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제70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이 예상을 벗어난 결과를 낳고 있다. 작년 대회 우승자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16강전에서 같은 귀화선수 신분인 최효주(삼성생명)에게 패했다. 재작년 대회 우승자인 양하은(대한항공) 역시 포스코에너지의 라이벌 유은총에게 16강전에서 패하며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최고 수비수이자 종합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경험(2011년)이 있는 서효원(렛츠런파크)은 32강전에서 유은총에게 먼저 졌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탁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양하은도 전날 전지희에 이어 16강에서 탈락했다. 올림픽대표들이 전멸했다.

20일 오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속개된 8강전에서는 올림픽 대표들을 제압한 최효주와 유은총이 각각 김민경(삼성생명)과 이시온(미래에셋대우)을 꺾고 4강에 안착했다. 삼성생명의 조유진과 정유미는 각각 작년 대회 준우승자 문현정(미래에셋대우), 작년 대회 3위 송마음(미래에셋대우)을 꺾고 4강에 합류했다. 작년 대회 4강은 모두 8강 이하에서 탈락했고, 삼성생명 소속 선수들이 세 명이나 4강에 포진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삼성생명 선수들이 세 명이나 4강에 포진했다. 사진은 정유미.

이번 대회 여자 개인단식이 애초 전망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해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경기이사는 “누구라도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는 게 승부세계지만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조차 이후의 경기력에서 국내 선수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것은 선발기준이었던 세계랭킹도 절대적인 지표가 못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모든 기준을 배제한 무한경쟁으로 기량향상을 꾀하는 길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유은총이 서효원과 양하은을 차례로 꺾고 4강까지 전진했다.

한편 남자단식의 경우 올림픽대표 선수들이 ‘이름값’을 놓치지는 않았다. 연습이 부족했던 노장 주세혁(삼성생명)이 초반에 일정을 접었지만 정영식(미래에셋대우)과 이상수(삼성생명)는 무난하게 8강까지 올랐다. 8강전에서 하필 맞대결을 벌이는 바람에 4강에는 정영식 혼자 올랐다. 정영식과 이상수는 8강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인 끝에 정영식이 4대 2(15-13, 11-8, 12-10, 7-11, 6-11, 11-9)의 승리를 거뒀다. 정영식은 재작년 대회 우승, 작년 대회 준우승 등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꾸준히 강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정영식이 이상수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4강에 올랐다.

남자단식의 경우는 정영식 외에도 작년 대회 우승자 박강현(삼성생명)과 2013년 대회 우승자 김민석(KGC인삼공사)이 4강에 합류하면서 첨예한 구도가 만들어졌다. 최근 세 대회 우승자들이 4강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거기다 고교 3년생인 조승민(대전동산고)이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대회 때 이미 4강에 오른 바 있는 조승민은 실업무대 진출을 앞둔 고교생 신분 마지막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더 큰 목표를 노리고 있다. 자리를 지키는 강자들을 무서운 후배가 위협하며 자극하고 있다. 자극은 발전의 토대다. 혼전 양상인 여자부와 대비되는 형국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2014년 대회에 이어 다시 한 번 4강에 진출한 ‘무서운 후배’ 조승민이다.

남자단식 4강전은 박강현 VS 조승민, 정영식 VS 김민석의 대결구도다. 신진과 중견으로 정확히 나뉘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불허다. 여자단식 4강전은 최효주가 유은총을 만나고, 정유미와 조유진은 집안싸움을 벌인다. 누가 우승하더라도 종합선수권 첫 우승이다. 남녀단식 4강전은 20일 오후부터 속개된다. 결승전은 마지막 날인 21일 오후 두 시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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