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번째 생일 앞두고 공식 선언

2012년 런던올림픽 챔피언 리샤오샤가 결국 은퇴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직후 이미 은퇴 의사를 밝혔었던 리샤오샤는 최근 자신의 28번째 생일(1988년 1월 16일생)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리샤오샤는 장이닝 은퇴 이후 궈위에, 궈얀, 딩닝, 류스원 등과 함께 세계 최강 중국여자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해온 선수다. 28세로 아직도 충분히 현역 생활이 가능한 나이지만 리샤오샤 역시 여느 중국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를 선택했다. 두터운 선수층의 중국탁구계에서 20대 후반 경 은퇴하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니다.
 

▲ 리샤오샤가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활약하던 모습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리샤오샤는 현역 시절 거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며 탁구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룬 선수다. 특히 4대 메이저대회(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그랜드파이널스) 개인단식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4대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은 덩야핑, 왕난, 장이닝, 딩닝 등 ‘탁구여제’로 일컬어지는 선수들만의 전유물이다. 리샤오샤 역시 중국 여자탁구 에이스는 물론 ‘여제의 계보(系譜)’를 이은 셈이다. 단체전에서는 중국대표팀 주전으로 세계선수권 3회 연속(2012 도르트문트, 2014 도쿄, 2016 쿠알라룸푸르) 우승을 이끌었다.

리샤오샤 - “나를 도와준 여러분 모두와 협회대표, 코치님, 친구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여러분들이 내게 준 가르침과 격려 덕분에 오늘날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미래에도 여러분들이 나를 응원하길 바란다. 무척 슬프지만, 나는 여러분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려한다. 나의 소중한 탁구와도, 최고의 중국 국가대표팀과도 작별해야 한다. 헤어지는 것은 항상 슬픈 일이지만, 나는 계속해서 탁구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국기에 최고의 자긍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할 것이다.” (ITTF 인터뷰 내용 中)

리샤오샤는 최고의 선수였지만, 2015년에는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한 위기를 겪었다. 늘 부상에 시달리며 훈련량이 많지 않았고, 자국의 슈퍼리그를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예전의 날카로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대표팀은 리샤오샤 말고도 딩닝, 류스원, 주위링, 첸멍 등의 주전 라인이 건재했기 때문에 리샤오샤가 그들과의 경쟁을 이겨낸다는 것 자체가 버거워보일 정도였다. 이미 올림픽을 포함한 4대 메이저대회 단식을 모두 석권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은퇴에 대한 추측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 리샤오샤는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탁구여제’ 중 한 명으로 남게 됐다. 2013년 세계선수권 우승 직후의 리샤오샤. 월간탁구DB(ⓒ안성호).

하지만 리샤오샤는 2016년 쿠알라룸푸르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특히 넌차이니즈 선수들에게 지지 않는 리샤오샤의 경기력은 다시 한 번 대표팀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4월 홍콩에서 개최된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을 통해 자력으로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권을 따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개인단식 금메달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리샤오샤는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은 실패했다. 리샤오샤와 딩닝의 올림픽 결승 재대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리우올림픽 결승전에서 리샤오샤는 3대 4(9-11, 11-5, 12-14, 11-9, 11-8, 7-11, 7-11)의 아쉬운 패배를 당했고,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딩닝이 새로운 챔피언이 됐다. 리샤오샤는 리우올림픽을 통해 지금까지 덩야핑, 장이닝 두 선수만이 가지고 있는 올림픽 개인단식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이루지 못했고, 딩닝은 리우올림픽 우승으로 리샤오샤와 마찬가지로 4대 메이저대회 개인단식 우승을 완성했다.
 

▲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에서 중국의 스무 번째 우승을 이끈 리샤오샤(맨 왼쪽). 그가 빠져도 중국은 여전히 세계최강. 월간탁구DB(ⓒ안성호).

리샤오샤 - “나는 높은 수준의 훈련을 계속하지 못했다. 갈수록 나이가 들어간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은퇴를 생각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했고, 복귀하길 원했다. 나는 앞으로도 그들이 원하면 다시 복귀하겠지만, 현재의 팀은 무척 강하기 때문에, 현재 선수들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한다. 올림픽에 다시 참가하게 된 것은 나에게 대단한 기회였다. 나는 올해 초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015년에는 암모니아 검사 때문에 입원까지 했다. 나는 허벅지에 문제점이 많았다. 지금 당장 나에게 훈련은 무척 힘든 일이다. 나는 나의 임무를 완수했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막아내고 결승까지 왔다.” (리우올림픽 결승전 직후 ITTF 인터뷰 내용 中)

“4년 전 나는 올림픽에 대한 부담도 없었고, 기대감도 없었다. 이번 대회는 코치진의 요구사항이 커졌기 때문에 부담이 많았다. 나는 더 많은 시간을 훈련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만약 훈련이 충분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게임의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했다. 딩닝의 우승을 축하한다.” (리우올림픽 결승전 직후 ITTF 인터뷰 내용 中)

리샤오샤는 개인단식 은메달 이후 딩닝, 류스원과 함께 참가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금메달 두 개를 더해 그의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그리고 리샤오샤는 단체전 결승전 직후 자신의 웨이보에 은퇴 사실을 처음 알렸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리우올림픽이 리샤오샤의 마지막 대회가 됐고, 독일과 맞붙은 여자단체 결승전 1단식에 출전해 한잉을 상대로 3대 0(11-9, 11-3, 11-7) 완승을 거둔 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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