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즈타니 준, 삼소노프 누르고 동메달

‘탁구 괴물’ 마롱(중국)이 드디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탁구 '정점'에 우뚝 섰다.

현지 시간 11일 오후에 치러진 리우올림픽 탁구경기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롱이 2연패를 노리던 장지커(중국)를 완파하고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단식 정상을 차지했다. 마지막 하나 남았던 메이저 대회(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그랜드 파이널스) 우승을 완성하고 명실상부한 ‘현존 최강’임을 증명했다.
 

▲ 마롱이 장지커를 꺾고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고 세계탁구 정점에 우뚝 섰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리우올림픽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롱과 장지커, 두 중국 라이벌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마롱은 특히 1년 넘게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며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었다. 이번 올림픽 출전선수 중 상대전적에서 마롱을 앞서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것도 전원이 압도적으로 밀리는 상황이었다. 마롱은 예상대로 조나단 그로스(덴마크), 정영식(대한민국), 콰드리 아루나(나이지리아), 미즈타니 준(일본) 등 세계 강자들을 차례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이 괴물 같은 선수에게 대항할 유일한 변수라면, 중국팀 동료로 거대 이벤트만 나가면 괴력을 발휘하는 장지커의 ‘2연패’ 의욕이었다. 런던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장지커는 최근 하락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큰무대용' 선수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첸치엔안(타이완), 아드리안 크리산(루마니아), 니와 코키(일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를 모두 돌려세웠다.
 

▲ 2연패를 노린 장지커가 선전했으나 '탁구 괴물' 마롱에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그러나 현역 1위 마롱의 생애 첫 올림픽 단식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한층 강했다. 마롱은 개인전 마지막 경기인 장지커와의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발휘했다. 장지커를 4대 0(14-12, 11-5, 11-4, 11-4)으로 누르고 예상 밖의 완승을 거둔 것. 듀스접전을 벌인 1게임을 제외하곤 모두 5점 이하 실점으로 매조지한 완벽한 경기였다.

지난 런던올림픽 때 마롱은 개막 직전 랭킹관리에 실패하며 왕하오와 장지커에게 단식 출전권을 내주고 단체전에만 참가해야 했었다. 장지커의 우승을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던 마롱이 4년 만에 ‘그’ 장지커를 꺾고 지난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낸 것이다. 염원했던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마롱은 이로써 여자부 리샤오샤, 딩닝(이상 중국)에 이어 현역선수 중 메이저대회 단식을 모두 석권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남자 현역선수 중엔 마롱이 유일하다.

특히 그의 메이저 우승 행진은 ‘현재진행형’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2015년 쑤저우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을 시작으로, 할름스타드 남자월드컵, 리스본 그랜드파이널스, 다시 올해 쿠알라룸푸르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과 이번 리우올림픽 단식 우승까지 메이저대회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남은 단체전도 중국의 우승이 유력한 만큼 마롱이 올림픽 2관왕을 차지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번 금메달로 그야 말로 세계탁구의 ‘정점’에 선 마롱이 앞으로 또 어떤 ‘괴물’ 같은 기록을 세워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 미즈타니 준이 동메달을 수확하며 일본에 역대 첫 올림픽 단식 메달을 안겼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결승전 직전 치러진 3-4위전에선 일본의 에이스 미즈타니 준이 벨로루시의 베테랑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를 4대 1(11-4, 11-9, 6-11, 14-12, 11-8)로 이기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미즈타니 준의 이번 메달은 역대 일본의 첫 번째 개인단식 메달이자, 남자부 첫 번째 메달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런던올림픽 여자단체전 은메달에 이은 일본의 통산 두 번째 메달이다.

마롱의 우승을 끝으로 이번 리우올림픽 탁구경기 개인전은 모두 막을 내리고 이제 단체전에 돌입한다. 한국대표팀은 남녀 모두 단식 메달 수확엔 실패했으나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 16강전에서 챔피언 마롱과 대등한 경기를 벌이며 단체전에 대한 기대를 높여줬다. 대한민국의 남자대표팀은 브라질, 여자대표팀은 루마니아와 단체전 16강 첫 경기를 치른다. 여자부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10시에, 남자부 경기는 13일 오전 7시 반에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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