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 올림픽 전적 포함 세계랭킹 발표

정영식(미래에셋대우·24)이 세계랭킹 10위를 회복했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리우올림픽 전적을 합산하여 새로 발표한 8월 두 번째 세계랭킹에서 정영식은 전 순위 12위에서 두 계단 올라 10위에 랭크됐다. 7월 10위에 오르며 생애 최고 랭킹을 기록했었던 정영식은 올림픽 이전 8월 랭킹에서는 12위로 두 계단 하락했었다. 8월의 랭킹 하락은 특히 올림픽 개인단식 8강 시드에서 밀려나는 원인이 되면서 아쉬움을 남겼었다. 결국 정영식은 올림픽 본선 16강전에서 ‘금메달리스트’ 마롱을 만나야 했다. 8강 시드를 유지했더라면 더 높은 단계를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순위였다.
 

▲ 잘 싸운 정영식! 세계랭킹도 ‘TOP10’을 회복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하지만 정영식은 노력으로 불운을 돌파했다. 올림픽 전 최강자 마롱을 집중분석했다고 밝힌 정영식은 마롱에게 두 게임을 먼저 따냈고, 2대 2 상황에서 맞은 5, 6게임은 연속해서 듀스접전을 펼치는 등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싸웠다. 이어진 단체전에서도 중국의 장지커와 또 한 번의 명승부를 펼쳤고, 독일과의 3-4위전에서는 스테거 바스티얀에게 한국 유일의 승리를 거뒀다. 스테거 바스티얀에게는 2대 2, 8-10 위기를 뒤집는 극적인 순간까지 연출했다. 연결력 위주로 승부를 풀어가던 이전의 모습이 아닌 강인하게 맞받아치고, 스스로 결정하면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지켜본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올림픽이었다.

노력은 랭킹으로도 보상 받았다. 다시 생애 최고 랭킹을 회복하며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정영식의 앞에는 1위부터 4위까지를 휩쓴 중국의 강자들 마롱, 판젠동, 쉬신, 장지커 외에 이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미즈타니 준(일본, 5위)을 비롯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6위), 츄앙츠위엔(타이완, 7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8위), 웡춘팅(홍콩, 9위)만이 있다. 더 오르기 위해 또 노력할 일만 남았다.

한편 한국 올림픽대표선수들 중에 정영식 외에 순위가 오른 선수는 없다. 주세혁(삼성생명·36)은 전 순위 14위를 그대로 유지했고, 이상수(삼성생명·26)는 전 순위 16위에서 19위로 세 계단 하락했다. 이상수는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개인단식 첫 경기에서 하위랭커 아드리안 크리산(루마니아)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첫 단추를 잘못 꿰었었다. 이상수에게 승리하며 16강에 올랐던 아드리안 크리산은 전 순위 90위에서 무려 서른여섯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54위에 랭크됐다.
 

▲ 여자부에서는 전지희가 한국 톱-랭커다. 전 순위 11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여자부에서도 전체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개인전의 아쉬움을 딛고 단체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전지희(포스코에너지·24)만 전 순위 11위를 그대로 유지했고, 서효원(렛츠런파크·29)은 전 순위 18위에서 세 계단 하락한 21위, 양하은(대한항공·22)은 전 순위 26위에서 다섯 계단 하락한 31위에 랭크됐다.

여자부 상위권도 큰 변화가 없었다. 딩닝은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2위를 유지했다. 1위 류스원과의 포인트 차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식 은메달리스트 리샤오샤가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고, 주위링은 4위를 유지했다.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1위부터 4위까지를 중국의 강자들이 독점한 가운데 펑티안웨이(싱가포르, 5위), 이시카와 카스미(일본, 6위), 한잉(독일, 7위), 후쿠하라 아이(일본, 8위), 쳉아이칭(타이완, 9위), 이토 미마(일본, 10위)가 TOP10을 이뤘다. 여자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북한의 김송이는 전 순위 50위에서 스물네 계단이나 뛰어올라 26위에 랭크됐다.

이젠 올림픽도 끝났고 세계랭킹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최근의 순위는 각국의 올림픽 출전과 시드를 고려한 포인트 전략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고, 올림픽 대표선수들과 나머지 선수들 간의 순위 차이는 이전보다 큰 폭으로 벌어졌다. 현재 세계랭킹 100위권 안에 한국 선수들은 남녀 모두 7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진짜는 이제부터다. 당분간은 전략적인 포인트 쌓기를 배제하고 보다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남녀 톱랭커 정영식과 전지희가 TOP10 안의 상위랭커들을 추격하는 동안 더 많은 한국의 기대주들이 간격을 좁혀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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