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탁구 단체전 시작, 첫 경기가 명운을 좌우한다!

(월간탁구/더핑퐁=한인수 기자) 브라질과 단체전 첫 경기를 시작하는 남자탁구대표팀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올림픽 팀랭킹 3위인 우리나라가 13위로 올라온 브라질에 비해 뒤질 것이 없어 보이지만 상대는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을 개최국이다. 상대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 (더핑퐁=안성호 기자) 개최국 브라질을 첫 경기에서 상대하는 한국 남자탁구대표팀. 왼쪽부터 이상수, 정영식, 주세혁.

브라질은 이전까지 탁구로는 불모지에 가까웠지만, 올림픽을 유치한 이후 유망주 육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20세에 불과하지만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칼데라노 휴고(세계54위)가 그 대표적인 선수다. 칼데라노는 앞서 치러진 개인단식에서 스웨덴의 강호 파 게럴(세계32위), 16강 시드권자인 홍콩의 탕펭(세계15위)을 차례로 꺾고 16강까지 진출하는 만만찮은 기량을 과시했다. 16강전에서도 이번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미즈타니 준(일본, 세계6위)에게 두 게임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었다.

중국계 선수들의 영입에 공을 들이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계 선수들이 주력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브라질의 특기할 점이다. 왼손 펜 홀더 마츠모토 카즈오(세계79위)와 왼손 셰이크핸더 츠보이 구스타보(세계68위)가 그들이다. 세계랭킹은 그리 높지 않지만 이들 역시 최근 각종 오픈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 중에서도 마츠모토 카즈오는 올림픽 전초전격으로 치러졌던 금년 6월의 코리아오픈에서 크로아티아의 강호 안드레이 가치나(세계19위)와 일본의 강자 니와 코키(세계22위)를 꺾고 16강에 올랐었다. 세계랭킹 상 이번 올림픽 개인단식에는 출전하지 못했으나, 단체전에서는 브라질의 ‘히든카드’로 손색이 없는 선수다. 실제로 브라질은 칼데라노 휴고가 츠보이 구스타보와 복식에서 호흡을 맞추고, 마츠모토 카즈오가 단식 두 경기를 뛸 것이 유력하다.
 

▲ (더핑퐁=안성호 기자) 브라질 선수들은 세계랭킹은 낮지만 최근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복병들로 구성돼 있다. 왼쪽부터 칼데라노 휴고, 마츠모토 카즈오, 츠보이 구스타보.

게다가 한국 선수들은 아직까지 칼데라노 휴고, 마츠모토 카즈오와 국제무대에서 대전해본 경험이 없다. 최근의 공식적인 상대 전적은 코리아오픈에서 이상수-정영식 조가 칼데라노-츠보이 조와 대전했던 복식 한 경기뿐인데, 한국 조가 3대 2로 어렵게 이겼었다.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서 생소한 전형의 선수들과 맞서게 될 한국 선수들로서는 단단한 마음가짐을 갖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에 산전수전 다 겪은 36세의 노장 주세혁(삼성생명, 세계14위)이 버티고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단식 두 경기를 책임지게 될 주세혁은 첫 만남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수비전형이다. 주세혁은 최근까지도 고질적인 ‘봉와직염’ 때문에 애를 먹었지만 베테랑답게 컨디션을 회복하고 출격 대기 중이다. 이상수-정영식 조가 복식 승부처에서 버텨준다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는 승부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남자대표팀의 안재형 감독은 “첫 경기는 상대가 누구라도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비를 넘는다면 이후 경기에서는 힘을 받을 수 있는 계기도 된다. 관중들의 거친 응원이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상수(이)와 영식(정)이가 개인전에서 어느 정도 분위기 적응을 마쳤으니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거라고 본다. 개인전에서 남긴 아쉬움을 단체전에서 풀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후배들의 긴장을 덜어주는 맏형 세혁(주)이의 존재도 든든하다. 잘 싸우겠다.”고 첫 경기를 앞둔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
 

▲ (더핑퐁=안성호 기자) 주세혁의 존재가 든든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한국 남자탁구는 단체전이 도입된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에는 동메달을,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런던올림픽 멤버 중에는 주세혁이 남았고, 이상수(삼성생명·26)와 정영식(미래에셋대우·24)이 세대교체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올림픽 메달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무척 강하다. 개최국을 상대하는 부담스러운 첫 경기가 그 열쇠가 될 것이다.

첫 경기가 명운을 좌우한다.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의 리우올림픽 단체전 1라운드 대 브라질전은 한국 시간으로 13일 아침 일곱 시 30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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