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2018 헝가리오픈

올해 첫 월드투어로 치러진 2018년 헝가리오픈 남녀단식 우승은 중국의 판젠동과 왕만위가 차지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1일 모두 마무리된 결승전에서 판젠동은 자국 후배 왕추친을 4대 1(11-6, 9-11, 11-7, 14-12, 11-3)로 이겼고, 왕만위는 쑨잉샤와의 차세대 간판 라이벌 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 판젠동이 올해를 월드투어 우승으로 시작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1번 시드이자 최강자였던 판젠동의 우승보다 왕만위의 우승이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왕만위는 8강전에서 현 세계1위 첸멍을 4대 1(11-8, 7-11, 14-12, 13-11, 11-7)로 이긴데 이어, 4강과 결승에서 첸싱통, 쑨잉샤 등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다투는 라이벌들을 연파하고 올해 첫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첸싱통, 쑨잉샤, 왕만위 세 선수는 2017년 월드투어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선수들이다. 첸싱통이 가장 먼저 헝가리오픈을 우승했고, 뒤를 이어 쑨잉샤가 일본오픈, 왕만위가 오스트리아오픈에서 각각 우승하며 월드투어 첫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었다. 왕만위는 현재 중국슈퍼리그(CTTSL)에서 류스원에 이어 개인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기도 하다. 중국슈퍼리그에서는 첸싱통, 쑨잉샤를 상대로 쉽게 승리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두 경기 모두 대단한 접전을 펼친 끝에 진땀 승을 거뒀다.
 

▲ 여자단식 우승자 왕만위. 라이벌들을 제압하고 앞서가기 시작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첸싱통과 맞붙은 4강전에서는 무려 네 번의 듀스 끝에 4대 3(12-14, 13-11, 11-8, 11-13, 15-13, 9-11, 11-5)으로 승리했고, 쑨잉샤와의 마지막 결승전에서도 또 한 번의 풀-게임접전을 펼쳐 4대 3(9-11, 11-6, 10-12, 11-8, 9-11, 11-8, 11-4)으로 승리했다. 세 선수 모두 현재 중국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유망주들답게 한 치도 양보 없는 접전을 펼쳤다.

특히 왕만위와 쑨잉샤의 결승전은 마지막까지 누가 승리할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접전이었다. 첸싱통과의 4강전처럼 개별 게임마다 듀스 접전이 벌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한 선수 연이어 무너지는 법 없이 6게임까지 3대 3 시소게임을 펼쳤다. 왕만위는 빠르고 거침없는 포어핸드 전환으로 상대방을 압박했고, 쑨잉샤는 빠른 백핸드 랠리를 바탕으로 왕만위의 포어 코스를 공략해 발을 묶었다. 결국 최종 승부는 마지막 게임까지 가서야 결정 났다. 왕만위는 3게임에서 먼저 게임 포인트에 도달하고도 듀스 접전 끝에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곧바로 승리하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4게임이 전체 흐름의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 우승 직후 ITTF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경기 상황이 잘 드러난다.

“부다페스트에서 승리하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 나는 경기를 통해 쑨잉샤의 서브에 익숙해져 있었고, 오늘 정신적으로 아주 강했기 때문에 여러 번 경기를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 준우승한 쑨잉샤도 중국 여자탁구 차세대 간판으로 꼽히는 선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중국의 ‘영건’ 왕만위와 쑨잉샤는 현재 신(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가고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를 포함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 총 4번의 맞대결을 펼쳐 정확히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첫 맞대결은 지난해 일본오픈 4강전으로 쑨잉샤가 4대 0(16-14, 11-9, 14-12, 11-7) 완승을 거뒀고,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오스트리아오픈 4강전에서는 왕만위가 4대 2(7-11, 11-6, 11-8, 11-6, 6-11, 11-5)로 승리하며 곧바로 설욕에 성공했다. 두 선수 모두 일본오픈과 오스트리아오픈이 자신의 첫 월드투어 우승 타이틀이었다. 그리고 주니어 최고 선수를 가린 리바델가르다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는 쑨잉샤가 접전 끝에 4대 3(6-11, 11-8, 11-8, 12-14, 8-11, 11-6, 14-12)으로 승리했고, 올해 첫 대회였던 이번 헝가리오픈 결승에서는 반대로 왕만위가 4대 3 승리를 거두며 또 한 번 균형을 맞췄다.
 

▲ 남녀복식도 중국이 모두 우승했다. 남자복식을 우승한 판젠동-위지양 조. 사진 국제탁구연맹.

놀라울 것도 없는 얘기지만 중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남녀단식 외에도 남녀복식도 모두 우승했다. 남자 개인복식은 판젠동-위지양 조가 결승전에서 벨라루스의 블라디미르 삼소노프-파벨 플라토노프 조를 3대 0(11-5, 11-5, 11-4)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판젠동은 대회 2관왕. 여자복식은 단식에서 왕만위에게 패한 쑨잉샤와 첸싱통이 힘을 합쳐 우승했는데, 결승 상대가 바로 왕만위-첸커 조였다. 3대 0(14-12, 11-8, 11-8) 일방 승부였다. 첸커는 21세 이하 단식에 따로 출전해 우승하기도 했다. 이로써 중국 여자탁구 차세대 주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우승컵 하나씩을 나눠가진 셈이 됐다. 남자 21세 이하 단식은 대만의 린윤주가 우승했다.
 

▲ 올 시즌에도 12회의 월드투어가 열린다. 헝가리오픈이 첫 문을 열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번 대회는 올 시즌 국제탁구연맹이 주관하는 월드투어의 첫 문을 연 대회였다. 올해 국제탁구연맹은 올해 모두 열두 번의 월드투어를 치른 뒤 12월 그랜드 파이널스를 통해 총 결산한다. 대회 규모와 비중에 따라 플래티넘 6회와 레귤러 6회로 구분해 치르는 것도 작년과 같으며,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치러진 이번 헝가리오픈은 레귤러대회였다. 국가상비군 선발전이 한창인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올해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다음 대회는 3월 6일부터 11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플래티넘 대회로 열리는 2018 카타르오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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