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상대 ‘복병’ 인도, 결승 진출 노린다

대한민국 남자탁구 대표팀도 여자처럼 동메달을 확보했다. 8강전은 남북이 펼친 우정의 대결이어서 더 뜻깊었다. 한국은 예선 C그룹 전승 조 1위로, 중국과 예선 A그룹에 속했던 북한은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예선리그 직후 대진 추첨을 통해 8강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리고 27일 밤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계속된 남자단체 8강전에서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3대 2의 신승을 거뒀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남자대표팀이 북한과 8강전을 치렀다. 선수 입장 모습. 남측이 신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주장 이상수(국군체육부대, 세계랭킹 8위)와 정영식(26위), 장우진(22위, 이상 미래에셋대우)이 나섰고, 북한은 안지성(201위)과 박신혁(95위), 함유성(226위)이 선발로 나섰다. 객관적 전력상 남측이 우세했으나 부족한 국제무대 경험을 채워가고 있는 북한 선수들에게 방심은 금물이었다. 북한 선수들은 지난달 코리아오픈 때 대전을 찾았던 주축들. 당시 안지성과 함유성이 남자단식 16강에 올랐고, 함유성은 21세 이하 단식도 우승하며 만만찮은 기량을 선보였었다. 박신혁은 에이스로 후배들의 중심을 잡는 에이스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정영식이 2단식과 최종 5단식을 승리하며 수훈갑이 됐다.

실제 승부도 팽팽하게 이어졌다. 첫 단식에서 이상수가 안지성에게 먼저 패해 한국이 불안한 출발을 했다. 풀-게임접전 끝에 2대 3(8-11, 9-11, 11-4, 11-7, 9-11) 패배를 당했다. 이어진 2단식에서는 정영식이 상대 에이스 박신혁에게 3대 0(11-7, 14-12, 11-7) 승리를 거두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장우진이 3단식을 승리하며 리드를 가져왔다.

3단식에서는 한국이 앞서나갔다. 히든카드 장우진이 북한의 기대주 함유성에게 3대 0(11-4, 11-7, 11-7) 완승을 거뒀다. 코리아오픈 남자오픈단식 우승자였던 장우진이 21세 이하 단식 우승자에게 위력 시범을 보인 모양새였다. 하지만 4단식에서 또 다시 균형추가 맞춰졌다. 경기 내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이상수가 다시 패했다. 박신혁에게 1대 3(6-11, 7-11, 11-6, 11-13)으로 지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북한도 저력을 과시했다. 에이스 박신혁의 경기모습이다.

최종 승부는 결국 5단식 '살얼음판' 매치에서 마무리됐다. 정영식이 안지성에게 3대 1(8-11, 11-4, 11-6, 11-6)로 승리했다. 안지성이 힘 있는 드라이브를 앞세워 강하게 도전해왔으나, 안정감 있는 랠리로 맞선 정영식의 집중력이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영식의 승리와 더불어 길었던 전체 승부도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남북 양측 선수들은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단일팀이 무산됐지만 늘 남북교류의 선봉에 서있었던 탁구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던 승부였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북한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 이상수의 컨디션 회복이 시급해졌다.

이로써 한국 남자대표팀은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먼저 동메달을 확보한 여자팀의 선전에 이어 또 한 번의 값진 성과를 내면서 한국 대표팀 분위기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국 남자는 인천에서 치러진 2014년 대회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따냈었다. 1982년 대회 이후 단체전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4강전과 결승전 결과에 따라 메달 색깔을 구분할 일만 남았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남북의 선수들이 경기 후 악수로 서로를 격려했다.

한편 남자대표팀의 4강전 상대는 예상을 깨고 일본이 아닌 인도로 결정됐다. 인도는 대표 1진이 나오지 않은 일본을 상대로 3대 1의 승리를 거두면서 단체전 동메달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도는 최근 탁구에 많은 투자를 해오고 있다. 세계적인 강호들을 초청해 프로리그를 개최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 대표팀 역시 방심해선 안 되는 다크호스다. 남자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택수 감독은 “빠른 탁구를 구사하는 인도는 일본 이상으로 까다로운 상대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의 4강전은 28일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간)에 예정돼 있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이제 결승에 도전한다. 굳은 각오를 내비친 남자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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