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독일 꺾고 2연승! 남자 폴란드 꺾고 수위 향한 첫 걸음

한국 남녀탁구대표팀이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개막한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개막 첫 날 경기에서 여자팀이 룩셈부르크와 독일을 상대로 연승을 거뒀고, 남자팀도 복병 폴란드를 제압하고 조 수위를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디뎠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전지희의 존재감이 확인된 승부였다. 2, 4단식을 잡아내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여자팀은 대회 초반 최대 고비를 넘었다. 29일 개막 첫 경기에서 약체 룩셈부르크를 손쉽게 꺾은 뒤, 한국 시간으로 30일 새벽 끝난 두 번째 경기에서는 유럽 최강팀 독일을 넘었다. 두 번째 상대 독일은 2년 전 쿠알라룸푸르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한국에 패배의 상처를 남겼던 팀이다. 당시 대표였던 서효원(렛츠런파크)과 양하은(대한항공)이 이번 대회에도 출전했고, 독일 역시 솔야 페트리싸와 빈터 사빈이 다시 출전했다. 그룹 예선 수위를 노리고 있는 한국팀으로서는 반드시 넘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였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양하은이 3단식에서 패했다. 빠른 컨디션 회복이 요구된다.

출발은 불안했다. 수비수 서효원이 솔야 페트리싸에게 첫 단식을 내줬다. 첫 게임을 먼저 잡았으나 내리 세 게임을 내주고 1대 3(11-6, 7-11, 9-11, 5-11)으로 패했다. 2년 전 상처가 트라우마로 어른거렸으나, 한국에는 새로 합류한 전지희가 있었다. 2년 전에는 출전할 수 없었던 전지희는 7년의 요건을 모두 채우고 이번 대회부터 세계선수권 국가대표로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게 됐다. 2단식 주자로 나선 전지희는 그리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며 기대에 부합했다. 힘이 넘치는 빈터 사빈을 세기로 요리하며 3대 0(11-4, 13-11, 11-7) 완승을 거뒀다. 룩셈부르크전에 이어 자신의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경기를 연승으로 장식하며 산뜻하게 테이프를 끊었다.

하지만 한국의 위기는 계속됐다. 3단식에 나선 양하은이 독일의 히든카드 미테람 니나에게 2대 3(11-4, 11-7, 7-11, 6-11, 5-11) 역전패를 당하면서 다시 끌려간 것. 이번에도 전지희가 불을 껐다. 4단식 경기에서 독일 에이스 솔야 페트리싸를 3대 0(11-6, 11-7, 12-10)으로 잡아내며 또 한 번 균형추를 맞췄다. 전지희는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었지만 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등 이미 큰 대회를 숱하게 경험한 베테랑이다. 베테랑다운 기량을 마음껏 펼쳐냈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서효원이 마지막 5단식을 잡아내며 마침표를 찍었다. 2년 전 트라우마를 털어냈다.

매치스코어 2대 2에서 시작된 5단식은 마지막 승부처였다. 서효원이 빈터 사빈을 만났다. 서효원은 2년 전 16강전에서 바로 이 선수에게 큰 상처를 안았었다. 첫 단식에서 빈터 사빈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한국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었던 것. 서효원은 초반 고전했다. 두 게임을 먼저 내주고 3게임마저도 끌려갔다. 한국 벤치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2년 전 아픔이 재연되는 듯했다. 서효원은 그냥 주저앉지 앉았다. 듀스접전 끝에 3게임을 가져와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힘이 좋은 상대에게 역습 대신 끈질긴 커트로 실수를 유도했다. 이후부터 서효원이 경기를 주도했다. 4게임을 하프스코어로 잡아냈고, 5게임도 먼저 엔드체인지를 이뤄냈다. 후반 잠시 역전을 허용하며 또다시 불안감을 드리웠으나 차분하게 풀어갔다. 8-8이 마지막 균형추였다. 결국 서효원의 3대 2(7-11, 4-11, 12-10, 11-5, 11-8) 승리가 확정됐다. 초반 열세를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한국 여자팀 벤치. 초반 고비를 넘고 목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초반 2연승으로 그룹 예선 수위 목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 대회에서 아픔을 줬던 상대를 극복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은 승부 외에도 큰 소득이었다. '귀화 에이스' 전지희가 기대 만큼의 활약으로 팀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도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가능하게 할 요소가 되고 있다. 여자팀의 다음 경기 상대는 태국이다. 예선 D그룹에 속한 한국은 조 수위를 차지해 8강에 직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룹 톱-시드는 홍콩이지만 독일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강자였다. 초반 최대 고비를 넘고 순항을 시작했다. 예선 네 번째 경기가 될 홍콩전이 조 수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남자팀도 폴란드를 꺾고 서전을 장식했다. 에이스 이상수의 경기모습.

한편 여자 독일전에 앞서 치러진 남자부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 남자팀도 폴란드에게 승리했다.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이상수(국군체육부대),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이 차례로 나서 모든 매치를 승리했다. 남자팀의 두 번째 상대는 역시 유럽의 복병 오스트리아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저녁에 경기가 시작된다.
 

▲ (할름스타드=안성호 기자) 남자팀 벤치. 이번 대회에서 4강 이상을 노리고 있다.

29일 스웨덴의 소도시 할름스타드에서 개막한 이번 대회는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이후 2년 만의 단체전 세계선수권대회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2년 동안 한 회차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연다. 홀수 해엔 개인전, 짝수 해엔 단체전이다. 이번 대회는 작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치러진 개인전과 함께 제5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완성하는 대전이다. 경기는 내달 6일까지 8일간의 대장정이다. 이번 대회는 특히 새로운 진용의 대표팀이 한국탁구의 향후 성패를 걸고 싸우는 중요한 무대다. 올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점이어서 관심도도 매우 높다. 2년 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었던 직전 단체전에서 한국은 남자는 4강에 복귀했지만 여자는 16강에 머물렀었다.

한국 첫날 경기 전적

▶ 여자 D그룹 예선 1라운드 | 대 룩셈부르크(3대 0 승)
전지희 3(11-8, 11-8, 9-11, 11-4)1 DE NUTE Sarah
양하은 3(11-6, 11-9, 11-4)0 NI Xia Lian
서효원 3(11-5, 11-3, 11-7)0 KONSBRUCK Danielle

▶ 여자 D그룹 예선 2라운드 | 대 독일(3대 2 승)
서효원 1(11-6, 7-11, 9-11, 5-11)3 SOLJA Petrissa
전지희 3(11-4, 13-11, 11-7)0 WINTER Sabine
양하은 2(11-4, 11-7, 7-11, 6-11, 5-11)3 MITTELHAM Nina
전지희 3(11-6, 11-7, 12-10)0 SOLJA Petrissa
서효원 3(7-11, 4-11, 12-10, 11-5, 11-8)2 WINTER Sabine

▶ 남자 D그룹 예선 1라운드 | 대 폴란드(3대 0 승)
정영식 3(13-11, 8-11, 10-12, 11-8, 11-6)2 DYJAS Jakub
이상수 3(11-7, 11-8, 8-11, 11-5)1 FERTIKOWSKI Pawel
장우진 3(11-7, 11-3, 10-12, 11-2)1 BADOWSKI Ma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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