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인천 100배 즐기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9월 19일에 개막을 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45개국 23,000명의 선수단이 참가를 예고하고 있으며 더불어 많은 응원단까지 인천으로 몰려 대성황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은 그저 운동경기장 안에서 열띤 응원만 하고 돌아오기에는 아까운 도시다. 오랫동안 수도 서울의 외항으로 자리를 지켜온 인천은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어우러져 그 어느 곳보다 활기가 넘치는 매력적인 도시이기 때문이다.

 

항구도시 인천에만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인천은 서해안에 접해있는 항구도시다. 서울의 외항 역할을 해온 인천은 오래전부터 중국을 오가는 사신들과 상인들의 꼭 거쳐야 할 관문이었다. 그러한 배경 덕분에 인천에는 화교(외국에 거주하면서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차이나타운이 만들어졌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된 이후 청나라 군인들과 함께 온 40여 명의 군역상인들이 이곳에 정착한 것이 그 시초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청나라 정부의 후원 속에서 한때 막대한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전쟁과 인천상륙작전을 거치며 차이나타운은 거의 파괴되다시피 했고 근래에 이르러서야 인천이 대중국 교류의 중심 도시로 성장, 그 문화와 역사가 재조명되면서 이제는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인천시는 이곳과 접해있는 송월동을 동화를 주제로 한 벽화 마을로 조성하여 차이나타운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뜻밖의 큰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인천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오래된 마을의 구조를 활용해 익숙한 동화 속 장면을 연출한 송월동 동화마을과 차이나타운을 꼭 한 번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다리인 인천대교를 자동차로 달려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지난 2009년에 개통된 인천대교는 21.38km의 교량 길이를 자랑하는 세계 7위 규모의 해상 교량이다. 또한,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 뉴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설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릴 만큼 첨단 공법이 총동원되어 만들어진 교량으로 다리를 한 번 건너는 것만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밤이 되어 인천대교와 송도국제도시에 불이 들어오면 아름답고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사진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카메라에 담고 싶어하는 풍경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둘레길 트래킹과 강화도 역사 탐방

걷기 열풍과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전국 곳곳에 트래킹 코스가 조성되었는데 인천에도 꽤 매력적인 둘레길이 생겨났다. 주변에 높고 큰 산은 없어서 청량산(157m), 계양산(395m), 문학산(213m) 등의 능선을 따라 걷는 둘레길은 그리 긴 코스는 아니지만,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즐기기엔 충분한 곳이다. 특히 문학산에는 선사시대 유물인 고인돌을 비롯하여 백제 건국 초기에서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크고 작은 문화 유적지들이 자리하고 있어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좀 더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인천 도심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강화도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그저 한 바퀴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5천 년 한반도의 역사를 경험하고 왔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문화유적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수도 서울과 가까워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도권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한적하고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세계 5대 갯벌로 꼽히는 강화도의 갯벌은 인천 연안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갯벌이기도 한데 다양한 바다 생물을 채집하는 색다른 경험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한 강화도 장화리의 낙조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면 강화도는 평생 잊지 못할 섬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양한 문화와 먹거리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배가 고프면 즐거움은 반감되고 만다. 다행히 인천은 특별하고도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도시다.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중국 음식이 뿌리를 내렸고, 한국 전쟁 후 월남한 북한 실향민들과 서산, 태안반도 등 충남권 사람들까지 정착하면서 인천은 다양한 음식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인천은 한국식 짜장면이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도 유명한데 해방 직후 국내에 들어와 있던 중국 상인들에게 정부 차원의 강한 제재가 가해지면서 수입원을 잃은 중국인들이 음식점을 열기 시작했고 때마침 미국이 대량지원을 해준 밀가루까지 풍족해지면서 만들어진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었다. 최초로 짜장면이라는 이름으로 음식이 팔리기 시작한 곳은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으로 알려졌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이 원조 짜장면의 맛을 느끼기 위해 차이나타운으로 향하곤 한다.

인천 화평동에는 냉면 골목도 있다. 이곳의 냉면은 저렴한 가격에 대야만 한 그릇에 가득 담겨나오는 냉면으로 인기가 높다. 일명 ‘세숫대야 냉면’이라고 불리는 화평동의 냉면이 처음부터 큰 그릇을 사용했던 것은 아니다. 주변의 공장 사람들이 냉면 사리를 추가시키는 경우가 많아 아예 냉면을 푸짐하게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세숫대야 냉면이 생겨났다고 한다.

 

해산물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면 소래포구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소래포구에서는 보통 어시장에서 직접 횟감이나 해산물을 골라 구입한 후 주변 식당에서 양념값과 조리비를 추가해서 식사하곤 하는데 활기 넘치는 어시장의 풍경이 두툼하게 썰어낸 싱싱한 횟감의 감칠맛을 더한다. 이 밖에도 강화도의 특산물인 밴댕이회와 순무, 신포시장의 닭강정 등도 인천의 맛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월간탁구 2014년 9월호 게재)

사진_인천종합관광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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