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8강 이어 선전, 현지서도 ‘화제’

국제탁구연맹(ITTF)은 올해부터 월드투어의 레벨을 두 등급으로 구분하고 대회 횟수도 12회로 줄였다. ‘플래티넘 월드투어’와 ‘월드투어’다. 개최 횟수를 줄이는 대신 각 대회의 수준을 좀 더 프로에 걸맞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연말에 열리는 그랜드파이널은 이 열두 번의 대회를 결산하는 무대다.

대신 지난해 월드투어의 세 레벨 중 하나로 포함됐던 챌린지 대회들은 별도의 시리즈로 다시 구분했다. ‘ITTF 챌린지’의 이름으로 올해 총 11회가 열리는 오픈대회 그룹이다. 같은 개념의 월드투어로 취급해왔던 기존 구분에서 하향 조정한 셈이지만, 이름 그대로 보다 높은 수준의 대회에 진출하기 위한 도전, 혹은 준비의 의미를 지닌다. ‘도전의 장’이라면 경우에 따라 경기 분위기는 오히려 의욕적이고 치열할 수 있다.
 

▲ ITTF 챌린지 2017 슬로베니아오픈이 열리고 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현재 동구 유럽 슬로베니아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슬로베니아오픈이 바로 ITTF 챌린지 중 한 대회다. 세계적인 강호들이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강호의 꿈’을 가진 도전자들이 치열하고 의욕적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26일 개막한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는 이정우, 최원진, 한유빈(이상 보람할렐루야), 조대성, 박경태(이상 대광중), 김도엽이 참가하고 있다. 신생 실업팀 보람할렐루야 중심으로 대광중 유망주들이 도전 중이다. 여자는 이유진, 박주현(이상 렛츠런파크), 지은채,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강다연(문산수억고), 신유빈(청명중)이 나갔다. 유력 실업팀의 영건들과 학생 유망주들이다.
 

▲ 신유빈이 선전하고 있다. 21세 이하 여자단식 예선을 통과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그런데, 첫 날 남녀단식과 21세 이하 단식 예선경기를 치르고 이틀째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현재 현지에서 화제가 된 선수가 있다. 바로 한국팀 막내 신유빈이다. 신유빈은 21세 이하 단식 예선리그에서 두 명의 유럽 선수들을 꺾고 조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프랑스의 루시는 열일곱, 크로아티아의 도리나는 스무 살이다. 같은 개념으로 열세 살에 불과한 신유빈이 힘 넘치는 유럽의 ‘언니’ 들과 두 경기 다 풀-게임접전을 벌여 3대 2로 승리했다.

신유빈은 한국에서는 ‘신동’으로 이미 유명세를 떨쳐온 유망주다.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국내 또래들과의 경기에서는 마땅한 적수가 없다. 지난 코리아오픈 21세 이하 단식에서도 거뜬히 8강을 기록했고, 국제탁구연맹은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기량을 펼치는 꼬마 선수를 특별히 주목했다. 이번 슬로베니아오픈에서도 본선에 오르자 코리아오픈에 이은 연속되는 선전을 따로 조명하며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 ITTF도 한국의 탁구신동을 자주 조명하고 있다. 국제탁구연맹 홈페이지 캡쳐.

신유빈은 코리아오픈 경기들을 마치고 “탁구를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었다. 국내에서 치른 대회 결과가 어딘지 성에 차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성적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어른스러운 말을 하기도 했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한 경기라도 더 뛰는 것”이 목표라던 신유빈은 이미 두 번의 승리를 기록했다. 비록 오픈단식에서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말대로 내용만은 충실하려 노력했을 것이다. ITTF의 의도대로 ‘챌린지’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신유빈이다. 코리아오픈 이상의 성과를 노리는 슬로베니아오픈 21세 이하 여자단식 최종 결과가 궁금해진다.
 

▲ 대광중 3학년 조대성도 21세 이하 남자단식 본선에 진출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한편 남은 단식 예선과 21세 이하 종목을 모두 마무리 짓는 두 번째 날 경기를 앞두고 있는 현재 다른 한국 선수들도 선전하고 있다. 21세 이하 여자단식에서는 강다연도 1위로 본선에 올랐고, 지은채는 본선에 직행해 있다. 예선1라운드 그룹예선을 마친 여자오픈단식에서는 이은혜와 박주현, 이유진이 조 1위를 기록했다. 보람할렐루야의 주축들이 중심을 이루는 남자오픈단식에서는 이정우와 최원진이 조 1위로 예선 2라운드에 진출해있는 상태다. 네 선수가 도전한 남자 21세 이하 단식에서는 조대성 혼자 예선을 통과했다. ITTF 챌린지 2017 슬로베니아오픈은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