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플래티넘 우승만 두 번, 여자탁구 라이벌 구도 지속

Staying close to the table, playing at an electric pace, early timing and creating angles
(테이블 바짝 붙어, 빠른 타이밍과 빛의 속도로 플레이하며 각을 만든다) ​

지난 주 치러진 호주오픈 직후 국제탁구연맹(ITTF) 홈페이지에 소개된 류스원(중국)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표현대로 류스원은 테이블에 바짝 붙어 대단히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류스원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스피드’를 앞세워 2018 호주오픈 여자단식을 석권했다. 류스원은 4강전에서 자국의 허주어지아를 4대 2(7-11, 11-5, 11-6, 5-11,11-6 11-7)로 이겨 결승에 오른 다음, 최종전에서 라이벌 딩닝과 대접전을 벌인 끝에 4대 3(11-5, 11-7, 3-11, 5-11, 6-11, 11-5, 11-6)의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 딩닝도 물론이었지만, 4강 상대 허주어지아도 류스원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올해 5월 홍콩오픈 8강전에서 자신에게 3대 4(9-11, 5-11, 11-3, 11-5, 9-11, 11-6, 9-11) 패배를 안겼던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3개월여 만의 재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결국 우승까지 다다른 류스원이다.
 

▲ 류스원이 호주오픈을 석권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지난해 류스원은 데뷔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다섯 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우승은 한 차례도 하지 못했고, 준우승만 두 번 한 게 전부였다. 2017년 아마다바드 아시안컵과 마컴 여자 탁구월드컵 결승에 올랐지만 두 번 다 주위링에게 패했다. 2014년을 제외하고, 데뷔 이래 매년 우승을 거르지 않던 류스원이었기에 지난해의 부진은 더 뼈아팠을 것이다. 류스원이 그처럼 부진에 빠졌었던 이유는, 2016년 필라델피아 여자 탁구월드컵 무단 불참으로 중국탁구협회로부터 국제대회 출전 금지의 중징계를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류스원은 징계 이후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후 출전한 국제대회에서는 첸멍, 주위링, 쑨잉샤 등에게 연패하면서 대표팀 경쟁에서도 밀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해 류스원은 전혀 다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올해 3월 카타르오픈 결승에서 왕만위를 꺾고 우승했다. 게다가 이번 호주오픈에서는 딩닝마저 꺾었다. 올해 열린 플래티넘에서 이미 두 번이나 우승했다. 류스원은 올해 중국 톱랭커 선수로는 좀처럼 나가지 않는 챌린지에도 출전한 적이 있다. 5월 열린 태국오픈에 나가 우승했는데, 국제대회에 관한 류스원의 갈증을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바다. 직전 열린 코리아오픈에서는 4강에 머물렀으나, 류스원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태국오픈을 포함 세 번의 우승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 결승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딩닝(사진)을 꺾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숙명의 라이벌 딩닝과의 결승전은 순탄치 않았다. 류스원은 압도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했지만, 토마호크 서비스를 앞세운 딩닝의 공격이 살아나며 흐름을 내주기도 했다. 1, 2게임을 연속해서 따내며 먼저 앞서가고도 3, 4, 5게임을 내리 내주며 2대 3 역전을 허용했던 것. 하지만 류스원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6게임을 11-5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마지막 7게임에서도 11-6으로 따내며 결국 4-3으로 신승했다. 류스원은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딩닝의 토마호크 서비스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면서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다. 다음은 경기 직후 ITTF 오피셜 인터뷰 중 일부다.

“호주 오픈에 출전한 것은 처음이다. 우승 과정은 매우 힘들었지만 우승해서 행복하다. 우리 둘 다 경기 중에 전술에 약간 변화를 주었다. 비록 내가 이기긴 했지만 딩닝은 매우 강한 상대다. 오늘 경기는 내가 다시 돌아보고 배워야 할 부분들이 여전히 많다.”

딩닝과 류스원의 ​결승전은 두 선수 통산 24번째 국제무대 맞대결이었다. 지난해 두 선수의 맞대결은 없었고, 이번 경기가 2016년 9월 청두 중국오픈 결승전 이후 1년 10개월여 만의 승부였다. 작년 중국오픈 결승전에서는 딩닝이 4대 2(11-6, 8-11, 11-4, 10-12, 12-10, 11-8)로 이기고 우승했었다. 호주오픈 결승전 승리로 류스원은 딩닝 상대 국제무대 24전 15승 9패를 기록 중이다.
 

▲ 다시 세계 톱-랭커로 도약 중인 류스원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류스원은 호주 오픈 우승으로 ITTF 월드투어 여자 개인단식에서 통산 13회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최다 우승 TOP5에서 장이닝, 왕난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전적이다. 딩닝 역시 류스원과 같은 13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랜드 파이널스 우승에서 앞서있는 류스원이 3위에 오르게 됐다. 2005년 선전 중국오픈을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한 류스원은 2009년 덴마크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다시 세계 톱-랭커로 도약 중이다.

류스원과 달리 딩닝은 올해 두 번째 결승에 올랐지만 또 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올해 처음 결승에 올랐던 선전 중국오픈에서는 자국의 ‘영건’ 왕만위에게 3대 4(11-13, 11-9, 11-9, 9-11, 8-11, 11-9, 5-11)로 패했고, 두 번째 최종전이었던 이번 호주오픈에서는 류스원에게 석패했다. 딩닝은 지난해 6월 중국오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이후 벌써 1년 넘게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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