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세계제패 ‘짝꿍’ 리분희 서기장과 재회 기대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총감독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에 임명됐다. 이에리사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장(새누리당 국회의원) 취임에 이어, 이번 선임으로 한국 여자탁구의 ‘레전드’ 선후배가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선수촌을 연이어 책임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게 됐다.

▲ “분희 언니와의 만남이 기대돼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현정화 촌장. 사진제공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12일 오전 인천 미추홀타워 19층 조직위 사무실에서 현정화 감독을 선수촌장으로 선임하고 위촉식을 마쳤다. 이 자리에서 서정규 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 사무총장은 “현 촌장님의 성실 근면한 성품, 선수와 지도자, 해외 연수를 통해 이어온 국제감각,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그에 못지않은 추진력 등을 높이 사 ‘삼고초려’ 끝에 모시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 촌장은 오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한 달간 구월아시아드선수촌의 수장을 맡게 된다. 대회기간 내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안전과 숙식을 책임지며 선수촌에서 추진하는 공식행사 주관 및 선수촌을 방문하는 주요인사들에 대한 영접 역할을 수행한다.

  현 선수촌장은 세계선수권대회 그랜드슬램(1987년 개인복식(양영자), 1989년 혼합복식(유남규), 1991년 단체전(코리아), 1993년 개인단식)을 달성한 한국탁구의 ‘전설’이다. 88년 서울올림픽 여자복식(양영자)과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여자복식(홍차옥)을 비롯 중요 종합경기대회 금메달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 선수촌장에게 있어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이 더욱 각별한 것은 1991년 복식파트너로 함께 세계를 제패했던 남북 단일팀 멤버 리분희(46) 현 북한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을 지바대회 후 20여 년 만에 만날 수 있게 됐기 때문.

▲ 이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 지바세계선수권대회 때의 모습. 그 이후 23년만이다. 사진 월간탁구DB.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은 여자탁구의 송금정 등 선수 9명을 인천에 보낼 예정이다. 북한의 참가 신청은 바로 리 서기장 명의로 이뤄졌다. 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리 서기장과의 만남에 강한 기대감을 표했다. “리분희 언니와의 만남은 ‘사건’이 될 것이다. 그 장소가 인천이 될 줄은 몰랐다. 그 꿈이 거짓말처럼 이뤄지고 있다. 정치적, 사업적으로 이용해도 좋다. 그러나 이것을 하나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건으로 이어가주셨으면 좋겠다.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됐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지바 세계대회에서의 감동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에둘러 묻어나는 발언이었다.

  장애인선수촌장의 중책에 대해서는 “장애인, 비장애인 똑같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전가치가 있는 장애인아시안게임의 벅찬 감동을 위해 최선을 다해 대회가 멋지게 치러질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선배 전설!’ 이에리사 의원이 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을 맡았다. 아시안게임 선수촌은 12일 공식 개촌식을 갖고 운영을 시작했다.

  먼저 전설을 일궈냈던 선배 이에리사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이 또 한 번 ‘먼저’ 모범을 보인다.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은 같은 날인 12일 개촌식을 갖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후배 현정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또 다른 ‘정성’을 실천한다. 리분희 북한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도 거기 있을 것이다. 9월에서 10월로 이어지는 인천에서는 현역 선수들의 플레이는 물론 ‘탁구’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감동’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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