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 (대전=안성호 기자) 코리아 장우진-차효심 조가 코리아오픈 혼합복식 정상에 올랐다.

‘코리아’의 염원이 결국 우승을 이끌어냈다. 장우진-차효심 남북단일 혼합복식조가 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혼합복식을 제패했다. 21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러진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샤 조를 꺾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완벽한 코리아의 페이스였다.

장우진과 차효심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차효심이 받치면 장우진이 찔렀고, 장우진이 받치면 차효심이 찔렀다. 초반 긴장한 듯 미처 전열이 가다듬어지지 않은 채 첫 게임을 내줬으나, 2게임부터는 완벽한 코리아의 페이스였다. 수용 규모가 4천석을 넘는 충무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의 응원 열기도 코리아의 남매에게 엄청난 힘을 불어넣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관중의 응원 열기도 코리아 남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김택수-안철영 코리아 벤치도 뜨거웠다.

왕추친과 쑨잉샤는 작년 리바델가르다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4강에 올랐던 ‘영건’들이다. 중국탁구의 미래를 짊어진 유망주들이지만 단일팀의 응집력과 관중들의 응원열기가 어우러진 경기장 분위기에 압도되고 말았다. 경기를 치를수록 코리아의 플레이가 살아났고, 중국의 어린 선수들은 긴장을 더해갔다. 결국 접전이 전망되던 승부는 예상보다 빠르게 끝나고 말았다. 3대 1(5-11, 11-3, 11-4, 11-8) 코리아의 완승이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경기가 끝나는 순간 장우진은 하늘을 날았다!

중진 맞드라이브 대결로 벌어진 마지막 랠리를 기막힌 승리로 장식한 장우진과 차효심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한 표정으로 서로를 끌어안았다. 전날 인터뷰에서 꿈이 이뤄지기까지 한 경기 남았다고 말했던 코리아의 혼합복식조가 마침내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두 선수는 단일팀의 상징성을 더해 직접 경기장을 찾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직접 시상한 우승패를 들고 감격에 젖어 포즈를 취해 보였다. 경기 내내 “우리는 하나다!”를 목놓아 외친 통일응원단을 비롯 수많은 관중의 환호와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진 것도 물론이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서로를 뜨겁게 끌어안은 코리아 남매!

직후 인터뷰에서 장우진은 “드라마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져서 얼떨떨하다. 인생에서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다”고 감격해 했다. “처음에는 관중도 많고 해서 긴장을 정말 많이 했는데, 역시 효심이 누나가 잘 받쳐줘서 빠르게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정말이지 ‘특별했던’ 파트너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둘은 경기 직후 “첫 날은 (효심이) 누나가, 둘째 날은 우진이가, 셋째 날은 둘 다 잘해서 이겼다”고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짧은 훈련기간에도 불구하고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향한 신뢰가 팔 할이었던 셈이다.
 

 
▲ (대전=안성호 기자) 관중의 환호에 답하는 코리아 팀!

여자단체전을 석권했던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남북이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두 번째 역사였다. 하지만 아쉽지만 단일팀은 아직 유한하다. 다시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차효심의 혼합복식 우승으로 모든 경기 일정을 마친 북한 선수단은 마지막 날은 충무체육관을 찾지 않을 것이다. 장우진은 “벤치에서 짐을 챙기는데 효심이 누나가 살짝 눈물을 보이는 것 같았다. 나도 울컥했지만 참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파트너를 잘 만나서 이런 영광을 누렸다”고 다시 강조했다.
 

 
▲ (대전=안성호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제일 오른쪽)이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 회장과 함께 직접 시상했다.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서는 “제가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일팀이 다시 구성되길 희망한다. 된다면 어떤 대회가 되더라도 효심이 누나하고 다시 한 번 우승을 향한 도전을 같이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코리아가 우승했다. 장우진과 차효심이 역사를 만들었다.
 

 
▲ (대전=안성호 기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기념사진을 남기는 장우진과 차효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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