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김지호, 조승민 개인단식 16강 진출

유망주들의 도전이 거세다.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계속되고 있는 제70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유망주들이 실업선배들을 상대로 승리하며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후배들의 선전은 특히 여자부에서 두드러진다. 고등학교 2학년들인 김유진(청명고)과 김지호(이일여고)가 16강까지 살아남았다. 수비수 김유진은 ‘신동’으로 유명한 신유빈(군포화산초)을 이긴 뒤 이은혜(대한항공), 이현주(렛츠런파크) 등 실업 강호들을 차례로 꺾었다. 이은혜와 이현주는 각 팀의 핵심주전들이다. 공격수 김지호는 대한항공의 중견선수 이혜린을 32강에서 잡았다. 이혜린은 2014년 종합선수권 여자단식 3위에도 올랐었던 강호다.
 

▲ (인천=안성호 기자) 김유진이 실업 강호들을 연파하고 단식 16강까지 살아남았다.

두 선수는 이 달 초 남아공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대표로 한국의 동메달을 이끌었던 주인공들이다. 특히 김유진은 개인전에서 세계랭킹 9위 이토 미마를 잡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김지호는 여고생 유일의 국가상비1군이다. 올해 초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의 당당한 주전이었다. 큰 무대에서의 경기경험으로 내실을 다져온 두 선수의 기량이 시즌 결산무대인 종합선수권에서 만개하고 있다. 김유진과 김지호의 16강전 상대는 각각 삼성생명의 조유진과 미래에셋대우의 문현정이다. 객관적인 기량 면에서는 열세로 평가되지만 현재까지의 기세대로라면 승패를 점치기 어렵다.
 

▲ (인천=안성호 기자) 김지호 역시 16강까지 올라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하고 있다.

남자단식에서는 조승민(대전동산고)이 돋보인다. 연승을 거두며 학생 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16강에 살아남았다. 그런데 조승민의 32강 상대는 실업멤버가 아닌 고교생 백호균(화홍고)이었다. 백호균이 64강전에서 한국수자원공사 에이스 김동현을 꺾었기 때문이다. 올해 주니어 아시아선수권 우승멤버이기도 한 백호균은 국가대표 출신 실업선배와 풀-게임접전을 펼치고 승리했다. 32강전에서는 조승민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인상적인 선전이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64강전에서 국가대표 출신 김동현을 잡은 백호균이다.

백호균을 꺾고 16강에 오른 조승민은 지난 남아공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 은메달 2개를 따내며 맹활약했었다. 종합선수권에서도 이미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4년 대회 때 4강에 오른 경험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다크호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며 4강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조승민은 이번 대회 단식에서는 아직 실업선배와 대전하지 않았다. 16강전에서 미래에셋대우의 천민혁과 처음 만난다. 하지만 내년 삼성생명에 입단하는 조승민은 이미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우승까지도 가능한 기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조승민의 팀 후배이자 남아공 주니어대표팀 멤버이기도 한 김대우(대전동산고)도 2회전에서 신생팀 보람할렐루야의 플레잉코치 이정우를 이겼다. 다음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박강현(삼성생명)에게 패했지만 역시 존재감을 각인시킨 활약이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초고교급 선수 조승민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강한 상대와 싸울수록 기량이 향상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탁구계는 학교체육 시스템에 얽매여 공식 대회에서 자신보다 높은 연령의 상급 계층 선수와 싸울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다. 국제오픈대회를 제외하면 연말의 종합선수권대회가 유일하다. 그 유일한 기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청소년 대표선수들이다. 남아공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개선했던 주니어 선수들이 어디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도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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