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 주니어탁구선수권 파견 대표 남녀 각 4명 최종 확정

신유빈(청명중)이 역대 최연소 주니어대표에 선발됐다.

충남 당진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올해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파견 대표 선발전에서 신유빈은 2차 토너먼트 1위에 오르며 자력으로 주니어탁구대표팀에 선발됐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가 주최하고 한국중‧고탁구연맹(회장 손범규)이 주관을 맡아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치른 이번 선발전은 이전과는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풀-리그 후 다승 순으로 선발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하여 네 차례 토너먼트로 대표선수를 뽑았다. 마치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 진행방식을 보는 듯했다.
 

▲ (당진=안성호 기자) 중학교 1학년 신유빈이 주니어대표팀에 선발됐다. 2차전을 우승했다.

이를테면 순차적으로 치러지는 토너먼트에서 먼저 우승한 선수는 선발을 확정짓고 다음 토너먼트에 나가지 않는 형식이었다. 앞선 토너먼트 상위 입상자들에게는 다음 토너먼트 단계별 시드 배정(2위 4강, 3위 8강)으로 우선권을 부여했다. 상대성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마지막 4차 토너먼트는 앞선 경기들에서 연속 결승에 진출한 선수에게 선발 권한을 주되 2위가 각각 다를 경우 최종 승부를 치르도록 했다. 결국 네 차례 토너먼트 네 명의 우승자가 대표팀을 구성한 셈이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엔트리는 남녀 각 4명이다.

금년 상비2군,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탁구선수권대회 대표, 그리고 각종 전국대회 개인단식 상위 입상자들 등등 청소년탁구 강자 남녀 30명씩 총 60명이 3일간 열전을 치른 이번 선발전은 달라진 방식을 따라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신유빈이었다.

신유빈의 선발조짐은 1차 토너먼트부터 일었다. 최종전에서 청명고 3학년 수비수 김유진에게 패해 2위를 기록했으나 결승에 오르기까지 박지은(호수돈여고), 유소원(근화여고), 강다연(문산수억고) 등등 국내 주니어 강자들을 줄줄이 꺾었다. 2위로 2차 토너먼트 4강에 직행했다.
 

▲ 최근 열린 55회 전국남녀 중‧고학생 탁구대회에서 중학무대 첫 개인단식 우승을 달성했던 신유빈. 월간탁구DB.

2차 토너먼트에서 신유빈은 다시금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여고부 랭킹 1위 김지호(이일여고)를 4강전에서 3대 0으로 완파했다. 이어진 결승전에서는 김예린(문산수억고)마저 3대 1로 꺾고 끝내 우승했다. 단 두 번의 토너먼트 끝에 당당히 주니어대표가 됐다.

신유빈은 ‘탁구신동’으로 일찍부터 유명세를 떨쳐온 유망주다. 실제 기량도 ‘역대급’이어서 또래 중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학년별 단식을 치르는 초등학교 교보생명컵에서 남녀 통틀어 전 학년 우승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선수다. ‘최연소’ 수식을 달고 다니며 수많은 기록을 작성했다. 종합대회에서는 성인 선수를 꺾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학교에 진학한 올해도 신유빈은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 3학년 선배들을 모두 꺾고 1위로 카데트 대표에 선발된 뒤, 지난 6월 아산에서 치러진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선수권대회에서 6년 만에 한국이 단체전 결승에 진출하는데 선봉에 섰다. 최근 끝난 55회 회장기 대회에서는 선배들의 견제를 뚫고 개인단식에서 중학무대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 직후 열린 이번 선발전에서 카데트를 넘어 주니어 무대까지 빠르게 평정한 것이다.
 

▲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신유빈은 패배의 아픔을 겪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 성장의 좋은 약이 됐다. 월간탁구DB.

신유빈의 선전은 성적을 넘어서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 최근 세계 여자탁구는 상위권 선수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히라노 미우, 이토 미마 등 일본 간판들은 10대 중반에 세계 TOP10에 진입했다. 올해 아시아 주니어선수권 전관왕 쑨잉샤는 ITTF 월드투어에서 자국의 세계 톱랭커들을 심심찮게 꺾으면서 차세대 여왕 자리를 예약했다. 침체기에 빠져 신음 중인 한국 여자탁구 역시 국제무대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대주들의 두드러지는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만 13세 주니어대표 신유빈이 그 가능성을 밝혀주고 있다.

소속팀 청명중에서 신유빈을 전담 지도하고 있는 황성훈 코치는 “유빈이가 카데트 입성 이후 국제무대 등에서 강자들과 싸워보면서 근성이 많이 단단해졌다. 최근 대회에서 연달아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높은 기술적 완성도를 이기기 위한 승부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주니어대표 선발을 확정한 뒤 신유빈은 “대표팀에 들어서 기분 좋지만 이길 수 없을 줄 알았던 언니들을 이겼다는 것이 더 신기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어린 기대주가 선봉에서 뛰게 될 올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당진=안성호 기자) 여자주니어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김유진, 신유빈, 김지호, 김예린. 언니들이 잘 이끌어줄 것이다.

한편 신유빈 외에 여자주니어대표팀은 1차 토너먼트 우승자 김유진(청명고)과 함께 김지호(이일여고), 김예린(문산수억고)이 선발됐다. 여고부 최강자 김지호는 2차 토너먼트에서 신유빈에게 패한 충격을 3차 토너먼트 1위로 만회했으며, 1차전에서 4강을 기록한 뒤, 2, 3차전에서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던 김예린은 4차전 없이 우선권에 의해 자동 선발됐다.

남자부는 1차전 안재현(대전동산고), 2차전 백호균(화홍고), 3차전 김병현(대전동산고), 4차전 곽유빈(창원남산고)이 각각 우승하면서 대표팀 승선을 확정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안재현과 함께 복식을 우승했던 황민하(중원고)는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올해 세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는 오는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이탈리아의 소도시 리바델 가르다에서 열린다. 작년 대회에서 한국은 올해 삼성생명에 입단한 조승민의 활약 속에 남자복식 금메달(조승민-안재현), 혼합복식 금메달(조승민-김지호), 남자단체전 은메달, 남자단식 은메달(조승민), 여자단체전 동메달 등 모두 5개의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새로 꾸려진 대표팀이 선전을 이어갈 채비를 시작했다. 남자 안재현, 여자 김유진과 김지호는 작년 대회에 이어 연속 출전하는 멤버들이다.
 

▲ (당진=안성호 기자) 남자주니어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안재현, 백호균, 김병현, 곽유빈. 안재현은 작년, 재작년 대회에 이은 3연속 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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