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일백만 불! 16일 폐막, 각 종목 최종전만 남아

올 시즌 월드투어를 결산하는 2018 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폐막까지 16일 하루를 남긴 가운데, 각 종목 결승 진출자들이 모두 가려졌다.

이미 1, 2위를 가려낸 혼합복식 결승 전후로 남녀 개인 단식 8강전이 숨 가쁘게 치러졌다. 특히 남자단식에서 작지 않은 파란이 일었다. 마롱(중국)이 부상으로 불참한 것은 전조에 불과했다. 중국의 세계1, 2위가 모두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판젠동(세계1위)이 브라질의 휴고 칼데라노(세계6위)에게 무너졌다. 쉬신(세계2위)이 전날 8강전에서 자국 후배 린가오위엔(세계4위)에게 패해 먼저 짐을 꾸린 상황에서, 판젠동마저 2구부터 치고 들어오는 휴고 칼데라노의 각도 깊은 공격에 무너졌다. 예상 밖의 2대 4(6-11, 10-12, 11-4, 5-11, 11-9, 9-11) 완패였다.
 

▲ (인천=안성호 기자) 남자단식에서는 이변이 적지 않았다. 판젠동을 무너뜨린 휴고 칼데라노.

판젠동을 꺾은 휴고 칼데라노는 그러나 세계최강자를 꺾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바로 다음 경기였던 4강전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세계5위)에게 패했다. 그것도 0대 4(7-11, 8-11, 8-11, 5-11)로 힘 한 번 못써보고 완패했다. 판젠동을 공략한 휴고의 스타일은 자신보다 더 가까이 테이블에 붙어서서 더 깊은 각도로 몰아치는 하리모토에게 통하지 않았다. 2003년생 하리모토 토모카즈가 결승에 진출해 올 시즌 투어 챔피언을 노리게 됐다.
 

▲ (인천=안성호 기자) 휴고 칼데라노는 하리모토 토모카즈에게 통하지 않았다. 이 소년이 우승에 도전한다.

반대쪽에서는 린가오위엔이 결승에 올랐다. 첫 경기에서 한국의 이상수(삼성생명)를 이긴 린가오위엔은 쉬신과의 8강전 이후 일본의 미즈타니 준(세계13위)을 만났다. 미즈타니는 8강전에서 노련한 경기운영을 앞세워 중국의 량징쿤(세계36위)을 꺾었지만, 린가오위엔의 빠른 공격은 오래 버텨내지 못했다. 린가오위엔이 4대 1(11-5, 11-9, 11-6, 12-10)로 승리했다. 남자단식 결승전은 결국 중국과 일본 차세대 기수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미래’까지 걸려 있어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긴, 그래도 여덟 살 차이나 난다(린가오위엔은 1995년생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이상수를 이겼던 린가오위엔이 쉬신과 미즈타니 준도 차례로 꺾고 결승행에 성공했다.

여자단식은 일본 선수들의 강력한 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국은 중국의 강자들끼리 4강을 이뤘다. 탁구대회의 흔한 풍경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내용은 ‘이변’으로 채워졌다. 이토 미마(7위)는 중국이 아닌 대만의 쳉아이칭(세계8위)에게 졌고, 쳉아이칭은 딩닝(세계2위)에게 졌다. 이시카와 카스미(세계3위)는 한국의 서효원(세계11위)을 이기고 올라간 20세의 헤주오지아(세계50위)와 풀-게임접전을 벌였으나 결국 졌다. 헤주오지아와 딩닝이 만난 4강전은 모두가 딩닝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결승으로 간 주인공은 헤주오지아다.
 

▲ (인천=안성호 기자) 현역 레전드 딩닝을 꺾은 헤주오지아.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또 한 번의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헤주오지아는 어린 선수답지 않게 경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상대의 진을 뺐다. 서효원도 딩닝도 이시카와 카스미도 한중일의 톱랭커들이 모두 같은 패턴에 당했다. 결승에서는 먼저 두 게임을 내준 헤주오지아가 네 게임을 내리 따내며 4대 2(12-14, 9-11, 19-17, 11-4, 11-6, 11-5)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세 번째 게임을 여덟 번의 듀스 끝에 내준 뒤 딩닝의 기가 질렸다. 남아있는 결승 결과와 관계없이 세계 탁구계는 헤주오지아라는 새로운 스타를 주목하게 됐다.

반대쪽에서는 중국 선수들끼리의 치열한 라이벌대결이 있었다. 각각 왕만위(세계5위)와 류스원(세계6위)을 잡은 첸멍(세계4위)과 주위링(세계1위)이 4강 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는 작년 대회 결승 맞상대였는데 첸멍이 이기고 우승했었다. 한 단계 일찍 만난 이번 대회에서도 첸멍이 4대 2(9-11, 11-6, 11-5, 5-11, 13-11, 11-3)로 승리하면서 우위를 유지했다. 중국끼리의 결승전은 결국 첸멍과 헤주오지아가 주인공 배역을 꿰찬 셈이다. 지명도는 디펜딩 챔피언 첸멍이 앞서지만, 세계챔피언을 꺾은 헤주오지아의 기세가 심상찮다. 남녀단식은 우승 상금이 10만 달러, 준우승은 5만5천 달러다. 거의 두 배 차이다. 누구도 대충 뛰지는 않을 것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디펜딩 챔피언 첸멍이 또 결승에 올랐다. 무서운 신예를 상대로 2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한편 남녀 개인복식은 전날 이미 결승행 주인공을 가려둔 상태다. 남자는 한국의 장우진-임종훈 조와 홍콩의 웡춘팅-호콴킷 조가 만난다. 혼합복식에서 웡춘팅에게 패한 장우진이 설욕전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남자복식은 이상수-정영식 조가 2016년 대회를 우승했던 종목이다. 이상수-정영식 조는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장우진-임종훈 조에게 졌다. 한국탁구의 정상 탈환도 후배들의 선전에 달렸다.
 

▲ (인천=안성호 기자) 남자복식 우승에 도전하는 장우진-임종훈 조.

여자복식은 일본의 하야타 히나-이토 미마 조와 중국의 첸싱통-쑨잉샤 조가 대결한다. 역시 오랫동안 국제무대에서 부딪칠 라이벌들이 자존심과 미래를 함께 걸고 싸우는 흥미진진한 대결이 벌어진다. 네 명 중 세 명이 2천 년생이다(첸싱통 혼자만 1997년생).

마지막 날 경기는 오후 2시 30분 여자단식 결승전부터 시작한다. 이후 3시 20분 남자복식 결승전이 열리고, 잠깐의 휴식을 거쳐 저녁 7시 남자단식 결승전, 7시 50분 여자복식 결승전이 차례로 치러진다. 물론 인천 남동체육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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