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대단원

공교롭게도 대회 마지막에 배치된 두 종목, 남자단식과 여자복식은 일본탁구를 위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가장 큰 비중의 남자단식을 15세 소년 하리모토 토모카즈가 우승한 데 이어, 여자복식도 역시 10대들인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가 중국의 첸싱통-쑨잉샤 조를 이기고 우승했다.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3대 0(11-9, 13-11, 12-10) 완승이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가 여자복식을 우승했다. 우승 확정 순간!

스코어 상으로는 게임마다 접전이었지만 경기 흐름은 거의 일방적으로 일본 선수들이 주도했다. 고비마다 이토 미마의 파괴력 넘치는 속공과 하야타 히나의 날카로운 백핸드가 주효했다. 잠시 긴장이 느슨해질 때마다 중국이 추격했지만, 결과적으로 승자는 계속 일본이었다. 중국으로서는 남자단식 결승에서 린가오위엔이 힘 한 번 못써보고 패한 데 이어 또 다시 충격에 빠질 만한 내용이었다. 중국이 자주 파트너를 바꿔가며 상대적으로 복식에 소홀한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경기력 차이가 두드러졌다. 이제는 정말이지 세계탁구의 ‘넘사벽’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중국도 이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준우승한 첸싱통-쑨잉샤 조.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는 사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올 시즌만도 플래티넘 대회에서만 우승을 세 번(독일, 호주, 오스트리아 오픈)이나 했고, 투어랭킹(스탠딩)도 1위였다.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아 첫 경기였던 8강전에서 중국의 뤼가오양-장루이 조를 무너뜨리고 시작했다. 4강전에서는 한국이 기대했던 전지희-양하은 조와 풀-게임접전을 벌여 승리했다. 가장 힘들었던 4강 고비를 넘긴 뒤 결승에서는 오히려 쉽게 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이토 미마와 하야타 히나는 작년부터 짝을 이뤄왔다. 작년 준우승, 올해 우승!

눈에 띄는 것은 최근 그랜드 파이널스 여자복식에서 보여온 일본의 강세다. 이토 미마는 14세에 불과했던 2014년 대회에서 동갑내기 히라노 미우와 함께 처음 우승하며 세계탁구계를 놀라게 했다. 미마와 미우는 다음 해인 2015년 대회에서도 결승에 올랐다. 중국의 딩닝-주위링 조에 져서 준우승했지만 계속되는 성장세를 과시했다. 2016년에는 하야타 히나가 하마모토 유이와 짝을 이뤄 우승했다. 이토 미마와 하야타 히나가 짝을 이룬 것은 2017년부터였고, 그해 아스타나(카자흐스탄)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중국의 주위링-첸멍 조가 결승 상대였다. 2014년부터 2018년 올해 대회까지 일본의 10대 선수들이 계속해서 중국의 최강자들과 우승, 준우승을 주고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파란을 기대했던 단식에서 중국이 4강을 독점했지만, 일본 여자탁구의 강세는 대회 마지막 경기로 열린 여자복식에서 다시 확인됐다. 끊임없는 도전이 결국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일본 여자탁구가 중국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수가 된 것이 우연이 아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이게 바로 우승 환호!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가 우승했다.

여자복식 결승전을 끝으로 13일부터 4일간 치러진 2018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도 모두 마무리됐다. 혼합복식 웡춘팅-두호이켐 조(홍콩), 남자복식 장우진-임종훈 조(한국), 여자복식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일본), 남자단식 하리모토 토모카즈(일본), 여자단식 첸멍(중국)이 각각 2018년 월드투어 챔피언이 됐다. 혼합복식에서 준우승한 장우진-차효심 코리아 조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랜드 파이널스는 세계선수권,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국제탁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들 중 4대 메이저 이벤트로 꼽히는 대회다. 경기운영 면에서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는 미화 일백일천 달러의 상금을 내건 이번 대회를 무리 없이 치러내며 호평받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