고 싶었는데 그게 세계선수권대회라서 좋고 흥분된다.”고 말했다. 승부에 대한 두려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안재현은 또 한 번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 (부다페스트=안성호 기자) 예의 '긴장하지 않는' 모습으로 남은 경기에서의 선전을 다짐한 안재현이다.

한편 안재현에 앞서 32강전을 벌인 선배들,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도 모두 승리하고 16강으로 갔다. 이상수는 파트릭 프란치스카(독일), 정영식은 미즈타니 준(일본), 장우진은 조나단 그로스(덴마크)를 각각 꺾었다. 16강에 한국 선수들이 네 명이나 진출했다. 남자단식 16강전은 한국시간으로 25일 오후 다섯 시경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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