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경기 관전 포인트

한국탁구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단이 23일 오후 격전지를 향해 출국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한창인 아시안게임은 한국탁구가 세계 정상을 향하는데 늘 디딤돌이 되어줬던 거대 이벤트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선수단은 과연 어떤 색깔의 메달을 수확하게 될까. 그간 한국탁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거둬들인 소득과 이번 대회 일정 등을 포함하여 자카르타-팔렘방 제18회 아시안게임 탁구경기의 관전 요소들을 풀어본다.
 

▲ (인천=안성호 기자) 탁구대표팀이 23일 자카르타의 격전지를 향해 장도에 올랐다.

두 번째 자카르타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1962년 제4회 아시안게임 개최지다. 팔렘방까지 범위를 넓힌 이번 대회는 무려 56년 만에 같은 곳에서 열리는 아시아 스포츠제전인 셈이다. 한국탁구는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첫 아시안게임, 제4회 대회에서는 세 개의 메달을 획득했었다.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 여자복식에서 황율자-이정희 조가 은메달을 따냈다. 56년 만에 다시 치러지는 두 번째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몇 개의 메달을 가져올 수 있을까?

복식 없는 첫 아시아드 | 이번 아시안게임 탁구는 다섯 종목으로 치러진다. 남녀 단체전과 남녀 개인단식, 그리고 혼합복식이다. 동메달 결정전이 없으므로 탁구에 걸린 메달 수는 20개! 1958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3회 대회부터 정식종목이 된 탁구는 이전까지 예의 다섯 종목에 남녀 개인복식을 더해 일곱 종목을 전부 치러왔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남녀복식을 제외하는 메달 축소가 단행됐다. 개인복식을 전통적인 전략종목으로 삼아왔던 한국탁구로서는 아무래도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2020년 도쿄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는 혼합복식이 단식과 함께 개인 종목으로 남은 것은 그래서 더 눈에 띈다.
 

▲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후보로 꼽히는 이상수-전지희 혼합복식조. 월간탁구DB(ⓒ안성호).

단체전, 개인전 멤버 | 이번 대회 한국 탁구대표팀은 20명으로 구성됐다. 남자 이상수 김동현(이상 국군체육부대)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 임종훈(KGC인삼공사), 여자 서효원(한국마사회)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 최효주 김지호(이상 삼성생명) 등 총 10명의 선수와 함께 감독,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훈련파트너를 모두 포함한 스태프도 10명이다. 남녀단체전 외에 단식 남녀 각 두 명과 혼합복식 두 조가 개인전에 나서는데, 남자 이상수와 정영식, 여자 서효원과 전지희가 단식 멤버다. 혼합복식은 이상수-전지희, 임종훈-양하은 조가 출전한다. 특히 이상수-전지희 조는 가장 최근 치러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8 호주오픈 혼합복식을 석권한 유력 금메달 후보다.

여든세 번째 메달리스트는? | 탁구는 세계열강 대부분이 아시아에 집중된 종목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버금가는 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탁구는 지금까지 총 82개(금10, 은27, 동45)나 되는 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탁구강국 위상을 다져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86년 서울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따냈던 남자단체 금메달, 개인단식으로는 아직까지도 가장 최근 역사인 98년 방콕 대회 남자단식 금메달은 그 중에서도 여전히 자주 회자되는 전적. 현 여자대표팀 안재형 감독이 바로 86년의 ‘히어로’이며, 남자대표팀 김택수 감독은 98년의 ‘영웅’이다. 금메달 맛을 아는 사령탑이 현역 대표들과 어우러지는 앙상블이 기대되는 이유다. 어떤 종목이든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시상대에 오르는 대표선수는 한국탁구 아시안게임 여든세 번째 메달리스트(들)가 된다.
 

▲ 한국탁구 여든세 번째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는 누가 될까? 최근 코리아오픈 3관왕에 올랐던 장우진의 경기모습. 월간탁구DB(ⓒ안성호).

중국, 일본 힘 뺐지만… | 이번 대회 탁구에는 남자 21개국 93명, 여자 18개국 85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단식은 남 50명, 여 43명, 그리고 38조의 혼합복식조가 경쟁한다. 그런데 대회를 앞두고 한국탁구로서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 있었다.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들 중국과 일본이 대표팀 구성에 변화를 준 것. 특히 일본은 기간이 맞물리는 ITTF 월드투어 쪽으로 대표 1진을 집중시켰다. 중국 역시 세계챔피언 남자 마롱, 여자 딩닝 등이 빠졌다. 소폭이라도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상승한 것은 틀림없다는 전망.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김택수 남자팀 감독은 “저변이 워낙 두터운 나라들이라 1, 2진 기량 차가 크지 않다.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재형 감독 역시 “홍콩, 싱가포르, 북한, 대만 등 먼저 만날 가능성 있는 상대들부터 이겨야 한다. 어느 한 팀도 만만치 않다.”면서 각별한 응원을 당부했다.

28, 30일, 그리고 9월 1일 | 이번 아시안게임은 지난 18일 이미 개막했지만 탁구경기는 26일부터 폐막 하루 전인 9월 1일까지가 공식 일정이다. 정확히 7일간이다. 메달의 주인은 그룹예선 후 8강 토너먼트를 벌이는 단체전에서 먼저 가려진다. 27일까지 예선리그와 8강전을 치르고, 28일 여자, 남자 순으로 4강전과 결승전을 연다. 처음부터 토너먼트(64강)로 진행하는 개인전은 30일 혼합복식에서 먼저 메달리스트들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1일 남녀단식 메달 주인공들이 대미를 장식한다. 3인 5단식 단체전의 모든 매치는 5게임제, 개인단식 모든 경기는 7게임제(4선승제), 혼합복식은 8강 이전까지 5게임제(3선승제), 이후부터 7게임제다.
 

▲ 출국 직전까지 진천선수촌에서 강화훈련을 해온 탁구대표팀. 월간탁구DB(ⓒ안성호).

단일팀 아닌 탁구 그 자체로! | 탁구는 올해 할름스타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코리아오픈에서의 남북단일팀 활약으로 각별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엔트리 확대를 제한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조치로 단일팀 구성이 보류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각의 팀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단일팀 이슈가 아닌 탁구 자체로도 관심을 끄는 힘을 보여줄 수 있는지 여부도 의미심장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대표선수들은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오겠다”고 입을 모으며 밝은 표정으로 출국장을 나섰다. 이번 아시안게임 탁구경기는 우리 시간으로 26일 정오부터 시작되는 남녀단체 그룹 예선 1라운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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