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뒤셀도르프 제5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닥공’ 이상수(27·상무)가 한국 선수로는 10년 만에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8강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20위 이상수는 4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 메세뒤셀도르프 경기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세계 13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41·벨로루시)를 4대 0(11-9, 11-1, 11-3, 11-9)으로 완파했다. 이상수는 한국 선수로는 지난 2007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유승민(현 IOC 선수위원)이 확득한 동메달 이후 10년 만에 남자단식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뒤셀도르프=안성호 기자) 이상수가 남자단식 8강까지 전진했다. 삼소노프도 이겼다.

이상수는 이날 ‘닥공’이라는 별명답게 첫 게임부터 삼소노프를 쉴 새 없이 밀어붙였다. 이상수는 테이블에 바짝 붙어 빠른 타이밍에 공을 쳐 냈고, 전진속공에 당황한 삼소노프의 라켓은 허공을 갈랐다. 첫 게임을 11-9로 잡아낸 이상수는 장기인 백핸드까지 살아나며 2게임 1점, 3게임 3점밖에 실점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4게임마저 11-9로 이긴 이상수가 삼소노프를 꺾는데 걸린 시간은 단 30분이면 충분했다.
 

▲ (뒤셀도르프=안성호 기자) 삼소노프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던 상대였다. 기대 이상의 완승을 거뒀다.

삼소노프는 지난 2001년 세계 2위까지 올랐던 벨로루시의 탁구영웅이다. ITTF 월드투어에서도 통산 최다우승 기록 보유자다. 현재도 세계 13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상수에겐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이상수는 40대에 접어든 삼소노프의 느린 몸놀림을 속공으로 파고들며 승리를 챙겼다. 이상수는 “1게임부터 빠른 공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작전을 세웠고 그대로 들어맞았다”며 “삼소노프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 (뒤셀도르프=안성호 기자) 8강 진출만도 10년 만이다. 메달로 마침표를 찍자! 김택수 감독과 이상수.

반면 올해 아시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정상은(27·삼성생명)은 웡춘팅(26·홍콩)에게 1대 4(7-11, 11-13, 8-11, 11-6, 7-11)로 덜미를 잡혔다. 이로써 기대를 모았던 이상수와 정상은의 8강 맞대결은 무산됐다. 정상은은 이날 웡춘팅의 강력한 서브에 고전했고, 쉬운 찬스를 번번이 놓치며 무너졌다. 정상은은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못 한 것이 패인”이라고 아쉬워했다.
 

▲ (뒤셀도르프=안성호 기자) 웡춘팅은 까다로운 이면타법을 구사하는 난적이다. 다시 한 번 최고의 경기력이 필요하다.

웡춘팅은 까다로운 이면타법을 구사하는 중펜 전형의 선수다. 8강에서 웡춘팅을 만나게 된 이상수는 “반드시 이겨서 상은이의 패배를 복수하겠다”며 “여러 번 상대해봤고, 붙을 때마다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에 실수만 줄인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상수는 “10년 전 유승민 선배처럼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수와 웡춘팅의 8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4일 밤 7시 15분경에 예정돼 있다. (세계탁구선수권 합동 취재단)
 

 
▲ (뒤셀도르프=안성호 기자) 잘하겠습니다. 선전을 다짐하는 이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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