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결승전 벌이는 ‘절친 라이벌’ 누가 이길까?

한국 여자탁구의 투톱은 여전히 전지희(포스코에너지‧24)와 양하은(대한항공‧22)이다. 2016 한국실업탁구대회 여자단식에서 작년 대회에 이어 다시 한 번 최종 승부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4일 오후 경북 영주국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단식 준결승전에서 전지희와 양하은은 각각 이은혜(대한항공)와 윤선애(포스코에너지)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서로 상대의 소속팀 선수를 꺾음으로써 결승전은 대리 설욕전 무대도 겸하게 됐다.
 

▲ (영주=안성호 기자) 전지희와 양하은이 ‘국내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벌인다.

전지희와 양하은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국내 최강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라이벌’이다. 초반에는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서 중국의 쉬신과 함께 금메달을 따내는 등 양하은이 앞서갔다. 하지만 이후 양하은이 국제무대에서 잠시 주춤하는 사이 전지희가 월드투어에서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내면서 대추격을 펼쳤다. 결국 9월 이후 역전에 성공했고, 판도를 유지하며 리우올림픽 개인단식에는 수비수 서효원(렛츠런파크)과 함께 전지희가 출전했다.

지난해 한국실업탁구대회는 당시 역전의 흐름이 굳어진 채 올림픽대표 선발이 확정된 이후였던 11월 말경에 열렸다.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쳤고, 전지희가 승리하며 판세를 증명했다. 그로부터 약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재 둘이 다시 한 번 같은 대회 결승무대에서 최종 대결을 펼치게 됐다.
 

▲ 메달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리우올림픽은 많은 희망을 발견한 대회였다. 단체전에서 맹활약한 전지희. 사진 국제탁구연맹.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계올림픽을 치렀다. 전지희는 개인단식 16강에 올랐지만 싱가포르의 위멍위에게 패하고 메달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단체전만 출전한 양하은도 최선을 다했으나 역시 싱가포르의 벽에 막혀 꿈을 접었다.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올림픽은 좌절보다 희망을 남겨준 무대였다. 전지희는 개인전의 부진을 만회하는 단체전 맹활약으로 존재감을 끌어올렸고, 공격적으로 변모한 양하은은 올림픽 직후 열렸던 청두 중국오픈에서 이전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상대인 중국의 주위링을 꺾으며 전에 없던 자신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아직 20대 초중반인 두 선수는 리우에서 한층 강해져서 돌아왔으며, 팬들도 두 선수에게 이전보다 각별한 기대를 보내기 시작했다. 올림픽 이후 국내무대에서 처음 치르는 맞대결에 남다른 시선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 양하은은 올림픽 직후 열린 청두 중국오픈에서 세계적인 강자 주위링을 꺾는 등 한층 강해졌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국 여자탁구를 대표하는 라이벌 전지희와 양하은은 라이벌 이전에 절친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둘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월드투어 복식에서만 일곱 개의 우승컵을 합작한 사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서로를 자극하면서도 수많은 성취를 함께 일궈왔다. 또 한 번 최종 길목에서 맞닥뜨린 ‘절친 라이벌’은 과연 어떤 승부를 펼치게 될까? 대회 마지막 날인 5일 오전 열 시에 시작될 결승전은 누가 이기든 더 밝은 내일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임을 믿는다.
 

▲ 둘은 ‘라이벌’ 이전에 많은 것을 함께 이뤄온 ‘절친’이기도 하다. 올림픽에서 활약하던 모습. 결승전은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여자단식 4강전과 같은 시간에 치러진 남자단식 4강전은 정상은(삼성생명)과 이상수(삼성생명)가 승리하고 최종전에서 ‘집안싸움’을 벌이게 됐다. 정상은이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을 꺾으면서 ‘올림픽스타’의 결승 맞대결이 무산됐다. 이상수는 4강전에서 서울시청의 이준상을 꺾었다. 남자단식 결승 역시 여자부와 같은 시간인 5일 오전 열 시에 시작된다.

2016 한국실업탁구대회 개인단식 4강전 결과

▶ 여자부
양하은(대한항공) 3(11-7, 11-7, 11-3)0 윤선애(포스코에너지)
전지희(포스코에너지) 3(11-8, 9-11, 11-6, 12-10)1 이은혜(대한항공)

▶남자부
정상은(삼성생명) 3(11-9, 6-11, 11-9, 11-4)1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이상수(삼성생명) 3(11-6, 9-11, 11-4, 11-9)1 이준상(서울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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