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뒤셀도르프 꺾고 통산 네 번째 정상 등극

러시아 클럽 가즈프롬(Gazprom, 舊 오렌부르크)이 유럽 최고 탁구클럽에 등극했다.

가즈프롬은 독일 명문 뒤셀도르프와 맞붙은 2016/2017시즌 유럽탁구챔피언스리그(TTCLM) 결승전 두 경기를 모두 이겼다. 1차전 원정을 3대 0으로 이겼고, 12일 치러진 2차전 홈경기는 3대 2로 끝냈다. 뒤셀도르프는 홈에서 치른 1차전을 0대 3으로 패했기 때문에 2차전에서 완승이 필요했지만, 1단식 주자 크리스티안 카를손이 디미트리 옵챠로프에게 1대 3(9-11, 11-9, 8-11, 10-12)으로 패하면서 승부는 조기에 결정되고 말았다. 크리스티안 카를손은 프랑스 클럽 퐁투아즈 소속으로 우승했던 직전 시즌 가즈프롬과의 4강 1차전에서 디미트리 옵챠로프를 3대 1(12-10, 11-7, 6-11, 11-9)로 꺾으면서 우승의 수훈갑이 됐으나, 이번 시즌에는 정 반대 결과를 내며 분루를 삼켰다.
 

▲ 가즈프롬의 에이스 디미트리 옵챠로프가 우승을 확정한 직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ETTU.

이로써 가즈프롬은 2011/2012시즌 오렌부르크의 이름으로 차지했던 첫 우승 이후, 유럽탁구챔피언스리그에서만 네 번째 우승을 기록했고, 뒤셀도르프는 역시 가즈프롬에 결승전에서 패했던 2년 전 시즌을 재현하면서 또 다시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등이 주축이 된 가즈프롬은 지난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4강전에서 퐁투아즈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었다. 4강 1차전에서 에이스 디미트리 옵챠로프가 퐁투아즈 에이스 마르코스 프레이타스(포르투갈)와 크리스티안 카를손(스웨덴)에게 연패한 것이 탈락의 주요인이었다.

가즈프롬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같은 러시아의 라이벌 UMMC로부터 에이스 미즈타니 준(일본)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미즈타니 준의 영입은 곧바로 우승으로 직결됐다. 지난 시즌 역시 퐁투아즈에 패해 8강에서 탈락했던 뒤셀도르프도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단행했다.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한 패트릭 프란치스카(독일),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그리스) 등을 방출하고, 스테판 페겔(오스트리아 바인비에르텔), 크리스티안 카를손(프랑스 퐁투아즈), 안톤 칼베르그(독일 하겐) 등을 영입했다. 전력 보강의 효과로 승승장구했던 두 팀은 결국 최종전에서 만났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는 가즈프롬 선수들. 사진 ETTU.

결승 2차전 2단식에서는 미즈타니 준과 티모 볼이 맞대결을 벌여 미즈타니 준이 3대 0(11-7, 11-5, 11-8) 완승을 거뒀지만, 이미 우승 여부가 결정된 뒤 치러진 2단식부터 이후 경기들은 승패 자체에 큰 의미는 없었다. 단지 팀이 결승까지 오는데 많은 활약을 했던 미즈타니 준이 최종전에서도 존재감을 확인한 정도였다.

유럽탁구챔피언스리그는 올해부터 경기 방식이 바뀌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과 같이 한 팀에서 2명의 주전이 중복 출전하는 게 아니라, 한 팀에서 단 한 명의 선수만 중복 출전할 수 있게 했다. 4단식 이후 출전 선수 명단은 경기 당일 3단식 경기가 끝나고 정해지는데, 가즈프롬은 미즈타니 준이, 뒤셀도르프는 크리스티안 카를손이 5단식에 중복 출전했다. 미즈타니 준은 마지막 5단식도 승리하며 확실한 주역으로 팀 우승을 자축했다.
 

▲ 일본의 간판 미즈타니 준은 이번 시즌 동안 많은 활약을 펼쳤다. 사진 ETTU.

이번 시즌 가즈프롬은 디미트리 옵챠로프, 미즈타니 준,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을 구축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룹별 예선 포함 총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덴마크 클럽 로세킬레에 딱 한 번 패했는데, 그것도 A그룹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2진급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 나온 결과였다. 지난 시즌 이변의 결승 진출팀이었던 스웨덴의 애슬뢰브도, 유럽탁구챔피언스리그 4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클럽 뒤셀도로프도 가즈프롬의 전력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즈프롬은 이번 시즌 우승으로 유럽탁구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2011/2012, 2012/2013 시즌에서 2회 연속 우승했고, 2014/2015 시즌도 우승했었다. 가즈프롬은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첫 출전한 2010/2011 시즌에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를 앞세워 단번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더니, 바로 다음 시즌에는 디미트리 옵챠로프까지 영입하며 곧바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0/2011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5시즌 연속 결승에 진출해서 우승 3회, 준우승 2회의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 4강 탈락 이후에는 곧바로 미즈타니 준을 영입했고, 결국 네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유럽탁구챔피언스리그에서 최다 우승을 차지한 팀은 벨기에 명문 샤를루아로 통산 5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 뒤로 이번 시즌 1, 2위 팀인 가즈프롬과 뒤셀도르프가 4회로 나란히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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