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너제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양보로 만장일치 결정

부산광역시가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일,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할름스타드에서 개최된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에서 2020년 단체전 대회 부산 개최가 최종 확정됐다. 당초 부산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미국 새너제이 등 두 도시와 함께 경쟁했으나, 이들이 유치 신청을 철회하고 부산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만장일치로 개최지가 결정됐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유치에 성공한 부산시와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이 함께 모였다.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ITTF에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19일에는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IOC위원, 박재민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유치위원회는 이번 대회 현장을 찾아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으며, 결국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부산 출신의 세계적인 탁구스타 유남규(삼성생명 여자팀 감독), 현정화(렛츠런파크 감독)도 현지에서 부산 홍보에 힘을 더했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한국의 세계적인 탁구스타가 둘이나 부산에서 나왔다. 현정화! 유남규!

한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국내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열지 못했었다. 이웃나라 중국은 이미 5회, 일본은 7회나 개최한 것과 비교됐다. 세계적인 탁구강국을 자처하면서도 국제탁구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했던 이유다.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될 2020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외교적인 측면만으로도 한국 탁구계에는 큰 기회가 되는 셈이다. 물론 안방에서 경쟁 상대들을 맞게 되는 선수들 입장에서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국제탁구연맹 임원들(위)과 총회에 참가한 각국 임원들. 만장일치로 부산 유치가 결정됐다.

이 날 총회에서 부산시와 대한탁구협회는 유승민 IOC위원이 직접 참가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부산시가 세계대회 개최지로 합당한 이유를 전 세계 탁구인들에게 설명했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1991년 지바세계선수권 남북단일팀 등등 한국이 쌓아온 탁구강국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대규모 국제 행사 경험과 인프라를 갖춘 역동적인 도시 부산이 지닌 매력과 강점을 집중 소개했다. 부산이 최종 유치지로 확정된 순간 부산시 관계자들과 탁구인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박재민 부산시 행정부시장(위)과 유승민 IOC위원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제외한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거대 이벤트다. ITTF 소속 회원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보다도 많은 229개국이다.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회원국을 보유했다. 부산은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과 2013년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개최했던 도시이기도 하다. 경기 운영능력은 이미 검증됐다고 할 수 있다. 부산시는 대회 개최지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벡스코(BEXCO)를 예정하고 있다. 부산의 브랜드 이미지도 한껏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만장일치 부산 유치를 이끌어낸 박재민 부시장과 한국의 탁구스타들(위). 유치확정을 기뻐하는 임원들의 모습도 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부산에서 개최될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지리적, 시기적으로도 호재다. 중국, 일본 등 이웃 탁구강국 팬들은 물론 세계 스포츠인들의 관심이 집중될 메가 이벤트다. 남북단일팀 논의가 한창인 시점에서 민족적 화합과 평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단체전으로 열리는 이 대회에서 단일팀 논의가 오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에서 홍보활동을 벌이며 부산 유치에 공을 세운 유승민 IOC위원은 기쁨을 표하는 대신 “남은 기간 빈 틈 없는 준비로 한국 탁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탁구인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탁구강국 ‘코리아’에 어울리는 최고의 대회를 희망했다. 2020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까지 2년 남았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부산 유치 결정을 기뻐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모습이다. 박재민 부시장과 양재상 부산광역시탁구협회장.

한편 개막 3일째를 맞고 있는 2018 할름스타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남녀팀 모두 순항하고 있다. 여자팀이 4연승으로 예선 그룹 1위를 확정했고, 3연승 중인 남자팀 역시 1일 밤 조 수위를 놓고 프랑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의 세계선수권 직전 대회에서 최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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