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실업탁구 챔피언전

포스코에너지의 유은총이 올해 실업챔피언전 여자단식을 우승했다.

20일 철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렛츠런파크의 박주현을 3대 2(9-11, 9-11, 11-9, 11-9, 14-12)로 이겼다.
 

▲ (철원=안성호 기자) 유은총이 실업챔피언전 여자단식을 우승했다.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4강전에서 팀동료 김별님을 3대 1(11-4, 11-4, 6-11, 11-9)로 이기고 결승에 오른 유은총은 결승전에서 먼저 두 게임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상대 박주현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전지희(포스코에너지)에게 4강전에서 3대 2(8-11, 11-4, 13-11, 9-11, 11-9)의 승리를 거두면서 기세가 올라 있었다.

하지만 유은총은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세 번째 게임부터 상대의 기세에 강하게 맞서면서 조금씩 실점을 만회해갔다. 특유의 가늘고 높은 파이팅 소리가 높아지면서 경기 분위기도 조금씩 반전됐다. 강점인 서브도 결정적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결국 두 게임을 가져오면서 승부는 원점부터 다시 시작됐다.
 

▲ (철원=안성호 기자) 4강전에서 전지희를 꺾은 박주현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마지막 5게임은 전체 경기의 축소판이었다. 박주현이 먼저 앞서갔고, 유은총이 추격했다. 매치포인트도 두 점이나 먼저 내줬다. 8-10에서 유은총의 패기와 서브가 빛을 발했다.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으로 듀스를 이뤄냈고 세 번의 어게인 끝에 결국 승부가 결정됐다. 승자는 유은총이었다. 직전 복식에서도 우승한 유은총은 이로써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만 2관왕이 됐다. 단체전도 우승을 노리고 있는 만큼 3관왕도 가능한 상황이 됐다.

유은총은 경기 직후 “실은 4강전에서 지희(전) 언니가 올라올 줄 알고 대비했다. 주현이와의 경기에 대한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초반 당황했다. 두 게임을 먼저 내줬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은 있었다. 서브에 자신 있었고, 스스로를 믿고 했다. 작년쯤부터 경기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자는 자세로 시합에 임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포기했을 텐데, 이번 경기에서 결국 이길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런 자세에서 나온 거 아닐까? 마지막엔 패기로 이겼지만 운도 좋았다.”라고 스스로 승인을 분석했다.
 

▲ (철원=안성호 기자)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우승 직후 재치 넘치는 세리머니 장면이다.

유은총은 현재 국가대표 신분이다. 지난 뒤셀도르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첫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64강전에서 폴란드의 중국계 수비수 리치안에게 허무하게 패했다. 유은총은 “국제무대와 국내무대는 확실히 다르긴 하다.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 경험을 좀 더 쌓아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유은총은 “국내무대에서처럼 국제무대에서도 해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욕심이겠지만 올해 안에 50~60위권 안쪽으로 진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철원=안성호 기자) 소속팀 김형석 감독과 함께 한 유은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에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삼성생명의 박강현이 KGC인삼공사의 임종훈을 3대 1(11-9, 13-11, 5-11, 11-7)로 이기고 우승했다. 박강현은 작년 챔피언전 준우승자다. 여자부 챔피언 유은총 역시 마찬가지다. 남녀 모두 작년 준우승자가 올해 챔피언이 됐다. 어쨌든 한국탁구는 성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철원실내체육관에서 개막한 2017 실업탁구챔피언전은 남녀단복식 챔피언을 모두 가려낸 현재 단체전 결승전만을 남기고 있다.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 열 시부터 시작되는 단체전 결승에는 남자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 여자 삼성생명과 포스코에너지가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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