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항공 제23회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탁구선수권대회

안재현(대전동산고, 주니어 세계랭킹 3위)-황민하(중원고, 주니어 세계랭킹 13위)가 개인전 마지막 날 반전을 일으켰다.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7 대한항공 제23회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탁구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남자 주니어 개인복식 결승전에서 안재현-황민하 조는 타이완의 린윤주-리신양 조를 꺾고 최종 우승했다.
 

▲ (아산=안성호 기자) 안재현-황민하 조가 남자 주니어 개인복식에서 우승했다.

경기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린윤주(주니어 세계랭킹 10위)와 리신양(29위)은 랭킹에서는 한국 선수들에게 뒤지지만 상대하기 쉽지 않은 난적이었다. 한국과 같은 왼손(린윤주)-오른손 조합으로 끈끈한 호흡을 과시하며 강자들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4강전에서는 우승후보였던 중국의 쉬잉빈-유헤위 조를 완파했다. 특히 린윤주는 단체 준결승전에서 안재현과 황민하를 모두 이겼던 선수다. 지난 뒤셀도르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는 독일의 강자 스테거 바스티안을 이기고 주목 받았던 주인공이다.
 

▲ (아산=안성호 기자) 린윤주-리신양 조는 예상보가 강했다. 힘겨운 승부였다.

상대를 지나치게 경계한 탓인지 초반 한국 선수들은 경직된 모습으로 흔들렸다. 리시브는 자주 떠서 들어갔고, 상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매섭게 파고들었다. 결국 단 3점만 따내는데 그치며 첫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반전은 두 번째 게임부터 시작됐다. 초반 계속해서 끌려가던 한국 선수들은 벼랑 끝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듀스접전을 만들어냈다. 11-11에서 황민하의 치키타가 통했고, 상대의 리시브 범실이 겹쳤다. 결국 한국의 게임이 됐다.
 

▲ (아산=안성호 기자) 안재현과 황민하는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위기를 돌파해냈다.

하지만 타이완 선수들은 만만치 않았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른 공격으로 한국의 예봉을 꺾었다. 한국 홈 관중의 응원 소리도 높아져 갔지만 기어코 3게임을 가져갔다. 또 한 번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선수들은 4게임에서 한 점 한 점 신중한 플레이를 펼쳤다. 포인트는 양 팀에 번갈아 축적됐다. 결국은 9-9에서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공격이 연달아 터졌다.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고 추격에 성공한 안재현과 황민하의 기는 완전히 살아났다.
 

▲ (아산=안성호 기자) 결국은 우승했다. 가슴과 가슴으로!

마지막 게임은 한국의 페이스였다. 초반 시소게임의 고비를 넘은 뒤 빠르게 앞서갔다. 타이완 조가 끈질기게 추격했으나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안재현의 오른손 공격과 황민하의 왼손 공격이 계속해서 상대의 빈 코스를 꿰뚫었다. 상대를 7점에서 묶고 경기를 끝내는 순간 둘은 서로의 가슴을 맞부딪치며 기쁨의 교감을 나눴고, 신고 있던 탁구화를 들어올리는 재치 넘치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안재현-황민하 조가 남자 주니어복식을 우승했다. 최종 3대 2( 3-11, 13-11, 7-11, 11-9, 11-7) 승리!
 

▲ (아산=안성호 기자) 우승 직후 재치 넘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안재현과 황민하.

안재현-황민하 조의 남자 주니어 복식 우승은 지난 2003년 대회 임재현-조언래 조 이후 무려 14년 만에 나온 뜻 깊은 금메달이다. 경기 직후 안재현과 황민하는 “단체전과 단식에서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복식에서 조금이라도 만회한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첫 게임을 내주고 두 번째 게임에서도 3-7까지 뒤지던 순간 적극적인 공격으로 고비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상대가 생각보다 너무 강했지만 끝까지 공격 작전을 고수한 것이 결국은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 (아산=안성호 기자) 더욱 열심히 해서 세계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안재현과 황민하는 국내 고교 랭킹 1, 2위 선수들이다. 한국탁구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기대주들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번 대회에서 초반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마지막 날 둘이 합쳐 한국팀에 기어이 우승컵을 선물했다. 안재현과 황민하는 “이번에 만난 선수들은 연말 세계대회에서도 거의 다시 만날 상대들이다. 강한 적수들이라는 것을 실감했으니 세계대회에서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올해로 주니어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두 선수는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기분 좋게 성인무대로 가겠다.”면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 (아산=안성호 기자) 함께 우승을 일궈낸 이세돈 코치의 벤치.

이로써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조금은 부진했던 한국 선수단은 마지막 날 경기에서 값진 금메달을 선물 받고 한숨 돌리게 됐다. 현재 마지막 경기인 남녀주니어단식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하나(남자주니어복식), 은메달 둘(남자주니어 단체전, 여자카데트 단체전), 동메달 셋(여자주니어 단체전, 남자카데트 단체전, 여자주니어(김지호-강다연) 복식) 등 모두 여섯 개의 메달을 따내고 모든 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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