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수원에서 취임식 열고 본격 행보

새 회장을 추대한 한국실업탁구연맹이 12일 저녁 수원에서 신임 회장 취임식을 열고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앞서 실업연맹은 이 달 1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김찬(69·수원김찬병원 대표원장) 회장을 새로 추대한 바 있다. 박주봉 전임 회장이 사퇴하면서 비워졌던 회장 자리가 공석인 채로 오래 가지 않았다. 김찬 신임 회장은 임시총회 참석대의원들로부터 만장일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수원=안성호 기자) 한국실업탁구연맹이 12일 신임 회장 취임식을 열고 새 출발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김찬 박사는 대한통증학회 회장을 역임한 국내 최초 통증전문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1990년대 탁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치료와 재활을 도우면서 탁구와 인연을 맺었으며, 오랫동안 직접 운동을 즐겨 온 탁구동호인이기도 하다. 김완 부천시청 감독 등 연맹 소속 임원들 중에서도 과거 김찬 회장에게 치료를 받으며 인연을 터온 경우도 적지 않다. 탁구인들의 적극 권유를 통해서였지만, 김찬 회장 역시 인연 깊은 탁구계에서 중책을 수행하게 된 것이 내심 기쁜 듯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수원=안성호 기자) 조촐한 취임식이었다. 허례허식보다는 내실을 택했다.

취임식은 화려하지 않았다. 취임식이라기보다는 임원 상견례에 가까웠다. 고급 호텔의 연회장이나 화려한 리셉션장이 아닌 수원의 한 유명 식당에 자리를 마련하고, 김찬 회장과 더불어 향후 연맹 사업을 주도해갈 임원들만이 함께 모여 의기투합했다. 대한탁구협회를 대표한 박창익 전무이사(또한 실업팀 단양군청 감독이다), 심재구 사무처장, 길승영 국장 외에는 외부 손님도 일절 초대하지 않았다. 허례허식에 연연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김찬 신임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는 전언이 있었다.
 

▲ (수원=안성호 기자) 임시총회 의장이었던 김홍균 부회장이 대의원들을 대표해 김찬 신임회장에게 추대패를 전했다.

행사진행도 조촐했다. 임시총회 때 의장을 맡았었던 김홍균 부회장이 김찬 신임회장에게 추대패를 전했으며, 박창익 대탁 전무가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축하 꽃다발을 전한 것이 다였다. 이후 김찬 회장의 취임사로 모든 의전 절차를 마쳤다.
 

▲ (수원=안성호 기자)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축하 꽃다발을 전했다.

김찬 회장은 취임사에서 “본업의 부담으로 여력이 많지 않아 처음엔 고사했지만 탁구인들의 의지가 워낙 강해 결국 수락했다”면서 “전문가들인 만큼 잘해나갈 것이라 믿으며, 회장은 충실히 지원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의중을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탁구도 빠르게 인기를 회복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고 희망하면서 “그 길로 향해가는 과정에 힘이 될 수 있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과 함께 실업탁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각 팀의 감독들이 큰 박수로 화답한 것은 물론이었다.
 

▲ (수원=안성호 기자) 취임사를 전하는 김찬 회장. “탁구 발전을 위해 힘을 더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업탁구연맹은 한국탁구의 꼭짓점에 있는 단체다. 연맹의 성패에 따라 한국탁구 전체의 성패도 갈린다. 선수도 지도자도 국내 탁구계에서는 가장 지명도 높은 인물들이 다 모여 있는 단체다. 이 날은 겉으로 보이는 외양보다 단단한 내실을 지향했으나, 함께 모인 임원들의 면면만으로도 실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이들이 모여 김찬 새 회장과 더불어 선언한 ‘조용한 출발’은 그래서 오히려 더 크고 묵직한 무게감을 갖는다.
 

▲ (수원=안성호 기자) 실업탁구 발전을 위하여!

실업연맹의 이동윤 사무국장은 “현재는 형식상 모든 임원들이 사퇴한 상황이지만 회장님이 전임 집행부 임원들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한 만큼 빠르게 새 집행부가 구성될 것으로 안다”면서 “아마도 이 달 말 대회부터는 새 임기의 집행부가 일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업탁구연맹은 이 달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경기도 구리체육관에서 올해 실업탁구챔피언전을 연다. 남자 6개 팀, 여자 5개 팀의 기업팀 선수들이 참가하는 실업탁구챔피언전은 이름 그대로 한국 실업탁구 챔피언을 가려내는 대회다. 최근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에 연이어 출전했던 대표선수들도 다 나올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업연맹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김찬 신임회장이 탁구인들을 만나게 될 첫 무대이기도 하다.
 

▲ (수원=안성호 기자) 김찬 한국실업탁구연맹 신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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