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7 호주오픈

조승민(19‧삼성생명)이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리고 있는 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7 호주호픈 남자 개인단식 4강에 올랐다.

6일 오전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8강전에서 조승민(세계89위)은 일본의 톱-랭커 미즈타니 준(세계7위)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으로 전진에서의 세밀함과 중진에서의 노련함까지 고루 갖춘 미즈타니 준은 한국 선수들의 ‘천적’이나 다름없었던 선수다. 한국 간판들인 이상수(국군체육부대)나 정영식(미래에셋대우)도 국제무대에서 거의 이겨보지 못한 상대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도 한국대표로 나선 서현덕(국군체육부대)을 4대 0(11-9, 11-8, 11-5, 11-8)으로 이겼다.
 

▲ 조승민이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 올랐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게다가 중국의 강자들이 출전하지 않은 이번 대회에서 미즈타니 준은 남자단식 1번 시드였다. 강력한 우승후보를 한국의 신예가 처음 만난 국제무대에서 돌려세운 것이다. 미즈타니와 같은 왼손 전형인 조승민은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이며 앞서갔다. 게임스코어 3대 1에서 추격을 허용했지만 최종 7게임에서는 상대보다 더 빠르고 더 질기게 미즈타니를 공략하며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4대 3(11-9, 8-11, 11-5, 11-7, 6-11, 8-11, 11-4)의 극적인 승리였다.

조승민은 전 날 저녁에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장우진(미래에셋)을 꺾고 올라온 인도의 복병 셰티 사닐을 4대 0(11-9, 11-3, 11-6, 11-7)으로 완파했다. 기세를 몰아 대회 최고 랭커이자 일본 에이스를 잡고 훨훨 날았다. 미즈타니와 조승민의 랭킹 차는 무려 82계단에 이른다. 랭킹포인트도 어떤 대회보다 많이 주어지는 플래티넘에서 꿩도 잡고 매도 잡았다.
 

▲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조승민. 8강전에서는 일본 톱-랭커 미즈타니 준을 이겼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올해 삼성생명에 입단하면서 성인무대 첫 해를 보내고 있는 조승민은 지난 몇 년간 주니어 최강자로 한국탁구 미래를 담보해온 선수다. 주니어 세계선수권도 고교 1년부터 3년 내내 출전했다. 세계대회에서 따낸 메달만 금 2, 은 3, 동 3 등 모두 여덟 개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중국을 꺾고 10년 만에 달성해낸 단체 우승을 견인했으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비록 마지막에 일본에 졌지만, 4강전에서 또 한 번 중국을 격파하는데 선봉에 서있었다.

국내 무대에서는 물론 적수를 찾기 어려웠다. 1년 후배 안재현과 ‘쌍두마차’로 소속팀 대전동산고를 최강으로 이끌었고, 종합선수권에서는 실업선배들과 대적하며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미 4강에 올랐었다. 2015년에는 우승자 박강현에게 패해 초반 탈락했지만, 지난해 다시 4강에 올라 존재감을 과시했다. 코리아, 체코, 벨로루시 오픈 등등 각종 국제 성인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선배 이상수에게 64강전에서 졌지만 국제무대 경쟁력만은 인정받았다. 세계대회 이후 꾸준히 투어에 나서며 실전감각을 다듬어온 ‘한국탁구 차세대 에이스’가 마침내 ‘껍질’을 깼다.
 

▲ 4강전에서 만날 상대 시몽 고지. 힘을 바탕으로 한 유럽형 선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조승민의 4강전 상대는 프랑스의 시몽 고지(세계16위)다. 강한 힘을 바탕으로 중진에서 묵직한 드라이브를 날리면서도 네트 앞 세밀한  플레이에도 능한 난적이다. 국제무대에서는 2011년 코리아오픈 U-21단식 예선전에서 딱 한 번 만나 조승민이 패한 적이 있다. 또 한 번 쉽지 않은 강호를 상대하는 조승민이 결승에 올라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조승민과 시몽 고지의 4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6일 저녁 일곱 시에 열린다.

한편 조승민과 함께 남자단식 입상에 도전했던 임종훈(KGC인삼공사)은 16강전에서 또 한 명의 일본 남자탁구 스타 마츠다이라 켄타(일본)에게 3대 4(11-13, 11-8, 11-3, 11-6, 7-11, 6-11, 11-13) 재역전패를 당했다. 여자부에서는 최효주(대한항공)가 일본의 시오미 마키에게 2대 4( 4(6-11, 12-10, 9-11, 10-12, 8-11)로 졌고, 이은혜(대한항공)는 중국의 왕만위에게 1대 4(11-8, 9-11, 9-11, 8-11, 7-11)로 패하면서 16강으로 대회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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