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름스타드 2018 제5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봉박두 ②

할름스타드 2018 제5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봉박두 ①에서 계속

오는 29일부터 내달 6일까지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제5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단체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새로운 진용의 대표팀이 한국탁구의 향후 성패를 걸고 싸우는 중요한 무대다. 올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점이어서 관심도도 매우 높다. 경기방식과 일정 등 이번 대회 관전을 위한 정보들을 정리한다.
 

▲ 여자팀은 두 대회 연속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쓸쓸히 퇴장하던 2년 전의 모습. 이번 대회에서는 다를 것이다. 월간탁구DB.

중요 분기점 선 한국 남녀 대표팀

특기할 것은 이번 대회 대표팀은 남녀 모두 중요한 분기점에 서있다는 것이다. 남자팀은 ‘마침내’ 주세혁 없이 출전한다. 오랫동안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해왔던 수비수 주세혁이 은퇴한 공백을 무리 없이 메울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남자탁구의 향후 성패도 갈릴 전망이다. 이제는 베테랑에 가까워진 이상수와 정영식, 2년 전 이미 세계선수권 단체전 무대를 경험한 ‘신성’ 장우진, 한국선수권자 김동현과 국제형 왼손 셰이크핸더 임종훈이 ‘새 시대’를 열 주인공들이다.

두 대회 연속 16강에 그쳤던 여자팀은 ‘마침내’ 전지희가 힘을 더한다. 귀화 7년을 채우고 온전한 태극마크 자격을 획득한 전지희는 주전 부재로 시름해온 여자팀 입장에선 ‘천군만마’다. 2년 전 16강에서 상처를 안긴 독일을 예선에서 만나지만 ‘빠진 이’를 채워 넣은 한국은 그때와 다른 팀이다. 경험이 쌓일 대로 쌓인 서효원과 양하은, 실업 중견으로 역시 많은 국제경험을 보유한 유은총, 더 먼 미래를 내다보는 김지호가 대표팀 멤버들. 여자팀은 또한 지난해 합류해 메이저 대회에 첫 출전하는 중진융 코치의 벤치도 관심사다. 코트에서 벤치에서 중국 출신들이 가세한 여자팀이 재도약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을까(대표팀 명단).
 

▲ 최근 컨디션 상승세에 진입한 양하은. 에이스의 책무가 주어져 있다. 월간탁구DB.
 

지금까지 한국탁구는 단체전에서 남녀를 합쳐 모두 25회 시상대에 올랐다. 그 중에는 한국 구기 사상 최초 우승이었던 ‘사라예보 신화(1973)’도 있고, 남북단일팀 코리아가 일궈낸 ‘지바의 작은 통일(1991)’도 있다. 또한 1987년과 1989년 여자팀, 2006년과 2008년 남자팀이 연출했던 아까운 연속 준우승 기록도 있다(역대 전적표).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현재의 한국대표팀은 중국과 정상을 다투던 전성기와는 차이가 있다. 남녀팀 모두 초반부터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반전의 가능성’은 중요해진다. 4강전, 결승전이 이어지는 5일과 6일에도 코트에 남아 승리를 다툴 수 있다면, 그래서 스물여섯 번째, 스물일곱 번째 시상대에 다시 설 수 있다면 한국탁구는 비로소 새로운 전성기를 꿈꿀 수 있게 될 것이다.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으로 다시 한 번 탁구붐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도 이번 대회의 성패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당부한다(경기일정표).
 

▲ 노장의 반열에 오른 서효원. 후배들과 함께 다시 뛴다. 월간탁구DB.

 

세계대회 유치 나선 부산시, 그리고 한국탁구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탁구가 경기 외적으로도 중요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는 것도 덧붙여 특기해둘 점. 그것은 부산시가 뛰어든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유치전이다.

지난해 10월 ITTF에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부산시는, 이번 대회 기간 중인 5월 1일 열리는 ITTF 총회에 유치단을 파견해 현지 홍보활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9일,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IOC위원, 박재민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제탁구연맹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대회 개최지 후보는 부산과 함께 미국 새너제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등 세 곳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지난해 독일 뒤셀도르프 개인전과 이번 스웨덴 할름스타드 단체전, 그리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내년 개인전까지 3년 연속 유럽에서 대회를 유치한 만큼 대륙 안배 차원에서 미국과 한국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ITTF를 대표해 방한했던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은 “한국도 상당히 유력한 후보”라며 긍정적인 기운을 전한 바 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제외한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거대 이벤트다. 부산시는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을 유치할 경우 같은 해 열리는 도쿄올림픽 직전 대회의 반사이익과 함께 부산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탁구강국에 걸맞지 않게 아직까지 단 한 번의 세계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탁구계 입장에서도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한국탁구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마침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전지희. 결과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기대한다. 월간탁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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