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전지희 13위로 한국 TOP! 마롱, 딩닝 남녀1위

지난 종합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우승 직후 올해 목표로 “세계랭킹 5위권 안쪽”을 다짐했었던 ‘한국챔피언’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은 일단 세계9위로 2017년을 출발했다. 4강에 올랐었던 지난달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전적에 힘입어 이전 10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세계랭킹 결과다.
 

▲ 정영식이 세계랭킹 9위로 2017년을 출발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정영식보다 위에는 마롱, 판젠동, 쉬신, 장지커 등 1~4위를 독식한 중국선수들과 더불어 미즈타니 준(일본, 5위), 옵챠로프 디미트리(독일, 6위), 웡춘팅(홍콩, 7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8위)만이 있다. 그야말로 쟁쟁한 강자들과의 경쟁이다. 바로 위 삼소노프(2751)와 정영식(2729)의 포인트 차는 22점, 한 번의 대회로도 바뀔 수 있는 거리다. 정영식이 목표대로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심사가 됐다.

정영식 다음으로 한국 남자선수들 중에서는 이상수(삼성생명)가 15위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했다. 은퇴수순을 밟고 있는 노장 주세혁(삼성생명)은 전달까지 랭킹을 유지했지만 이달부터 빠졌다. 그에 따라 20위권 안쪽 한국 선수들은 정영식과 이상수 단 둘만 남은 상황이다.
 

▲ 20위권 안쪽에 한국 선수들은 정영식과 이상수(사진) 단 둘만 남아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상수와 다음 랭커와의 차이가 꽤 벌어진 것은 개선 과제로 지적된다. 장우진(미래에셋대우) 49위, 김민석(KGC인삼공사) 76위, 그리고 김동현(한국수자원공사)이 92위에 각각 랭크됐다. 세계랭킹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한국탁구의 상향평준화를 위해서는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재 100위권 안쪽 한국남자선수는 단 여섯 명뿐이다. 종합선수권 준우승자 박강현(삼성생명, 114위)도 세계의 벽 앞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전달 99위에서 84위로 껑충 뛰어오른 조승민(삼성생명 입단예정)의 순위. 이번 랭킹에 전달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 활약이 반영된 결과다. 실업입단을 앞두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좋은 징조다. 까다로운 왼손 전형으로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조승민이 실업 첫 해 어느 정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 여자부에서는 전지희가 13위로 한국 톱 세계랭커 자리를 유지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여자부에서는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전달과 같은 13위를 유지하며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했다. 전지희의 뒤를 이어서는 서효원(렛츠런파크)과 양하은(대한항공)이 각각 16위와 26위에 랭크되며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달 그랜드파이널 출전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양하은의 뒤를 이어서는 최효주(삼성생명)와 송마음(미래에셋대우)이 각각 37위와 72위에 랭크됐다. 여자탁구는 100위권 안쪽에 이 둘을 포함한 다섯 명이 전부다. 주니어세계대회에서 세계 톱랭커 중 한 명인 이토 미마(일본, 8위)를 꺾어 화제가 됐던 고교생 수비수 김유진(청명고)은 126위로 세계랭킹에 첫 진입했다.

한편 여자랭킹 역시 중국선수들의 상위권 독식이 여전했다. 딩닝, 류스원, 주위링이 1, 2, 3위를 독점했다. 뒤를 이어 이시카와 카스미(일본, 4위), 펑티안웨이(싱가포르, 5위), 쳉아이칭(타이완, 6위), 한잉(독일, 7위), 이토 미마(일본, 8위), 히라노 미우(일본, 9위), 첸멍(중국, 10위)이 TOP10이다. 일본은 이시카와 카스미가 4강에 든 것을 비롯 10대 소녀들인 이토 미마와 히라노 미우가 세계적인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증명했다.
 

▲ 남녀모두 상위권은 중국이 독식하고 있다. 남녀 1위 마롱과 딩닝. 월간탁구DB(ⓒ안성호).

세계랭킹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해서 각종 국제대회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당연한 말이지만 높을수록 좋다. 당장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열리는 올해 독일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서 좋은 시드를 받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순위를 확보해야 한다. 다음 달로 예정하고 있는 국내에서의 대표선발전에서부터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강한 상대를 지속적으로 꺾어야 한다. 최상의 자리에서 출발하지는 못하고 있는 한국 대표선수들의 2017년이 연말쯤에는 보다 높은 위치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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