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어메이징 장우진이다. 어떤 수식으로도 2018 코리아오픈에서의 장우진을 설명할 길이 없다. 단식은 예선부터 뛰었고, 복식과 혼합복식을 포함 모든 종목에 나왔으며, 또한 모든 종목에서 결승에 올라 가장 마지막까지 시합을 벌였으니 이번 대회에서 장우진은 출전 선수들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주인공이다. 지칠 만도 한데 그 어떤 시합에서도 뒤로 밀리지 않았다. 모든 시합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테이블을 지켰고 종목마다 가장 마지막까지 환호했다.
 

▲ (대전=안성호 기자)

3관왕이다. 장우진이 단식도 우승하며 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오픈 종목의 모든 우승컵을 가져갔다. 장우진은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저녁 여섯 시,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강호 량징쿤에게 4대 0(11-8, 11-9, 11-7, 11-3)의 완승을 거뒀다.
 

▲ (대전=안성호 기자)

이미 혼합복식(차효심)과 남자복식(임종훈)을 모두 제패하며 절정의 상승세를 타고 있던 장우진에게 단식도 거칠 것이 없었다. 량징쿤은 세계랭킹은 비록 103위에 머물러 있지만 랭킹 산정방식 탓일 뿐 세계정상급의 강자다. 세계 탁구 최고 리그인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개인랭킹 선두를 오르내린 에이스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근 가장 핫한 스타인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와 한국의 ‘신성’ 임종훈, 그리고 세계3위에 랭크돼있는 자국팀 동료 린가오위엔을 모두 꺾었다. 이런 선수를 상대로 장우진은 한 치도 물러섬이 없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리시브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2구에도 틈만 나면 공격했다. 서브를 갖고 있을 때는 더욱 공격적이었다. 3구 공격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 랠리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중진 맞드라이브 대결이 벌어질 때마다 장우진이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에지도 네트도 장우진 편이었다. 예상보다 강하게 몰아치는 장우진의 기세에 압도된 량징쿤은 점점 전의를 상실해갔다. 마지막이 된 4게임은 일방적이었다. 관중의 뜨거운 응원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야말로 완벽했다. 모든 게임을 리드했고, 모든 게임을 승리했다. 장우진을 위한 결승전이었다. 3관왕! 장우진을 위한 코리아오픈이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 (대전=안성호 기자)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장우진의 매 경기는 찬란했다. 단식 16강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왼손 에이스, '세계 5위' 쉬신을 난생 처음으로 꺾었다. 4강전에서는 일본이 자랑하는 강호 미즈타니 준을 꺾었고, 결국 결승에서는 량징쿤마저 돌려세우고 정상에 올랐다. 남자복식에선 ‘후배’ 임종훈과 함께 중국의 왕추친-쉬에페이 조를 꺾고 결승에 오른 다음 홍콩의 난적 호콴킷-웡춘팅 조를 이기고 역시 우승했다. 혼합복식에서 이미 ‘북녀’ 차효심과 함께 중국의 최강자들을 넘고 우승한 뒤였다. 출전한 전 종목에서 중국을 꺾었고, 결국 출전한 전 종목에서 우승하는 사상 최고의 쾌거를 달성했다.
 

▲ (대전=안성호 기자)

장우진은 시싱식 직후 ITTF와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3관왕이 아니라 한 종목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지 대회 전에는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하다. 경기장을 찾아서 응원해준 팬 여러분이 없었다면 이렇게 힘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응원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테니 계속해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관중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또 한 번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음은 물론이었다.

장우진은 세 개의 우승 중에서도 이번 대회 우승 물꼬를 튼 혼합복식을 가장 의미 깊었던, 기억에 남을 우승으로 꼽았다. 특별했던 파트너 차효심에게도 남다른 메시지를 전했다. “누나, 누나랑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좋았고,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던 것 같아.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만나서 같이 뛸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힘 내서 같이 우승에 도전해보자!”
 

▲ (대전=안성호 기자)

장우진은 매년 코리아오픈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2014년 첫 출전한 코리아오픈 21세 이하 남자단식에서 우승했고, 2015년 남자 오픈단식에서 4강에 올랐다. 2016년 남자복식에서 박강현과 4강, 2017년 남자복식에서는 정상은과 우승을 합작했다. 2018년 코리아오픈, 장우진은 적어도 코리아오픈에서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전관왕, 챔피언이 됐다. 명실상부 장우진 시대다.
 

▲ (대전=안성호 기자)

한편 남자단식 결승에 앞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현역 세계랭킹 1위 주위링이 3위 첸멍을 이기고 우승했다. 남녀단식 결승전을 끝으로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은 장우진이라는 '한국탁구 히어로'를 탄생시키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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