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한금융 한국탁구챔피언십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 (대구=안성호 기자) 삼성생명이 마침내 스무 번째 종합선수권 우승고지에 올랐다.

삼성생명 여자탁구단이 20회째 전국종합선수권 단체 정상 고지를 등정했다. 26일 오후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제71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 결승전에서 전년도 우승팀 포스코에너지를 무너뜨렸다.

삼성생명 여자탁구단이 종합선수권 단체전을 우승한 것은 이번으로 정확히 스무 번째다. 1980년 34회 대회 첫 우승 이후(당시 제일모직) 1982년 36회 대회부터 1988년 42회 대회까지 7연패, 1993년 47회 대회부터 2001년 55회 대회까지 9연패의 대기록을 세우는 등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최고 명문팀의 입지를 굳게 다져왔다.
 

▲ (대구=안성호 기자) 정유미가 1단식에서 유은총을 잡아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삼성생명 여자탁구단은 적어도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 2004년 58회 대회를 우승한 이후로는 단체전 우승과 거리가 있었다. 박해정, 류지혜, 이은실 등 주전들이 은퇴한 이후 세대교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똑같이 19회 우승을 기록했다가 남자탁구단이 먼저 20회 우승 고지를 밟았던 작년 대회 때도 여자팀은 4강전에서 포스코에너지에 패해 3위에 머물렀었다.
 

▲ (대구=안성호 기자) 2단식은 승부처였다. 최효주가 상대 에이스 전지희를 잡았다.

절치부심하던 삼성생명은 작년 초 유남규 감독을 영입하면서 팀 전력을 새로 짰다. 숱한 경험을 가진 명장 유남규 감독의 지휘 아래 왼손 에이스 최효주와 정유미, 조하라, 조유진, 박세리 등 주전들의 팀-워크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면서도 삼성생명은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유남규 감독 부임 후 출전한 아홉 번의 대회에서 여덟 번이나 결승에 올랐지만 번번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대회를 앞두고 고교 최고 유망주 김지호(이일여고)와 김유진(청명고)을 스카우트해 두터운 선수층을 구성했고, 한층 충만해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매 경기를 치러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한 해를 마감하는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국내 최강 명문팀의 위상을 확인했다.
 

▲ (대구=안성호 기자) 파격적인 선수기용이었다. 최효주와 김지호가 복식조로 나서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전에서 만난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우승팀이었다. 2011년 창단, 팀 역사는 짧지만 전지희, 유은총이 쌍두마차로 활약하며 신흥강호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팀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종합선수권 4강전에서 바로 이 팀에 패했다. 하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삼성은 정유미, 최효주가 1, 2단식에 나와 상대 유은총, 전지희를 차례로 제압한 뒤 복식도 승리하며 완벽하게 경기를 매조지었다. 특히 세 번째 매치였던 복식은 기존의 정유미-최효주 조 대신 신인 김지호를 최효주와 함께 기용하는 파격으로 상대를 흔들어 승리를 거뒀다. 삼성의 새로운 복식조는 풀게임 초접전으로 이어진 경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결국 최종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기쁨을 누렸다.
 

▲ (대구=안성호 기자) 여덟 번째 오른 결승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유남규 감독은 승리 직후 진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팀의 스무 번째 우승을 이끈 유남규 감독은 경기 직후 “지호와 효주는 이전까지 복식을 맞춰본 적이 없다. 경기를 앞두고 좀 더 공격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느낌이 와 기용했는데, 다행히 맞아떨어졌다. 전체 경기 승부처는 최효주가 상대 에이스 전지희를 잡은 2단식이었다. 잘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승인을 밝혔다. 유남규 감독은 경기 직후 진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숱한 우승 경험을 가진 명장도 오랜 마음고생을 피해가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여덟 번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스포츠 세계에서 2등은 소용없다. 마침내 우승했다.”고 감격해했다. 그러면서 유 감독은 “우승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 감독의 말을 잘 따라 빈틈없이 작전을 수행했다. 팀-워크도 좋았다. 우승의 공은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 스무 번째 우승을 달성했으니 이제는 부담 없이 더 많은 우승을 노리겠다.”고 정상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 (대구=안성호 기자) 우승이다! 우승 직후 기뻐하는 삼성생명 벤치.

삼성생명은 명실상부한 최강팀이다. 결과가 말해주듯 어느 팀보다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주전들에 더해 2018년 최대어로 꼽히는 김지호와 김유진이 동시 입단하면서 팀 전력은 더 강해졌다. 마침내 국내 정상을 탈환한 삼성생명은 향후 대회에서도 계속해서 최정상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통산 20회 우승을 달성한 삼성생명 여자탁구단의 기록행진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더 가치 있다.
 

▲ (대구=안성호 기자) 삼성의 기록행진은 현재진행형이다. 팀 전력은 더 강해졌다.

여자단체 결승전 경기결과
▶ 삼성생명 3대 0 포스코에너지

정유미 3(4-11, 11-8, 13-11, 8-11, 11-9)2 유은총
최효주 3(6-11, 11-8, 11-4, 11-4)1 전지희
최효주-김지호 3(8-11, 13-11, 5-11, 11-9, 13-11)2 전지희-유은총
김지호 -(-)- 김별님
조유진 -(-)- 최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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