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승 뒤 '구호' 따서 결성한 응원단 선수들 격려 예정

탁구계에 최근 ‘으랏차차 서포터즈’라는 단체가 생겼다. 이 남다른 이름의 응원단은 이 달 말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청소년대표 탁구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이다. 주니어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지현 감독이 평소 알고 지내던 생활탁구 동호인들에게 제안한 것이 결성의 계기가 됐다. 박 감독의 제안 이후 동호인들의 참여열기가 예상보다 높았고, 짧은 시일 동안 50여 명에 육박하는 동호인들이 동참의 뜻을 표해왔다고 한다. 본 대회까지 아직 많은 날이 남아있는 만큼 회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
 

▲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작년 대회에서 10년 만에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그 직후 펼쳐든 현수막의 으랏차차! 월간탁구DB.

바로 그 ‘으랏차차 서포터즈’가 오는 20일 공식적인 첫 활동에 나선다. 장소는 다름 아닌 태릉선수촌 승리관. 아산에서의 본 대회에 대비 태릉에서 강화훈련을 하고 있는 주니어 대표팀이 바로 이 날 국내 실업팀과 상비2군 선수들을 상대로 가상실전을 벌이는데, 으랏차차 서포터즈 회원들 약 3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아 실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인 것.

가상실전을 기획한 박지현 감독은 “작은 액션이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와 격려, 건강한 긴장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리허설을 준비했다”면서 “으랏차차라는 이름은 작년 대회 때 남자 주니어가 10년 만에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 순간 한국 응원단이 펼쳐든 현수막에 있던 표현을 빌린 것이다. 보다 좋은 성적으로 한국탁구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 한국탁구 재도약의 발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년 단체전 우승을 확정짓던 순간. 안재현은 이번 대회에도 출전한다. 월간탁구DB.

20일 오후 네 시경부터 시작하는 가상실전에서는 남녀 주니어 각 4명의 대표선수들이 국내 유력 실업팀 주전들을 상대로 실전을 벌인다. 남녀 각 3명의 카데트 대표선수들은 국가대표 상비2군 멤버들과 대결할 예정이다. 으랏차차 서포터즈 회원들은 선수들의 실전을 응원한 뒤 십시일반으로 모은 소정의 격려금도 전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공식 경기 뒤에는 선수촌 내 예배당으로 자리를 옮겨 훈련에 지친 선수들을 위로하는 작은 음악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박지현 감독은 “서포터즈 멤버들 중에 챔버팀이 있어서 한 30분 정도 짧은 이벤트도 계획했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선수들이므로 보다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게 긴장 해소와 창의성 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 이번 대회 대표선발전 때의 경기장 모습이다. 청소년 선수들은 한국탁구의 미래를 짊어진 주인공들이다.

오는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탁구선수권대회는 아시아 각국에서 온 주니어(18세 이하)와 카데트(15세 이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미래’ 들의 각축장이다. 아시아는 세계적 탁구강국들이 집중된 대륙이라는 점에서 대회에 쏠리는 관심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다. 2007년 횡성대회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대표선수들의 긴장감도 개막에 가까워질수록 배가되고 있는 중이다.

작년 리우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탁구는 갈수록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치러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탁구는 남자단‧복식 4강에 오른 이상수(27‧국군체육부대)의 선전으로 위안을 삼긴 했으나 나머지 종목에서는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재 일본에서 치러지고 있는 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7 일본오픈에서도 비중 있는 남녀 오픈단식에서는 단 한 명도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여자복식 결승에 진출했던 전지희(25‧포스코에너지)-양하은(23‧대한항공) 조도 중국의 10대 선수들 첸싱통-순잉샤 조에 2대 3(12-10, 11-8, 3-11, 7-11, 6-11)으로 패하고 준우승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 올해 아시아주니어대회 개최준비는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의 선전만 남아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선수들을 격려하던 모습이다. 월간탁구DB.

자꾸만 패배에 익숙해지고 있는 한국탁구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 선수들이 나서는 안방에서의 선수권대회에 쏠리는 관심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으랏차차! 각별한 염원을 담아 만든 응원단 이름처럼 우리 선수들은 ‘으랏차차’ 할 수 있을까. 20일 오후, 꾸준히 단련해온 과정의 한 단면을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산에서의 본 대회까지도 이젠 열흘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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