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중국오픈, 여자는 왕만위 우승, 중국 전 종목 석권

판젠동은 이미 세계 최고 자리까지 오른 선수지만 유독 마롱 앞에서는 아주 나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3일 끝난 중국오픈 결승을 포함해 지금까지 15전 1승 14패를 기록한 국제무대 통산 상대전적은 그 같은 상대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역시 중국오픈을 포함해 판젠동은 국제무대 결승전에서만 마롱과 무려 12번을 맞붙어 1승 11패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판젠동이 마롱에게 절반만 승리했더라도 이 둘의 우승 기록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 마롱이 올해 중국오픈을 우승했다. 또 판젠동과 최종 승부를 벌였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3일 밤, 선전바오안스타디움에서 끝난 ITTF 월드투어 2018 중국오픈 남자단식 결승은 마롱과 판젠동이 최종 대결을 벌이는 익숙한 풍경으로 전개됐다. 그리고 최종 결과는 또 다시 마롱의 4대 1(7-11, 11-8, 11-4, 11-3, 14-12) 승리로 끝났다. 판젠동은 큰 위기 없이 결승까지 순항했지만 또 다시 마롱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마롱과 판젠동의 대결은 경기내용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크게 좌우하는 승부가 되고 있다. 상대전적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마롱이 패배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덜한 반면, 지금까지 결승전에서만 무려 5연속 패배를 당해 온 판젠동은 어떻게든 이기고자 하는 조급함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판젠동은 다른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는 여유롭고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승부를 이끌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마롱과 만나기만 하면 급하고 불안한 모습으로 이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 날 결승전에서도 판젠동은 첫 게임을 11-7로 승리하면서 먼저 앞서갔지만, 이후 여유를 갖지 못하고 내리 네 게임을 연달아 내주면서 최종 결과 1대 4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 마롱만은 넘지 못하는 판젠동. 결승전에서만 무려 11번의 패배를 당하고 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위에도 적었지만 이번 결승전은 마롱과 판젠동의 통산 15번째 국제대회 맞대결이었다. 결승전만 따지면 12번째였다. 마롱이 15전 14승 1패, 결승만 12전 1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마롱이 유일하게 패배했던 경기는 2016년 청두 중국오픈 결승이었는데, 당시 판젠동은 마롱에게 4대 0(11-9, 13-11, 11-8, 11-5)의 완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뛰어넘는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당시 승부는 마롱이 2016년 리우올림픽 2관왕 이후 바쁜 일정 탓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상궤도로 복귀한 이후에는 다시 5연승을 달렸다. 마롱은 ABS 볼 시대를 맞아서도 변함없는 연승을 달리고 있고, 흔들림 없는 우승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마롱은 이번 중국오픈 우승으로 ITTF 월드투어 개인단식에서만 통산 26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올해만 따지면 역시 플래티넘 대회였던 독일오픈 결승에서 쉬신을 4대 1(11-9, 9-11, 11-9, 11-9, 11-6)로 이기고 우승한 이후 두 번째다. 현재까지 월드투어 개인단식 역대 최다 우승자는 통산 27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다. 마롱이 이 타이틀마저 가져가게 되기까지는 단 두 번의 우승이 남아있다. 한 번만 더 우승하면 타이, 두 번 더 우승하면 단독 1위가 된다.
 

▲ 여자단식은 아직 신예에 가까운 왕만위가 딩닝을 이기고 우승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3일 모든 경기를 끝낸 이번 중국오픈은 ‘당연한 것처럼’ 중국 선수들이 모든 우승을 독식했다. 이 날 남자단식에 앞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갓 성인무대로 올라선 신예 왕만위가 세계챔피언 딩닝에게 4대 3(13-11, 9-11, 9-11, 11-9, 11-8, 9-11, 11-5) 승리를 거두는 ‘이변 아닌 이변’을 연출하고 우승했다. 남자복식은 판젠동-린가오위엔 조가 유럽연합으로 맞선 이오네스쿠 오비디우(루마니아)-로베르스 알바로(스페인) 조를 결승에서 3대 0(11-9, 11-4, 11-4)으로 꺾었다. 여자복식에서는 딩닝-주위링 조가 한국의 양하은-전지희 조를 이기고 우승했고, 하루 일찍 끝낸 혼합복식은 린가오위엔-첸싱통 조가 우승했다.

5월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올해 세 번째 월드투어 플래티넘 대회였다. 선수들의 시선은 이제 올해 세 번째 레귤러 대회인 일본오픈(6.6~10, 키타큐슈)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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