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주세혁 열고, 후배들이 완벽 마무리

신예 에이스 칼데라노 휴고와 만난 1단식은 주세혁(삼성생명·36)의 이번 올림픽 첫 경기였다. 개인단식에서 선전하며 감각을 유지한 상대에 비해 초반 적응 여부가 관건이었다. 베테랑의 위력은 대단했다. ‘올림픽 테이블’에 적응하기까지 한 게임이면 충분했다.

주세혁은 처음엔 상대 패기에 고전했다. 홈 관중의 응원열기도 거칠었다. 오로지 관록으로 칼데라노의 날카로운 공격을 힘들게 견뎌냈다. 하지만 랠리를 거듭하면서 경기장에 몸을 적응시켜간 주세혁은 차츰 커트의 위력을 찾아갔고, 간간히 공격을 섞어가며 ‘올림픽을 시작했다!’.
 

▲ 올림픽에 적응하기까지 한 게임이면 충분했다. 베테랑 주세혁! 월간탁구DB(ⓒ안성호).

듀스접전이 벌어진 첫 게임이 끝나갈 무렵부터는 브라질 관중의 응원소리도 잦아들었다. 완전한 주세혁 타임! 너클성을 적절히 섞어주는 커트, 복잡한 회전서비스, 화려한 공격전환! 주세혁은, 아무리 홈코트라도 스무 살 신예가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였다.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이 브라질을 제치고 리우올림픽 남자단체전 8강에 진출했다. 첫 경기상대로는 좀 껄끄러웠던 개최국 브라질을 상대로 3대 0의 완승을 거뒀다. 1단식에서 주세혁이 완벽하게 첫 문을 열었고, 노련한 선배의 기세는 패기만만한 후배들이 이어받아 그대로 마무리까지 치달았다.

2단식에 출전한 정영식(미래에셋대우·22)은 마츠모토 카즈오에게 승리했다. 왼손 펜 홀더의 까다로운 흐름에 적응하느라 한 게임을 내줬으나 끝까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정영식은 이어 치러진 3복식에서는 이상수(삼성생명·24)와 짝을 이뤄 마침표까지 찍었다. 빠르게 선제를 잡아가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운영에 브라질 선수들은 해볼 게 없었다. 전의를 상실한 브라질 선수들은 마지막 게임에선 단 2점을 따내는데 그쳤다. 한국의 완벽한 승리였다.
 

▲ 복식도 어렵지 않게 승리했다. 정영식의 2단식을 더해 3대 0의 완승으로! 월간탁구DB(ⓒ안성호).

이제 한국 남자대표팀은 8강전에서 스웨덴을 만난다. 스웨덴은 칼슨 크리스티안(세계27위)이 에이스로 뛰는 복병이다. 게럴 파(세계32위)와 칼슨 마티아스(세계37위) 등 주전 세 명의 기량이 고른 장점을 갖고 있다. 첫 상대 브라질에 비해 전력상으로는 훨씬 강한 상대다.

하지만 역시 한국이 이기지 못할 팀은 아니다. 국제무대 상대 전적에서도 대체적으로 한국의 주전들이 앞서고 있다. 다만 정영식은 칼슨 마티아스에게, 이상수는 게럴 파에게 약간의 상대성을 보인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유럽 선수들의 강한 중진 파워를 사전 차단하는 길이 승리할 수 있는 해법, 두 ‘칼슨’과 싸워본 적이 아직 없는 주세혁의 ‘위력’이 또한 한국대표팀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스웨덴의 남자단체 8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14일 밤 10시에 시작된다.

한편 여자단체전에서 루마니아를 상대로 먼저 경기를 치렀던 여자대표팀도 승리하고 8강에 올랐다. 풀-매치접전 끝에 3대 2의 신승을 거뒀다. 싱가포르를 만나는 여자팀의 8강전은 남자보다 하루 빠른 13일 밤 10시(한국 시간)에 치러진다.

리우올림픽 탁구 남자단체전 1라운드(16강전) 결과

대한민국 3대 0 브라질
주세혁 3(15-13, 11-3, 11-6)0 칼데라노 휴고
정영식 3(11-8, 6-11, 11-8, 11-2)1 마츠모토 카즈오
이상수-정영식 3(11-5, 11-7, 11-2)0 칼데라노 휴고-츠보이 구스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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